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02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신앙으로 둔갑하는 이념의 뿌리

 

인과응보가 만들어내는 이념들은

신앙의 영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념은 한쪽만을 강조하고 다른 쪽은 무시해버리거나

칭찬과 욕설의 이중성을 띠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념이 신앙처럼 둔갑하는 것은

겉보기에는 매우 선하고 신앙적인 것 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념을 기반으로 자기가 만든 틀과 원칙들은

율법적인 잣대와 저울이라는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이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며

진리를 따르는 것으로 생각한다.

 

여러 가지 직무로 교회에 봉사하는 것이

하느님께 충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신앙과 이념을 혼동하는 데서 나온다.

교회에 대한 봉사가 복음의 기반이 아닌 이념의 기반이 될 때

예수께서 가르치신 복음과는 거리가 먼 광신의 형태로 전락할 수 있다.

가족을 돌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매일 교회에 출근하는 신자들,

사목자들이 부탁한다는 이유로 자신은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 없이 한다는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몇 개씩 맡아서 하는 봉사,

교구나 본당, 수도회 안에서의 봉사 직무도

직무의 크고 작음에 따라 하느님께 충성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믿음과 마음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기도와 신심의 영역에서도 그러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바치는 많은 양의 기도와 제물과 재능과 희생을 바치는 행위가

많이 바치면 많이 받을 것이라는 인과응보적인 이념의 기반 위에서 행하고 있다면,

또한 하느님은 거기에 합당한 보상을 해야만 하는 것처럼 여긴다면,

그것이 신앙의 행위라고 할 수 있겠는가?

 

교회에 대한 봉사라는 명분으로 하는 그러한 일들은

하느님께 충성하는 일이 아닐뿐더러

복음의 예수께서 실천하셨던 삶을 따르기 위한 것도 아니다.

인간이 만든 인과응보적 정의관에 갇혀 계실 하느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는 인과응보적인 이념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사랑의 반대가 미움이라기보다 사람을 조종하려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조종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반면에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려 한다.

남보다 더 도덕적이고 신앙이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법을 잘 지키고 많은 것을 바쳐 사람들은 물론 하느님까지도 조종하려 한다.

그들이 하는 기도의 내용은 부탁을 넘어 통제의 영역에 가깝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사라진 곳에는 자유가 없다.

자유가 사라진 관계는 통제만 남고

통제만 남은 곳엔 지옥이라 부르는 느낌만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남을 조종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고 섣부르게 위로하지도 않는다.

다만 함께 울어줄 뿐이다.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을 바라보고 탄식하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운다는 것은 통제하려는 것과 전혀 다른 행동 방식이다.

사랑은 통제하지 않는다. 다만 협력을 구할 뿐이다.

 

무엇으로도 묶여있지 않는 내적 가난이 있는 곳에 자유가 있고

자유가 있는 곳에서 창조적인 생명의 에너지가 나오고

생명의 에너지가 너를 자유롭게 하는 곳에

치유가 있고, 해방이 있고,

하느님의 함께 하심 안에서 누리는 자유가 있다.

그것이 미래가 아닌 현재에서 누리는 하느님 나라의 기쁨과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신앙으로 둔갑한 인과응보적 이념이 만든 틀에서는 그러한 자유도 없고 기쁨과 즐거움도 없다.

다만 해야 할 숙제만 남아있을 뿐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3 꽃들은 울지 않는다. 꽃들은 울지 않는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와 산수유 찬 서리 맞으며 피어난 매화가 뽀얀 얼굴에 엷은 연두로 색조 화장하고 나와 벌들을 유혹한다. 목련... 이마르첼리노M 2021.03.13 532
1162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연초록 바다에 핀 산벚꽃 라일락 향기를 하얀 수건에 싸서 너에게 보낸다.   초원에 앉아 눈을 떠 보니 철쭉들의 얼굴엔 ... 이마르첼리노M 2021.04.09 372
1161 꽃을 찾는 벌들의 마음 꽃을 찾는 벌들의 마음   꽃피는 4월이다. 꽃을 찾는 벌들의 마음 꽃이 있는 곳엔 벌들이 있다.   구름이 해를 가려도 안개가 해를 가려도 한겨울 ... 이마르첼리노M 2021.04.12 355
1160 꽃피는 계절에 꽃피는 계절에 사방에서 생명이 움트고 땅은 맥박이 뛰기 시작했다. 얼마나 춥고 손 시려운 상황들로부터 이렇듯 연연한 꽃과 새 잎들이 돋아나는지 ... 이마르첼리노M 2015.04.24 1291
1159 꽃피는 계절에 꽃피는 계절에   꽃피는 계절에 향기로 다가와 볼을 비비는 이여!   벌들에게 꿀을 내어주면서도 순수한 꽃으로 남아계신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생명이 만... 이마르첼리노M 2023.03.20 281
1158 꿈이야기 어느 수도자가 밤에 꿈을 꾸었다. 그런데 꿈에서 하느님께서 나타나시어 그 수도자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줄 터이니 말해보라고 하였다. 그래서 수도자는 “누가... 일어나는불꽃 2016.07.31 809
1157 나눔문화<평화나눔아카데미>가 3월26일 개강합니다. 많은 관심 보내주세요 http://www.nanum.com 매주 목요일 저녁7시 30분 | 나눔문화 포럼실 ※ 위 일정은 강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www.nanum.com에서 자세한 강의안내를... 나눔문화 2009.03.18 6225
1156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진실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것들을 포기해야 하며,  아니 포기까지는 아닐지라도,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하기... 김명겸요한 2016.12.15 1156
1155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내가 좋다.   나는 나에게서 나를 떼어내어 나를 본다. 어둠과 그늘을 보고 슬퍼하는 나를 보고 억압된 상처와 분노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러한 나... 이마르첼리노M 2020.03.28 458
1154 나는 누구인가? (1) 나는 누구인가? (1)   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습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조금씩 알게 되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427
1153 나는 누구인가? (2) 나는 누구인가?(2) 성서의 하느님과 그리스도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 친히 걸어가신 사랑의 길은 사랑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발견하도록 이끌어... 이마르첼리노M 2021.09.22 449
1152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나는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은 십자가에 달리는 한이 있어도 남을 십자가에 매달기를 거부하셨습니다. 나는 당신... 이마르첼리노M 2021.03.04 623
1151 나는 몰랐습니다. 나는 몰랐습니다.   나는 몰랐습니다. 나의 생명이 자신에게만 중요하다고 생각했지 하느님께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몰랐습니다. 기쁨과 슬픔이 나에... 1 이마르첼리노M 2022.08.10 354
1150 나는 안다 나는 안다.   구름 덮인 하늘 아래 꽃들은 안다. 해가 어디에 있는지   안개 낀 하늘 아래 새들은 안다. 아침이 되었는지   슬픔과 고통이 어둡... 이마르첼리노M 2020.10.15 405
1149 나는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동국대 김익중 교수의 탈핵 강의 - 꼭 들어보시길 .. &lt;embed width=&quot;560&quot; height=&quot;315&quot; src=&quot;//www.youtube.com/v/wctPJzslzh0?hl=ko_KR&amp;version=3&quot; type=&quot;application/x-shockwave-flash&quot; allowscriptaccess=... 이마르첼리노M 2014.07.26 2605
Board Pagination ‹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