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1.03.13 05:50

꽃들은 울지 않는다.

조회 수 5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꽃들은 울지 않는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와 산수유

찬 서리 맞으며 피어난 매화가

뽀얀 얼굴에 엷은 연두로 색조 화장하고 나와 벌들을 유혹한다.

목련이 가슴을 열고 하얀 살을 드러내는 밤

아침이 되면 이슬에 젖은 수선화가 방끗 웃으며 인사를 건네겠지

갓 태어난 병아리처럼 부드럽고 고운 개나리

연분홍 치마에 노랑 저고리를 입고 마중 나온 진달래와 팬지

봄의 함성, 꽃들의 합창,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도 여지없이 꽃은 핀다.

 

꽃들은 울지 않는다.

슬픈 건 인간이다.

터무니없이 불공평하고

탐욕과 폭력을 저지르는 만행이 지구촌 곳곳에서 자행되기 때문이다.

 

봄비가 내리는 건 하느님의 눈물인가?

인간의 슬픔을 보고 계신 하느님의 슬픔,

갖가지 애환과 고통과 고난 속에서 몸부림치는 인간의 처참한 비극을 바라보시는 아버지,

연민과 자비가 만나 눈물이 강을 이룬다.

생명을 돌보시는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이가 겪는 아픔을 견디신다.

인간의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눈물을 뺄 수 있을까?

 

슬픔은 혼자 짊어질 수 없다.

모든 슬픔과 고난을 하느님의 슬픔으로 이해하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하느님과 나, 너와 나, 모든 피조물과 나 사이에 공유하는 슬픔이기 때문이고

그것이 논리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지 않지만,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다.

 

슬픔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 슬픔과 더불어 슬픔을 통과해 가는 것이라는 것을 배웠다.

고난을 견디는 유일한 길도 고난을 홀로 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내가 영웅적으로 고난을 홀로 지려고 할 때, 고난을 부인하거나 척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난이 우리를 부드럽게 만드는 교훈을 배우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슬픔과 고난은 홀로 질 수 없는 짐이다.

봄비 내리는 밤에 만물을 깨워 생명의 호흡을 되찾아 주시는 아버지께서

슬픔과 고난을 홀로 지라고 내버려 두실 분이 아니시다.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에 내 안에 필 봉오리는 무엇인가?

슬픔과 고난 중에 있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일을 찾아보자

아버지를 대신해서


꽃들은 울지 않는다.

아버지와 내가 네 곁에 있기 때문이며

너와 함께 짐을 지려고 손을 내밀기 때문이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63 소리 없는 소리로 경작하는 땅 소리 없는 소리로 경작하는 땅   내 존재의 땅 내가 서 있을 수 있는 존재의 토대는 예수께서 아버지의 삶에 참여하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참여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19.11.06 438
1162 아침 아침은 때가되어 밝아오는것이 아니라 어두운밤과 고요한새벽을 지나올때 그제서야 밝아올수가 있는것이다. 어떠한날의 아침도 어두움을 거치지 않고서는 날이 밝... file 일어나는불꽃 2019.12.14 438
1161 자유는 어디에? 자유는 어디에?   하느님 없는 그리스도인 현실적 죄악이 아닌 가정된 죄악 현실도피와 타협에 그친 신앙 준비 없는 보고 들음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하... 이마르첼리노M 2020.03.17 438
1160 고통 앞에서 고통 앞에서 인류가 직면한 고통들 재난과 질병과 사고 신체적 정신적 물리적 고통 외로움과 고독과 영적 고통   죄를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찾는 사람들... 이마르첼리노M 2021.01.24 438
1159 장애아를 가진 어떤 어머니의 기도 장애아를 가진 어떤 어머니의 기도   주님! 이 아이를 제가 지은 어떤 죄의 결과라고, 저의 탓이라고 생각지 말게 하시고 당신께서 주신 은총의 선물로 생각해서... 2 이마르첼리노M 2022.04.29 438
1158 영원한 생명은 앎으로부터 온다. 영원한 생명은 앎으로부터 온다.   “지각과 인식을 주소서” (산다미아노 십자가 앞에서 드린 성프란치스코의 기도)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지각과 인식은 ... 이마르첼리노M 2021.04.25 440
1157 기쁨 기쁨   창조주의 손길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눈 안에서만 피는 꽃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 관계에서 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말할 수 없고 ... 2 이마르첼리노M 2021.05.15 440
1156 천국과 지옥의 성찰 천국과 지옥의 성찰   내가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천국과 지옥은 장차 받게 될 보상과 형벌에 관한 것이었다. 상선벌악의 교리의 틀은 내 삶에 심각한 의... 이마르첼리노M 2020.02.27 441
1155 사랑의 뿌리에 대한 성찰 사랑의 뿌리에 대한 성찰   나는 언제부터인가 사랑의 뿌리와 원천과 동기에 대한 성찰을 해왔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마르첼리노M 2020.03.03 441
1154 고통이 하는 일 고통이 하는 일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주어진다. 피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일으킨다. 보복과 앙갚음의 원인이다. 탓을 남에게 돌리게 하지만 헛수고... 이마르첼리노M 2020.03.19 441
1153 예루살렘의 각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자들의 합동 부활 메시지 입니다. 예루살렘의 각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자들의 합동 부활 메시지 입니다. file 김정훈OFM 2020.04.11 441
1152 부재의 신비 부재의 신비   내가 그분을 붙잡았다고 느끼면 그분은 더 멀어지고   내면의 소란을 잠재우려고 하면 소리로 가득 찬 나를 본다.   내가 앞으로... 이마르첼리노M 2020.11.25 441
1151 정동 이야기 (8) 정동 수도원 이야기 (8)  아름다운 기억 그동안 정동 수도원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치면서 프란치스칸 영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는데 그중... 이종한요한 2022.01.15 441
1150 자유를 위한 몸값으로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자유를 위한 몸값으로 내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남이 자신을 사랑하기 쉽도록 허용하고 또 남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은 하느님께 자신의 자유를 내... 1 이마르첼리노M 2022.03.19 441
1149 은총의 실재 은총의 실재   내가 잠들어 있을 때, 내가 통제하지 않을 때 그분께서 내 안에서 그 일을 하신다. 은총은 그렇게 내가 사라진 곳에서 이루어지는 영의 활동으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7.01 441
Board Pagination ‹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