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는 아버지의 일을 하시고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선하심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창조를 통해 당신의 선하심과 아름다움을
당신의 창조를 통해 피조물 안에 심어놓으셨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때부터 창조물을 통하여
당신의 영원하신 신성과 같은 보이지 않는 특성을 나타내 보이셔서
인간이 보고 깨달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로마 1, 20)
우리가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면
하느님을 반영하는 거울로써 관계를 형성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인간적인 것을 하느님이 싫어하실 리가 없다.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것을 통해 일하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성급하게 하느님을 옹호하려 들다가
옹졸하고 무자비한 하느님을 만들어 낼 때가 있다.
하느님을 우리의 범주 안에서만 이해하려다
우리의 생각을 훨씬 초월한 하느님을 놓치고 만다.
하느님을 경외해야 한다는 이유로
수많은 부정적인 하느님의 이미지를 심어놓았다.
처벌과 보상의 논리로 하느님을 가두었다.
희생을 강요하시는 하느님
바치지 않으면 주시지 않는 하느님
철저하게 지키지 않으면 벌주시는 하느님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은 무자비한 하느님이 아니시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하느님은
자비로우신 아버지이시다.
용서하시는 아버지이시다.
돌보아주시고 기다리시는 분이시다.
우리의 악행을 견디시는 분이시다.
자비의 품으로 품어 안으시는 분이시다.
허용하시는 분이시다.
가난하고 겸손하신 분이시다.
우리를 통해 창조 활동을 계속하시는 분이시다.
그리스도 예수의 말씀을 통해 깨닫게 하시는 분이시다.
피조물의 속에 당신의 아름다움을 감추시는 분이시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도구로 삼아 당신의 자비와 선하심이
우리의 관계 속에 흘러가도록 하신다.
삼위일체의 사랑에 우리가 행하는 선으로 참여하도록 초대하시는 분이시다.
당신의 자유로 우리의 자유를 구원하시는 분이시다.
생명의 물로 우리를 기르시는 분이시다.
생명의 빵으로 우리를 먹이시는 분이시다.
당신의 고난으로 우리의 고난을 부축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당신의 힘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보다 당신의 무력함으로 구원하신다.
그분은 당신께만 희망을 두는 소수의 남은 자들을 통해 일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의 시계는 언제나 지금이다.
언제나 지금 동행하고 동반하고 부축하고 함께 하시는 분이시다.
아버지로서 아버지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아버지의 일은 자녀들을 돌보시는 일이다.
우리의 업적이나 공로와 상관없이 사랑하시며
아무런 조건 없이 악한 사람이나 선한 사람이나
똑같이 햇빛과 비를 내려주시는 아버지시다.
그분의 관심사는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이고
자유롭게 서로를 돌보며 즐겁게 사는 모습을 즐겨하시는 분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