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0.09.01 12:18

희생이라는 덫

조회 수 7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희생이라는 덫

 

신앙과 영적인 성숙은 희생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려는 선택과 결단에서 온다.

 

불완전하게 보이는 것들을 받아들이고 포함시키는 능력이다.

관계 안에서 발견되는 타인의 결핍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들의 결핍을 말없이 메워주려는 사랑에 찬 의지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응답하는 방법으로 행하는 데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마태12,7)

희생은 본래 좋은 것이었지만 본래의 취지가 사라진 것은

하고 싶지 않지만 너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고

할 수 없이 하면서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어떤 외부의 조건 때문에 하는 것이지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다.

희생을 사랑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보여주는 행위들은 관계를 망친다.

자신을 다른 사람 위에 올려놓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희생이라는 명제를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만들기 때문에 자신을 높인다.

희생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불평과 불만이 많고 관계가 어렵다.

더 많은 희생이 더 많은 자격을 얻는 기회로 만들기 때문이며

명령하고 통제할 자격을 갖추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생을 희생하면서 살아왔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반복해서 희생을 열거하며

보상을 받기를 기대하고 산다. 그러나 그러한 희생이 관계를 회복하게 한적은 거의 없다.

 

이상하게도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섭리와 돌보심이

오직 인간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으로 간주한다.

하느님의 관심을 자신에게만 국한 시켜 버림으로 하느님을 가두어 버린다.

자신이 치러야 했던 희생에 하느님을 가두어버리고

자신이 만든 선함과 거룩함으로 통제를 시작한다.

그러나 온갖 만물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관대하신 하느님

피조물 안에 숨겨두신 창조적 현존을 인식하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모든 존엄성과 가치의 내적인 원천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존엄성은 가치 있는 것들에게만 겨우 베풀어지는 것이 아니다.

존엄성은 만물의 본성과 존재 자체에 들어있는 가치의 기초다.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피조물,

온 우주와 지구와 세상 모든 이들 안에서 발견해야 할 가치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은 스스로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였다.

죄의 댓가를 치루기 위해 마지못해 죽으신 것이 아니다.

사랑은 스스로 자신을 내어주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자발성이 없는 사랑은 가짜다.

사랑은 어떤 조건이나 목적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조건 없이 주는 것이며

위로부터 받은 사랑에 사랑으로 응답하는 방법이다.

생명의 에너지를 가장 보잘것없는 이를 살리기 위해 내어놓는 일이다.

그들은 가장 가까이에 산다.

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하여 나를 송두리째 내어놓는 응답이며 결단이다.

희생을 사랑으로 만들어 통제했던 일을 용서를 청하고

그러한 이들을 용서하는 일이며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일생을 희생하면서 살아왔다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시작되는 미래를 위해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복된 이들이다.

회개는 그렇게 시작되는 믿는이들의 삶이다.

하느님을 받아들인 이들이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들어가는 하느님 나라다.

지금 여기서 누리는 하느님 나라는 그렇게 열리기 때문이다.

 

 

희생이라는 덫

거기엔 사랑이 없다.

 

