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1.08.05 03:48

내면의 실험실

조회 수 3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내면의 실험실

 

배부른 사람들이 이해하는 복음과

배고픈 사람들이 이해하는 복음은 정말 다르다.

성경을 보는 관점이 얼마나 다른가?

 

무리바의 바위에서 나온 물” (민수 20,1-13)

바위같이 단단한 우리의 독선과 소유와 고집,

나를 다른 사람 위에 올려놓고 지배하려는 돌덩이 같은 자만의 겉껍질,

그 안에 물이 있었다. 마음의 바탕에 이미 내재되어 흐르고 있는 기쁨의 물이다.

바위처럼 단단한 겉껍질을 깨고 나오면 그 물을 마실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겼다.

 

열악한 삶은 기본적으로 비극적일 수밖에 없다.

예수께서 가난한 자들에게 먼저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고 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풍족함을 누리면서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들은 복음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중심적인 목적과 지배욕, 자신의 의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복음을 왜곡시키고 오용하기까지 한다.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바위 같은 단단한 마음”(마태 16,23)

배부른 사람들의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지닌 채로는 자신의 우물에서 목마름을 해결할 수 없다.

 

참된 신앙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지배욕을 포기하는 것이다.

배부른 사람들이 지배욕을 포기하기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가난과 겸손은 소유의 많고 적음에 따라 저절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부자들이라 하더라도 가난하고 겸손한 자들이 있는가 하면,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에게서도 지배욕이 넘쳐나는 이들을 볼 수 있다.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에게 있어서는 할 수 없이 가 아니라

선택하고 결단하며 내려놓음으로써 배우고, 포기함으로써 성장한다.

 

복음은 우리에게 자신의 정의를 위해 일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의 정의를 위해 힘쓰라고 말한다.

하느님께 자신의 자유와 의지를 내어드리는 이들만이 모순을 끌어안을 수 있다.

불공평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불의에 맞서는 프란치스칸적 행동 방식은

단순히 선을 행하는 것이며, 더 좋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내면의 삶과 외부로 드러나는 삶을 통합시킬 수 있는 이러한 행동 방식은

선은 그 자체로 보상이며 악은 그 자체로 처벌이라는 깨달음으로 인도한다.

여기서 모순같이 보이던 내면의 변화와 외부로 드러나는 변화가 통합된다.

 

나중에 상을 받기 위해 자선을 베푸는 일이 너무나 흔한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선은 지금 받는 보상이며 악은 지금 받는 처벌이다.

그러므로 지금 관계 속에서 가난하고 겸손하게 선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하느님 나라를 여기로 옮겨 놓는 일이다.

 

주 하느님, 우리 힘을 도로 주시고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 주소서” (시편 80, 8)

하느님의 부드러운 얼굴을 보여 줄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가난하고 겸손한 이들은 그 자체로 부드럽고 온유하게 예언의 삶을 살아간다.

예언은 복음을 전하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삶이다.

그렇게 부드러우며 따뜻하게 너와 나를 연결하게 만들고

그리스도 예수와 일치되어 그분과 함께 그리스도의 멍에를 매고

악하고 비뚤어진 세상을 비춘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와서 배워라”(마태 11,29)

그분의 멍에가 가볍고 그분의 짐이 편하게 느껴지는 관계의 변화,

그러한 예언자의 생활방식은 삶의 변두리와 가장자리에서

결코 멋지거나 안전한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그 길을 간다.

이 시대의 프란치스칸들은 이러한 예언의 삶을 살도록 초대받았다.

철저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 하는 내면의 실험실,

우리 마음의 바탕에 이미 기쁨이 내재하고 있음을 지배욕을 포기하는 거기서 발견한다.

그분의 말씀은 우리 안에서 기쁨의 씨앗이 되어 실험실의 안과 밖을 밝혀주고

가난과 겸손은 지배욕을 몰아내고 너를 받아들인 결과다.

 

날마다 반복하여 드러나는 너를 지배하려는 욕심

날마다 반복하여 나를 포기하는 결단

실험실 내부의 온도가 뜨겁다.

