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마르고 미싸빕”

오늘 예레미야서에 나온 말입니다.
생소한 말이지만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사면초가의 상태에 몰린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참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저는 마르고 미싸빕이 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마르고 미싸빕이 된 적이 거의 없음이 미안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사면초가에 몰린 분들에 대해서입니다.
이런 미안함은 인간된 情理로서 이해가 되지만,
그런데 부끄러움은 어떤 의미일까요?

예레미야처럼 불의한 사람에 의해 사면초가에 몰린 적이 없고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위해 사면초가에 몰린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제가 불의와 적극적인 타협을 하지는 않지만
많은 경우 저는 불의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 조용함으로써
소극적인 타협을 하는 것입니다.
하여 사람들과 척지지 않았고 그래서 궁지에 몰린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
다시 말해서 소극적 타협을 하는 이유는 대개 다음 몇 가지입니다.

첫째는 그 불의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단한 것도 아닌데
그 사소한 것을 가지고 일일이 시비하여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감수하는 것은 큰 불의에 대해서만이고
사소한 불의는 그냥 넘어가자는 것입니다.

둘째는 조심스러움 때문입니다.
대다수가 맞다고 하는데 나만 아니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기에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셋째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소극적인 타협을 하는 제일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두려움 때문입니다.
사면초가의 두려움을 감수할 정도로 진리를 사랑하거나
사면초가가 되어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기에 외롭지 않은 사람만이
사면초가를 무릅쓰지
그렇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이 두려움에 굴복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사면초가에 몰린 주님과 예레미아는
하느님께서 자신과 함께 계시다는 확신이 있으며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기에 자신이 하는 말이나 하는 일이
다 하느님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얘기합니다.
“주님께서 힘센 용사처럼 제 곁에 계시니”
주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나도 아버지 안에 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일들을 하고 있지 않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내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도 내 안에 계시기에
나는 진리 안에 있고 진리를 실천하고 있다는,
독선이 아닌 확신이 저에게 있기를.
나의 말은 나와 그의 우리 공동체가 정의롭기를 바라는,
그래서 시비가 아닌 사랑의 말이기를.
이 새벽 기원하여 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요셉 2010.03.26 10:55:19
    그래요,
    첫 번째, 두 번째는 조금만 깨여있는 정신을 지닌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싶지만,

    세 번째는 자기성찰을 할 때 마다
    무의식 안에서 솟아올라와 목에 걸린 사과조각처럼
    늘 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데
    오늘 신부님의 용기 있는 자기고발의 글이 제 등짝을 치고
    목에 걸린 사과조각이 튀어나오는 시원함이 있네요.

    스승의 면모는 바로 이런 정직한 삶의 모습일겁니다.
    무슨 장황한 설교가 필요할까 싶네요!
    “..........나를 믿지 않더라도 그 일들은 믿어라.“.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삐에트로 2010.03.26 10:55:19
    불의에 맞서는 두가지 대조적인 모습이
    영화 '미션'에 잘 보여진다고 생각되는데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할 수는 없는듯 합니다.
    무기를 들고 원주민들을 지키려 싸우는 멘도사 신부와
    아무런 대항의 무기도 없이 원주민과 함께 성체거동으로
    침략군과 맞서는 가브리엘 신부,
    87년도 이 영화를 보았던 감흥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비겁함과 나약함이 아니라면
    우리들은 이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까요
    하느님을 향한 서로 다른 두 행위.
    하지만 멘도사 신부가 총에 맞은채
    바닥에 쓰러져 누워 겨우 고개를 들고
    성체거동을 하며 나오는
    가브리엘 신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고개를 떨구는 장면은
    잊혀지지 않는 이 영화의 압권으로 저에게 비쳐졌습니다.
    불의나 인권침해를 목도하며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이런 두 가지 양태의 하나를 살아가지만
    드러나시는 분은 행위 너머의 오로지 하느님 뿐이겠지요.
    그런 하느님을 믿고 그분을 모시는 일이
    곧 우리가 하느님안에 사는 것이리라.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Apr

    성 목요일-씻김굿

    오늘은 주님, 당신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날입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더러움이 없었다면 당신의 씻어주심의 은혜를 어찌 입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죄가 많은 곳에 은총이 많이 내렸고, 아오스딩 성인의 말대로 저희의 ...
    Date2010.04.01 Bylkoffm@hanmail.net Reply2 Views1062
    Read More
  2. No Image 31Mar

    성주간 수요일-배반했을지라도

    배반의 밤은 점점 깊어갑니다. 배반의 밤이 깊어 가면 영광의 날은 밝아온다는 것이 어제와 오늘의 묵상 주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어제 복음의 묵상을 이어갑니다. 어제 저는 일은 虛事로 끝나도 사랑은 그것이 사랑인 한 실패도 없고 허사가 되는 일도 ...
    Date2010.03.31 By당쇠 Reply4 Views1052
    Read More
  3. No Image 30Mar

    성주간 화요일-사랑에는 허사(虛事)가 없다!

    오늘 복음의 주님은 마음이 산란하십니다. 그런데 주님도 마음이 산란하신가요? 주님의 마음이 산란하다는 것은 어떤 것이며 왜 그렇게 산란하십니까? 마음이 평화롭지 못하다는 뜻일까요? 그런 뜻일 겁니다. 여러 가지 마음이 오고간다는 뜻일까요? 그런 뜻이...
    Date2010.03.30 By당쇠 Reply4 Views1238
    Read More
  4. No Image 29Mar

    성주간 월요일-참으로 귀한 사랑

    저의 큰 약점 중에 하나가 사랑을 잘 받아들일 줄 모르는 것입니다. 가난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누가 선물을 주면 고맙게 받지 못하고 부담스러워 합니다. 하여 선물을 주신 분을 실망시켜드리고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지 않습...
    Date2010.03.29 By당쇠 Reply3 Views1039
    Read More
  5. No Image 28Mar

    주님수난성지주일-한 처음부터 시작된 구원

    평화를 빕니다. 오늘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정점을 찍는 부활을 준비하는 성주간의 시작입니다. 신앙의 정수가 모여 있는 기간인 만큼 많은 중요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제가 가장 근래 묵상하고 생각했던 것을 가지고 함께 나눌까 ...
    Date2010.03.28 By김미카엘 Reply0 Views988
    Read More
  6. No Image 28Mar

    주님 수난 성지 주일-호산나의 주님

    오늘은 두 가지를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심을 기념하고 주님께서 이 예루살렘에서 돌아가심을 기념합니다. 예루살렘 입성을 하실 때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입성하실 때 백성들의 열렬한 환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
    Date2010.03.28 By당쇠 Reply1 Views1284
    Read More
  7. No Image 27Mar

    사순 5주 툐요일-우리의 아버지 하느님

    “나 이제, 그들을 사방에서 모아다가 한 민족으로 만들겠다.” “예수님께서는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셨다.” 교회란 하느님 백성의 모임입니다. 하느님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인 것이지요. 그런데 모임이란 말은 흩어짐과 깊...
    Date2010.03.27 By당쇠 Reply3 Views101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87 1188 1189 1190 1191 1192 1193 1194 1195 1196 ... 1374 Next ›
/ 137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