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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08:17

틀을 바꿔라.

조회 수 560 추천 수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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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을 바꿔라.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오 4,17)

 

회개하라는 말을 고행하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보상과 처벌이라는 틀에 묶여

외적인 행동과 도덕적 의미만을 강조하게 된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모든 피조물과 관계를 맺는 방식인 세계관을 바꾸고

행동들의 밑에 깔린 동기들이 마음과 실제적 변화에 따른 결과들이 되도록 하는 것

마음속에서 은밀하게 일어나는 변화,

부분이 아닌 전체의 틀을 바꾸는 것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다.

 

순수한 마음은 창조 때 받은 마음이다.

순수한 마음은 상을 받거나 벌 받지 않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내적 변화의 과정과 동기들이 보상과 처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삼위일체 하느님의 관계적 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상실과 갱신을 통한 성장과 치유라는 보편적인 가치와 의미 대신

마술적이며 외형적이고 단번에 이루어지는 거래를 선호하는 신앙은

그리스도 예수께서 가르치신 내용이 아니다.

예수께서는 생명에 이르는 길이 죽음과 부활의 길임을 당신의 삶으로 증명하셨다.

사랑은 언제나 죽음을 통해 생명으로 꽃핀다.

 

낡은 사고방식과 자기중심적 틀로는 그리스도 예수를 따라갈 수 없다.

낡은 틀을 바꾸는 변화에는 죽음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변화에 저항하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

상선벌악과 인과응보라는 낡은 도덕적 틀을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따르기보다 외적인 법을 지키고 많이 바치면 많은 복을 받는다고 믿으며

자신의 노력으로 성취될 도덕적 결과들에 탄복하면서 자아도취의 끈을 놓지 않기 때문이다.

계명을 잘 지켰고 수없이 많은 기도와 재능과 재물을 바쳤기 때문에

빌라도처럼 많은 군중 앞에서 손을 씻으면서 자신을 죄가 없다고 선언한다.

 

예수께서는 이처럼 과거의 낡은 틀에 묶여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신다.

그들은 나를 헛되이 예배하며 사람의 계명을 하느님의 것인 양 가르친다.” (마태15,9)

옛날이 좋았다고 하는 이들은 이런 종교적 망상에 빠진 이들이다.

이런 망상이 도덕적 성취의 종교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의 망상이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선을 선택하고 결단할 때마다 함께 하신다.

사랑이라는 자기 죽음에 들어갈 때 보호하시며

과정의 죽음을 통과할 때 함께하신다.

선은 좋은 것과 반대되는 나쁜 것을 통과하는 과정의 죽음이다.

 

모든 변화는 개인적이며 내적이 변화다.

마음의 변화는 즉각적이며 따르기 위해 떠남을 전제로 한다.

예수의 제자들은 따르기 위해 생계 수단이었던 배와 그물을 버리고 가족을 떠났다.

 

나를 중심으로 만들었던 모든 가치체계를 바꾸는 죽음은 변화를 위한 필수 과정이다.

예수를 따르기 위한 여정에는 직업과 가족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도록 이끌었다.

그러나 그분은 제자들에게 회당에 더 자주 참석하거나

자신이 하느님이라는 것을 믿으라고 요구하지 않으셨다.

이제는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직업과 가족을 떠나 그분을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도덕적 성취를 믿음이라고 생각했던 틀을 바꾸고

눈앞의 이익과 즐거움과 편안함을 벗어나 생각과 마음과 가치체계의 틀을 바꿔

예수께서 사람과 피조물과 관계를 맺었던 방식으로 바꾸라는 도전을 받고 있다.

그것이 그분을 따르기 위한 선택이며 결단이다.

 

삼위일체의 하느님 나라

서로를 향해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잔치

생명의 에너지를 살리기 위해 사용하는 거기

기쁨과 자유가 만발하리라

 

회개하여라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 마태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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