 

하느님의 충만함에 참여하고

하느님의 사랑에 참여하는 기쁨은

높은 온도에서 구워진 의지의 결과다.

 

성령의 뜨거운 열기가

너를 지배하려는 의지를 잠재우기까지

오늘도 고난의 봇짐을 싸고 길을 나선다.

 

나의 의지를 구워내려는 하느님의 의지에 나를 내어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열이 발생할까?

그래서 실험실 온도는 오늘도 여름날 한더위처럼 높겠지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8 정동 이야기 (6) 정동 이야기 6 - 성북동 신학원 건설 정동에 수도원 대지를 마련하여 수도원을 건축하고 이것이 공사만이 아니라 사용면에 있어서도 당시 한국 교회 수준에서 ... 이종한요한 2021.12.11 363
247 인간의 불완전 함을 선택하신 하느님 인간의 불완전 함을 선택하신 하느님   성탄절을 앞두고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나를 아는가?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면서 하느님을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자... 이마르첼리노M 2021.12.18 368
246 성탄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는 하나의 신비다. 성탄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는 하나의 신비다.   성프란치스코의 영적인 출발은 육화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수난의 사랑이었다. 수난의 사랑에서 출발하여... 이마르첼리노M 2021.12.19 393
245 육화의 겸손으로 태어난 하느님의 사랑 육화의 겸손으로 태어난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가난하심과 낮추심이 육화의 겸손한 말씀으로 이 땅에 오셨다. 위대한 사랑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으... 이마르첼리노M 2021.12.23 627
244 나의 어둠을 밝히시는 빛 나의 어둠을 밝히시는 빛   “모든 것은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말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생겨난 모든 것이 그에게서 생명을 얻었으며 그 생명은... 이마르첼리노M 2021.12.27 444
243 정동 이야기 (7) 정동 수도원 이야기(7) -  언어학원 명도원 정동에 수도원 건축을 결정했을 때 건축 계획안에는 언어학원 설립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고 로마의 승인도 마친 ... 이종한요한 2021.12.28 371
242 시간의 흐름 속에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중간에 서 있습니다. 송년과 새해가 만나는 시간에 창조된 세계에서 새로운 창조를 바라봅니다.   우리를 위해 세... 이마르첼리노M 2021.12.31 303
241 어둠 속에 있는 이들과 함께 드리는 새해의 기도 어둠 속에 있는 이들과 함께 드리는 새해의 기도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나로 넘치고 나에게 갇혀 부르짖으오니 주여, 나와 함께 하소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02 322
240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는 것처럼 창조하신 존재들을 바라보고 그분께서 그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그들을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05 347
239 공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공현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   “자기가 하느님 안에서 산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1요한 2,6)   하느님과 연결된 사람... 이마르첼리노M 2022.01.06 386
238 의존의 진리는 연결 의존의 진리는 연결 창조주의 사랑에 의존했던 내가 의존에서 벗어나려 반항하다가 자만이 저지른 단절의 죄,   하느님으로부터 소외되고 너로부터 소... 1 이마르첼리노M 2022.01.08 320
237 새 창조의 길 새 창조의 길   복음은 행동이 수반된 언어입니다. 행동하는 자비가 없는 설교나 우리 자신이 기쁜 소식이 되지 않는다면, 기쁜 소식이라고 설교해도 듣는... 이마르첼리노M 2022.01.11 359
236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기쁨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사는 기쁨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함께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15,11)   젊은 시절에... 이마르첼리노M 2022.01.14 395
235 정동 이야기 (8) 정동 수도원 이야기 (8)  아름다운 기억 그동안 정동 수도원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치면서 프란치스칸 영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게 되었는데 그중... 이종한요한 2022.01.15 441
234 권위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권위는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나 자신이 되어 가는 것이고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내는 것이다.   내 존재... 2 이마르첼리노M 2022.01.19 371
Board Pagination ‹ Prev 1 ...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