202091

피조물을 위한 기도의 날에

이기남 마르첼리노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19 울타리가 없는 자유  울타리가 없는 자유   처음 사랑 주면 줄수록 더욱 줄거리를 만들어 내는 마법 같은 사랑   달가운 희사 저심의 축제 숨겨진 잔치  ... 이마르첼리노M 2013.12.04 4172
918 에니어그램을 통한 영성체험 2박 3일 에니어그램은 아홉 유형의 인격특성으로 하느님의 아홉 가지의 인간 사랑을 의미한다. 에니어그램은 오래전부터 동방의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전승되면서 영적도구... 전.진.상 교육관 2007.06.15 4157
917 삼월의 달빛 아래 삼월의 달빛 아래 삼월의 달빛이 고요하다 대피소의 밤하늘에 달빛이 울고 있다. 재앙이 몰고 온 슬픔 며칠 동안 잡히지 않는 일손 슬픔의 의자에 깊숙이 앉아 ... 이마르첼리노 2011.03.18 4151
916 쓰나미 쓰나미 땅이 흔들리던 날 삶의 근본도 흔들렸다 무너진 삶 무너진 희망 끝나버린 생명 파도가 삼켜버린 삶의 터전 암흑속의 불바다 갇혀버린 외침 단절의 아픔 ... 1 이마르첼리노 2011.03.15 4142
915 우리 안에 뿌려진 씨앗 우리 안에 뿌려진 씨앗 사람의 관계 속에서 발생되는 모든 어려움들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어지게 하는 씨앗들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선이 드러나게하는... 1 이마르첼리노 2010.12.29 4142
914 생명의 노래 3 생명의 노래 3 사람은 저마다 추위를 탑니다. 아주 힘겨운 추위도 있습니다. 영혼의 추위를 타는 이들 추위의 다른 이름은 외로움이라고도 하며 공허감이라고도 ... 이마르첼리노 2011.02.15 4129
913 수줍음의 美 수줍음의 美 꽃은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모르므로 더욱 아름답듯이 행위의 값진 의미를 눈감아 알지 못하는 무심의 경지가 선하다는 의식이 없이 행하는 선으로 ... 1 이마르첼리노 2011.02.18 4122
912 손 시린 영광  손 시린 영광   더 고독하고 더 목말라야 눈뜬다. 사람이 얼마나 철저하게 혼자인 가를   내 생명 깊고 깊은 계곡에 홀로 남아계신 분 ... 이마르첼리노M 2013.11.25 4114
911 새벽 안개가 걷히고 새벽 안개가 걷히고 첫 겨울 찡한 냉기 속에 눈이 시렵게 짙푸른 소나무 숲에서 하늘을 보고 나를 봅니다 건강한 대자연의 맥박을 전 감관을 통해 들으며 찬미의 ... 이마르첼리노M 2013.11.23 4105
910 성탄절에 듣는 전설 ♡성탄 때 듣는 넷째왕의 전설♡ 넷째 왕의 전설 (넷째 왕의 전설)이라는 작은 책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아래에 요약해 보았습니다. 그리스도 성탄 때 아기 예수... 3 이마르첼리노 2010.12.24 4097
909 感情에 향유를 ... 感情에 향유를 ... 나에게 있어 가장 심각한 위기는 감정의 공복에 이르는 일이다. 노래하는 사람이 성대를 아끼듯이 영의 현존아래 자신을 두려는 이에게는 감... 1 이마르첼리노 2011.03.30 4086
908 두 세계 사이에서 두 세계 사이에서 선행에 자만 한다는 것 스스로를 높이는 것 하느님의 선물을 자기 것으로 하는 것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는 것 보이기 위한 것 상대방... 이마르첼리노 2011.01.15 4080
907 깨달음 깨달음 스스로를 낮추다가 이르는 바닥 스스로를 높이다가 추락하여 이르는 바닥 욕정을 채우다가 타락하여 이르는 바닥 바닥을 알면 높이를 안다 높이를 알면 ... 이마르첼리노 2011.04.21 4071
906 박창신 신부,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강론 전문 평화와 선! 어느 형제의 요청에 따라 박창신 신부님의,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강론 전문을 옮겨 봅니다. 적어도 가톨릭 신자라면 강론의 말씀 전체를 읽... 신대건안드레아 2013.11.30 4066
905 사람이냐, 시장이냐? 시장이냐? 사람이냐?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느냐?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느냐?) 언젠가, 어떤 곳에서 소련은 ‘하느님의 나라’의 적이니, 소련의 붕괴를 위해... 김상욱 2007.04.21 4053
Board Pagination ‹ Prev 1 ... 35 36 37 38 39 40 41 42 43 44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