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3일 연중 제21주일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하며 제자들에게 근원적 신원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는 이 질문은 또한 오늘을 사는 우리 각자에게도 해당됩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인간의 신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을 합니다.
“나는 왔노라 온 곳을 모르면서
나는 있노라 누군지도 모르면서
나는 가노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죽으리라 언제 죽을지도 모르면서”
이 말은 우리 인간은 절대적으로 하느님이 없으면 우리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해 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베드로가 당신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신앙고백을 행복하다고 말을 하는 것처럼 하느님을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면 불행하다는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의 일화는 바로 참된 신앙의 정체성의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성인은 기도할 때 하느님께 자신 전부를 온전히 의탁하여 성령의 뜨거움 속에 “내 사랑하는 하느님이여, 당신은 누구이십니까? 그리고 당신의 가장 미천한 작은 벌레이며 쓸모없는 작은 종인 저는 무엇입니까?”하고 이 말만을 반복할 뿐 다른 말은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결실로 두 줄기의 빛이 프란치스코의 영혼을 비추게 됩니다. 하나는 창조주를 알고 이해하는 빛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알고 이해하는 빛이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무한하신 선과 지혜와 권능을 보았던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성 프란치스코는 “나의 하느님, 내 전부시여’라는 신앙고백을 합니다.
우리 또한 하느님이 자신에게 누구인지 근원적 질문을 하며 참된 깨달음으로 행복한 신앙여정을 걸어야 함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내 생애의 전부입니다’라는 사도 바오로의 신앙체험과, ‘나의 하느님, 나의 전부시여’라는 성 프란치스코의 신앙 고백은 우리 또한 이런 깨달음으로 참 행복에 이르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그분을 찾고 참된 겸손을 가지고 자신 전부를 주님 앞에 의탁하는 전적인 투신이 필요합니다. 주님이 우리 삶의 전부이시며 우리를 온전히 영원한 생명과 행복으로 이끌게 하는 은총의 빛과 확고한 믿음이 우리 마음안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주님께 겸손되이 은총을 청하도록 합시다.
고 도미니코 ofm
미련한 이 종에게도 하느님 빛으로만 이끌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