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들 일에 관여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저들의 그 계획이나 활동이 사람에게서 나왔으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면 여러분이 저들을 없애지 못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여러분이 하느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제 저는 이곳 오류동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수도자 그것도 순례자와 나그네 영성을 사는 프란치스칸 수도자이기에
수없이 이사를 다녔고 그렇기에 이사한 것을 가지고 뭐 특별히 생각할 것
있을까 생각도 되지만 이번 이사는 전과 조금 다른 점이 있었고 또
오늘 사도행전과 연관이 있을 것도 같기에 여러분과 나눔을 하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전에는 수도원의 소임 이동에 따른 이사였고
인사이동을 하느님의 뜻이라고 배웠기에 그렇게 많이 이사를 다녔어도
이사의 설움을 몰랐는데 이번에는 집 없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그 이사의 설움을 저희도 좀 겪었고, 덕분에 집 없는 사람들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같이 느끼며 동병상련할 수 있었습니다.
집을 비워달라는 주인의 말을 들었을 때
어찌 그럴 수 있냐는 분노의 감정이 며칠 제 마음에도 머물렀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수도원의 인사 명령은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왜 집주인의 퇴거 명령은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는지
반성이 되었고, 이어서 프란치스코와 첫 동료들이 리보또르또에서
쫓겨난 얘기가 생각나 이번 이사를 하느님 뜻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우리 프란치스칸의 첫 공동체 장소가 보통 포르치운꿀라라고 하고,
그래서 우리가 포르치운꿀라 행진도 하곤 합니다만
엄밀히 얘기해서 첫 번째 공동체 장소는 리보또르또였지요.
프란치스코와 첫 동료들이 처음으로 리보또르또의 헛간에 머물고 있었는데
한 농부가 소를 몰고 와서는 프란치스코와 동료들을 쫓아냈고.
그래서 쫓겨간 곳이 포르치운꿀라였던 것이고 그래서 이곳이
프란치스칸의 영원한 고향이자 못 자리가 되었던 것이 아닙니까?
이처럼 우리의 많은 일이 순전히 인간이 한 짓 같지만
길게 보고 크게 보면 거기에 하느님의 뜻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는데
우리가 그것을 현재적으로 알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무튼, 저는 그것을 다행히도 며칠 만에 깨달을 수 있었고
그래서 하느님께서 주인을 통해 이곳으로 이사케 한 것으로
받아들였는데 하느님이 왜 이곳으로 보내셨는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요?
같은 맥락에서 오늘 사도행전의 얘기를 성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길게 보고 크게 보면 어떤 일이 하느님의 뜻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 힘이 있을 때는 그것이 그의 뜻대로 다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을 때는
뭐든 다 대통령 뜻대로 될 것 같고 그래서 독재를 합니다.
그러나 그 오래 갈 것 같은 권력도 풀잎 끝의 이슬입니다.
우리나라 군부 독재가 그랬고 미얀마의 군부 독재도 그리될 것이며,
백팔십 석을 차지하며 오래 권력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현 정권도
국민의 뜻,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지금이라도 겸허히 받들지 않으면
이번 선거에서 볼 수 있었듯이 끝이 나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이 영원하지 사람은 영원하지 않으며
사랑이 영원하지 권력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을 대적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 지도자들뿐 아니라 가정이든 직장이든 단체든 내가 몸담고
있는 곳에서 힘으로 뭣을 하려는 사람은 사랑과 대적하기에
하느님과 대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니, 이를 경계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가말리엘에게 영적 식별을 배우다.)
http://www.ofmkorea.org/341743
18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소용없다 않으시고 소중하다 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120579
17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사랑이기만 하면)
http://www.ofmkorea.org/102562
16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나도 하느님을 대적하는 것은 아닐까?)
http://www.ofmkorea.org/88452
15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하느님 뜻이라면 잘 될거야!)
http://www.ofmkorea.org/77141
13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시험하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52747
12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하느님의 뜻에 대한 식별)
http://www.ofmkorea.org/5758
11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개입도 사랑, 불개입도 사랑)
http://www.ofmkorea.org/5061
10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http://www.ofmkorea.org/3913
09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먹는 것이 성사화)
http://www.ofmkorea.org/2435
08년 부활 제2주간 금요일
(빵의 나눔은 주님을 알아보는 표)
http://www.ofmkorea.org/1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