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925 추천 수 1 댓글 2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이 말씀은 제가 장례 미사를 주례할 때 자주 하는 말입니다.

고인은 유족을 떠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간 것이고,

그렇기에 유족은 고인을 위해서 슬퍼할 것 없다는 얘기지요.

 

지난주에는 저의 제자가 죽은 지 50일 되는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그때도 같은 취지로 미사에 참석한 남편에게 얘기했지요.

 

제가 그렇게 말했지만, 입관예절 할 때 정작 저는 그의 얼굴을 보고

터진 울음을 멈출 수가 없어서 하염없이 울며 미사를 봉헌했는데

그것은 그의 일생을 생각하니 너무 서러웠기 때문이었지요.

 

그렇습니다.

그의 이 세상 삶은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서러운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기에 이 세상 삶을 끝내는 것은 고통을 끝내는 것이고,

장례 미사 때 자주 듣게 되는 것처럼 이제 다시는

죽음도 슬픔도 울부짖음도 없게 되는 것이니 잘된 것이지요.

 

그래서 생전 잘못해준 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그의 남편에게도

너무 죄책감 느끼지 말라고, 이제 고통이 끝났으니 잘된 거라고 얘기했지요.

 

그러나 고통이 끝난 것보다 더 잘된 것은 하느님께로 간 것이지요.

저의 제자도 아직 아이들이 다 크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그 고통에도 불구하고 더 살고 싶어 했지만 더 버틸 수 없게 되자

마지막에는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마무리도 잘하고 떠났는데 분명

하느님께로 간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리고 평안하게 세상을 떠났을 겁니다.

 

그러므로 내가 태어난 것이 단백질의 합성 작용으로 태어났거나

고아로 태어났거나 육신의 아비와 어미로부터 태어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부터 태어났다고 분명히 믿는 우리라면 우리도 주님처럼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는 믿음도 확고할 것입니다.

 

이 세상을 떠나는 분들, 그중에서도 신앙인들은 분명 그럴 겁니다.

문제는 남아있는 사람들, 곧 우리인데 슬픔, 후회감, 죄책감,

허무감이 들고, 심지어 절망감까지 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연하고 그런 것이 없기를 바라면 안 됩니다.

그것이 없거나 없기를 바란다면 나쁜 놈이고 사랑치 않는다는 표시이니

그를 사랑한다면 그런 고통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받아들여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고통은 내가 감내해야 할 몫이고

오늘 주님께서 당신이 아버지께 가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하신 말씀에는 이런 뜻도 있을 것입니다.

 

감내하는 고통과 몸부림치는 고통,

평화로운 고통과 심란한 고통은 다릅니다.

감내하는 고통은 고통이 마음 한편에 있어도 마음 산란하지 않고,

어떤 면에서는 마음에 평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옷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지 않고

옷장에 잘 개켜져 있는 것과 같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마음대로 날뛰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그런 감정에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사랑이 고통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주님께서 평화를 주고 가신다는 것은 이런 뜻만이 아닙니다.

다시 오신다고 하셨으니 버려두고 가시는 것이 아님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은 가고 평화만 남겨두시겠다는 것도 아니고

당신의 평화, 곧 당신도 함께 계시는 평화를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당신이 떠나도 우리와 함께 계셔 주시는 분이 바로 주님의 성령입니다.

그것은 엘리야가 엘리사에게 남긴 그 영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평화를 주시겠다고 하기 전에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신

그 뜻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하고, 그것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04 05:34:50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5.04 05:33:47
    20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환난과 환멸의 관계)
    http://www.ofmkorea.org/349587

    19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시험대)
    http://www.ofmkorea.org/219627

    18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성령의 평화)
    http://www.ofmkorea.org/121513

    17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평화와 평안은 다르다.)
    http://www.ofmkorea.org/103712

    16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태연도 평화려니.)
    http://www.ofmkorea.org/89058

    15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평화에 안주하지 말라!)
    http://www.ofmkorea.org/77766

    13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평안 없이 평화 없고, 주님 없이 평안 없다.)
    http://www.ofmkorea.org/53140

    12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나의 평화는, 당신의 천국은?)
    http://www.ofmkorea.org/5823

    11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어려움 가운데서 빛나는 주님의 평화)
    http://www.ofmkorea.org/5098

    10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잔잔하고 잠잠해져라!)
    http://www.ofmkorea.org/3963

    09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그 어떤 것도)
    http://www.ofmkorea.org/2521

    08년 부활 제5주간 화요일
    (참 평화)
    http://www.ofmkorea.org/1178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6May

    연중 8주 수요일-홍해는 건너야지 건너 뛰어서는 안 된다

    오늘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예루살렘 입성을 코앞에 두고 주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주님의 양편에 자기들이 앉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예루살렘에 입성이 영광을 받으시러 들어가는 거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주님께서 이렇게 질문을 하십니다.  ...
    Date2021.05.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02
    Read More
  2. 25May

    5월 25일

    2021년 5월 25일 연중 제8주간 화요일 - http://altaban.egloos.com/2246162
    Date2021.05.25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70 file
    Read More
  3. No Image 25May

    연중 8주 화요일-제물인가, 뇌물인가?

    "지극히 높으신 분께서 네게 주신 대로 바치고 기꺼운 마음으로 능력껏  바쳐라. 그분에게 뇌물을 바치지 마라. 받아 주지 않으신다."   오늘 지혜서의 이 말씀을 들은 분 중에서 자기가 하느님께 뇌물을 바쳤다거나 바친다고 생각하는 분은 없을 것입...
    Date2021.05.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860
    Read More
  4. 24May

    5월 24일

    2021년 5월 24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 http://altaban.egloos.com/2246153
    Date2021.05.24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270 file
    Read More
  5. No Image 24May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축일-어머니들이 필요하다.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축일-2019   오늘은 작년 교황 프란치스코에 의해 제정된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축일을 처음으로 지내는 날인데 우리는 당연히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마리아의 축일이 그러지 않아도 많은데 또 마리아의 축일을 제정할 필요...
    Date2021.05.2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240
    Read More
  6. No Image 23May

    성령 강림 대축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평화를 빌어주십니다. 그러고 나서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시는 것은 창조 때 하느님께서 아담에게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는 것을 상기시켜줍니다. 물론 ...
    Date2021.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384
    Read More
  7. 23May

    5월 23일

    2021년 5월 23일 성령 강림 대축일 낮 미사 - http://altaban.egloos.com/2246142
    Date2021.05.23 Category말씀나누기 By오바오로 Reply0 Views300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386 387 388 389 390 391 392 393 394 395 ... 1334 Next ›
/ 133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