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께서는 그 유명한 말씀인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감히 이 말씀에 제가 토를 단다면
예언자는 고향뿐 아니라 어디서고 존경을 받지 못함은 물론 냉대를 당합니다.
예언자란 하느님이 파견한 존재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대신 전하는 존재이기에 이 세상 사람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싫어합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이미 잘 실천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께서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실 것이고 그러니
당신 말씀을 전하라고 예언자를 파견하실 일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 어디에서건 예언자는 사람들이 싫어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가능합니다.
여기서 예언을 하면 여기 사람들은 싫어하지만
저기 사람들은 좋아하고 참 예언자라고 칭찬할 것입니다.
인간은 거의 예외 없이 내로남불입니다.
비교적 엄격하게 자기에게 잣대를 대는 사람일지라도 내로남불이 얼마간 있습니다.
현 정부와 진보진영이 근자에 내로남불의 공격을 받는 것은 과거 보수 정권이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권력을 쥐고 그만큼 불의와 비리를 많이 저질렀을 때
그것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자기들이 정권을 쥐자 똑같은 짓을 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국민이 이를 심판하자 보수 정권은 과거 자기들이 한 짓은 잊고 지금
살판이 났는데 이렇듯 인간은 내로남불이고 그래서 자기 잘못을 비판할 때는
그 예언을 싫어하고 남의 잘못을 비판하면 그 예언은 잘했다며 추켜세웁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다 내로남불의 존재이고 그래서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예언은 싫어하기 마련이지만
하느님의 예언은 특히 더 싫어할 수도 있는데 그것은 앞서 봤듯이
이 세상에 속한 사람은 하느님의 예언을 특히 더 싫어할 것입니다.
이것이 잘 드러나는 것이 오늘 주님의 고향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주님께서 하느님 나라 지혜를 얘기하는데 세상 얘기나 하고 있고,
더 나아가 하느님 나라 얘기를 하시는 주님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자기들과 같이 살았고 그래서 자기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느님 나라의 지혜를 얘기하니 그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우리도 자주 그러합니다.
다른 사람의 충고는 받아들이면서 가까운 사람의 충고는 잘 받아들이지 않고,
서로 너무나 잘 알기에 그 충고를 아니꼽게 여기며 너나 잘하라고 하곤 하고,
그러니 그것이 하느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하거나
그를 하느님께서 내게 보낸 사람으로 받아들이지는 더더욱 않지요.
내 아내나 내 남편이 하느님의 예언자가 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내로남불의 내가 하느님의 예언자가 되기도 어렵지만
내로남불의 너를 하느님의 예언자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그렇지요. 내가 하느님의 예언자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너를 하느님의 예언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이 말은 내가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렵지만
다른 사람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보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다른 사람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
너나 나나 똑같은 사람을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 안에 시기심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너나 나나 똑같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나보다 더 나을 경우, 그것도
신앙적으로나 영성적으로 더 낫고 그래서 영적인 지혜를 내게 얘기할 경우
인간적인 시기심 이상으로 영적인 시기심이 발동하게 되는 것인데
이런 우리에게 프란치스코는 오늘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을 주님이시라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누구든지 주님께서 자기 형제 안에서 말씀하시고 이루시는 선을 보고
그 형제를 시기하면, 모든 선을 말씀하시고 이루어 주시는 지극히 높으신 분을
시기하는 것이기에 하느님을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신부님. 맞는 말씀입니다. 가장 가까운 부부들은 서로의 생각을 받아들이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서로 하느님의 예언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군요.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을 주님이시라고 할 수 없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새 사제 첫 미사 강론)
http://www.ofmkorea.org/127943
17년 연중 제14주일
(쓴맛이 단맛이 되는 얘기)
http://www.ofmkorea.org/106922
16년 연중 제14주일
(줄 것이 하느님밖에 없는 사람.)
http://www.ofmkorea.org/90935
11년 연중 제14주일
(겸손을 알아보는 겸손)
http://www.ofmkorea.org/5177
08년 연중 제14주일
(겸손하고 후덕한 임금을 우리는 갈망한다)
http://www.ofmkorea.org/1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