"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이삭을 뜯어먹은 것 때문에
안식일 법을 어겼다고 시비 거는 바리사이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시는데, 여기서 사람의 아들은 누구일까요?
주님 당신만을 지칭하는 걸까요? 우리 인간 모두를 지칭하는 걸까요?
사람의 아들이라고 하면 보통은 주님께서 당신을 지칭하시는 것인데
오늘 복음에서는 꼭 당신만 지칭하는 것이 아닌듯합니다.
다시 말해서 당신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지칭하고,
그래서 당신뿐 아니라 우리 모두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말씀 같습니다.
이것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 같은 내용의 마르코 복음인데,
마르고 복음에서는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말씀에 앞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고 말씀하심으로 당신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안식일의 주인임을 명확히 하십니다.
그리고 이 말씀 안에는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면에서
당신과 우리 인간이 동급이라는 뜻도 있지만
당신이 사람의 아들이 되심으로 이제 사람의 아들인
우리도 하느님의 아들이 되었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동일시는 복음 여러 곳에서 볼 수 있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최후의 심판에 대한 비유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이들이 곧 당신이라고 하시지요.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어제 고생하고 무거운 짐 진 자는 다 당신께 오라고,
그러면 안식을 주시겠다고 하시고, 그리고
오늘은 당신과 우리가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안식일 때문에 제자들에게 마음의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안식을 주시는 주님과 부담을 주시는 바리사이의 차이인데
저도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전에는 마음의 부담을 많이 준 사람입니다.
저는 두 가지로 부담을 주고 더 나아가 형제들을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에 저에게 스스럼없이 말하는 형제가 저 때문에 자기가 받는
부담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선배인 제가 이곳 가리봉에 와서 사는 것이
자기에게 도전과 자극도 되지만 너무 부담이 된다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부담을 주는 것은 옛날에 비하면 약과입니다.
지금은 이상을 들이대며 왜 그렇게 살지 않냐고 대놓고 부담주지
않지만 옛날에는 특히 제가 형제들 양성을 담당할 때는 마구 부담을 줬었지요.
그러나 부담을 주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이 형제를 죄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제가 밀어부쳐 규정이나 법을 정해 놓고는 어쩔수없이 동의한 형제들에게
왜 같이 결정해놓고 지키지 않느냐고 하면서 죄인으로 만들고,
죄인으로 만들어놓고는 또 용서하려고 애쓰곤 하였었지요.
그렇습니다.
저나 바리사이들은 법을 빙자하여 남을 죄인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죄인으로 만든 사람을 오늘 복음에서
볼 수 있듯이 해방시키시어 자유인이 되게 하시고
당신과 다윗처럼 안식일과 성전의 주인이 되게 하십니다.
나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사실 내가 없으면 법이고 뭐고 없는 것이고,
심지어 세상도 하느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보다 소중한 것이 없듯이 사람보다 소중한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
요즘 시끄러운데 사람을 욕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도 큰 잘못이지만
사람을 율법의 노예로 만드는 것도 큰 잘못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못살게 구는 것의 영성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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