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침부터 시름없이 내리는, 저 처마밑 낙슷물 소리를 듣는가?
어릴적, 역시 오늘처럼 내리던 빗소리에 귀기울이던 동지기 시절이 생각나고, 이승이 아무리 좋다한들 더없이 좋았던 엄마, 할머니 품만 할까?
해서 오죽하면 곧잘 지금까지 많은 좋은 세상을 누린 것보다, 두 분의 품이 그리워 하루라도 빨리 저 세상에 가고프다고 노래를 부르듯 할까.
이 낙숫물 한 소리보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온갖 좋은 소리들이 더 좋을 수 있는가?
멀리서 들려오는 가랑비속 여치 소리보다 더 귀에 아름다운 소리가 또 있을까?
한 세상 살아온들, 여한없이 아름답고 재밋던 세상! 저 낙슷물 소리처럼, 한 소리 대지 위에 조용히 스며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