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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21.04.22 03:03

부활 3주 목요일-고육지책

조회 수 813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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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종의 미술 치료를 하시는 수녀님과 얘기를 나누다가

남자들 중에는 미술 치료를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지 않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답하시며 남자들은 자기표현도 잘할 줄 모르고 자기 힘으로

무엇이든 다 하려고 한다는 당신 생각을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남자들이란 자기 감정표현도 잘못하고 들어줄 줄도 모르며,

도움을 받을 줄도 모른다는 것인데 그것이 다 자기 힘으로

하려고 들기 때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그것은 남자가 여자보다

더 교만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비 관계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길을 가다가 모르면 잘 묻지만

남자는 모르면서도 잘 묻지 않아서 길을 그르치곤 하지요.

 

그런데 길을 묻지 않아 누굴 만나러 가는 길을 그르치고,

일 보러 가는 길을 그르치는 것은 우리가 인생길과 황천길을 갈 때

인도를 받지 않아 그르치는 것과 비교하면 사실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요.

 

이런 면에서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이끌리다>는 표현을 주목합니다.

독서에서 에티오피아 여왕의 내시 겐타케와 주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나를 이끌어 주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겠습니까?"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렇습니다.

이 세상 이치나 이 세상 인생길을 어떻게 가야 하는지와 같은 것은

이끌어 주는 사람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고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천상 이치나 천상길은 아버지께서 보내시고, 아버지에게서

오신 분이 아니면 아무도 알려 줄 수도, 이끌어 줄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천상 이치나 천상길을 이끌어 줄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앞서 봤듯이 우리가 이끌림을 받으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 이유가 요한복음 6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사람들이 세상 양식이나 구하지 천상 양식은 구하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는 예수께서 그 천상 양식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역시 어제 일인데 수녀님들이 빵을 구우셨고 저에게 권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같은 밀가루로 만드는 데도 국수는 좋아하지만

빵은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배고파야지 먹지 그렇지 않으면

잘 먹지 않는다고 대답하니 여간 아쉬워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멋이 있고 멋을 아는 사람이라는 뜻의 멋쟁이라는 말처럼

맛이 있고 맛을 아는 사람이라는 맛쟁이라는 말이 있는지

모르지만 빵과 관련하여 저는 맛쟁이가 아닌데 그 이유가

어렸을 때 먹던 것을 커서도 고집하는 토종 맛쟁이이기 때문입니다.

 

시편은 우리에게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으라고 하는데,

그런데 우리는 세상 맛쟁이이지 하늘 맛쟁이가 아니어서

하늘 양식을 맛 들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때 하느님께서 쓰시는 방법이 고통이고 그렇지만

이 고통이 세상 것은 맛이 떨어지게 하고 천상 것은 맛 들이게 하는 거지요.

 

프란치스코는 유언에서 자기의 회개를 얘기하며

주님께서 자기에게 회개를 시작하게 해주셨다고,

나병 환자를 보는 것이 쓰디썼는데 주님께서 자기를 나병 환자에게

데리고 가심으로써 쓰디쓰던 것이 단맛으로 바뀌었다고 얘기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당신께 이끄시는 방법이 고통이라는 것이 유감이긴 하지만

그것이 고집 센 입맛을 당신께로 바꾸시기 위한, 그야말로 사랑의

그 고육지책苦肉之策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 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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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4.22 05:47:4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4.22 05:46:57
    20년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아버지께 데리고 가는 우리의 큰 형님)
    http://www.ofmkorea.org/344666

    19년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이끄시는 하느님)
    http://www.ofmkorea.org/215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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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정을 통하여, 성령을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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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 부활 제3주간 목요일
    (이끄시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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