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성녀 클라라의 축일을 준비하는 9일 기도 중 여섯 번째 날로
주제는 그리스도의 정배인 성녀 클라라이고,
그의 정결에 대해서 묵상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얘기하면 저는 성녀 클라라가 그리스도의 정배였다는 것과
그래서 정결에서 뛰어난 성녀였다는 것에 대해 별로 강조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인데 그것은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정배보다 더 중요하고,
그래서 정결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성녀 클라라가 그리스도의 정배로서 정결을 잘살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고 그래서 이 점을 강조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성녀 클라라도 자신은 물론 클라라의 자매들이 그리스도의 정배로서
주님께 온전한 사랑을 드려야 함을 강조하였고
그래서 온전한 사랑을 강조하며 편지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대는 이 거짓되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세상을 사랑하는 눈먼 자들에게
올가미를 씌우는 모든 것들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그대에 대한 사랑 때문에
당신 자신 전부를 내어 주신 그분을 온전히 사랑하십시오."
이는 성 프란치스코의 영향이 역력합니다.
프란치스코나 클라라 모두 정결을 갈림 없는 사랑 또는 나뉨 없는 사랑으로
생각하고 우리에게 자신을 전부 주신 분에게 전부를 내어드리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도 같은 내용의 권고를 합니다.
"여러분에게 당신 자신 전부를 바치시는 분께서 여러분 전부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여러분의 것 그 아무것도 여러분에게 남겨 두지 마십시오."
그러기 위해 클라라도 프란치스코처럼 세상 것을 멸시하라고 합니다.
프란치스코는 마음의 정결과 주님 관상에 대한 권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진정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은 지상의 것들을 멸시하고 천상의 것들을
찾으며, 살아 계시고 참되신 주 하느님을 깨끗한 마음과 정신으로
항상 흠숭하고 바라보는 일을 그치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 세상 것에 대한 염세주의적인 멸시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것과 이 세상 것들은 그 급이 다르고, 그래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도 그 급이 달라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클라라는 정결과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언급을 하는데
프라하의 아네스에게 보낸 두 번째 편지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분을 사랑할 때 그대는 정결하고,
그분을 만질 때 그대는 더욱 깨끗해지며,
그분을 맞아들일 때 그대는 동정녀입니다.“
이 말은 클라라의 독창적인 생각이 아니라 동정녀 아네스 축일 찬가에
나오는 것이지만 클라라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정결이 그리스도의 정배가 되기 위한 정배이기는 하지만
정결하기에 그리스도의 정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사랑하고 그리스도의 정배가 되었기에 정결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중에 결혼하지 않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정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주님을 사랑하지 않고 그래서 주님의 정배가 아닌 독신주의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결을 살더라도 클라라가 얘기한 것처럼
주님의 정배가 되기 위하여 정결해야 할 것이며
주님의 정배가 됨으로써 참으로 정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결과 관련하여 더 중요한 언급을 클라라는 합니다.
오늘 읽은 성녀 아네스에게 보낸 셋째 편지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동정녀께서 그분을 낳으셨고, 낳으신 다음에도 동정녀로 남으셨습니다.
동정녀께서는 당신의 거룩한 태중인 작은 봉쇄 안에 그분을 모셨고,
처녀의 품으로 안으셨습니다."
이 얘기를 통해 마리아는 동정녀일 뿐 아니라 어머니었고,
주님의 정배일 뿐 아니라 주님의 어머니셨음을 얘기합니다.
내가 주님의 정배가 되는 것 뿐 아니라
주님의 어머니가 되어 주님을 세상에 낳아주는 존재입니다.
이것은 프란치스코가 신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권고한 내용과 일치합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신실한 영혼이 주님께 결합될 때 우리는 정배들입니다.
신성한 사랑과 순수하고 진실한 양심을 지니고 우리의 마음과 몸에 그분을
모시고 다닐 때 우리는 어머니들입니다. 표양으로 다른 이들에게 빛을
비추어야 하는 거룩한 행위로써 우리는 그분을 낳습니다.“
그러므로 클라라 축일을 지내며 우리는
나만 주님을 사랑하고 나만 주님의 정배가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님의 어머니가 되어 이웃을 위해 주님을 낳아주고
이웃도 주님의 정배가 되도록 정결한 사랑을 더욱 확장시켜야 하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감수, 감당, 감내하는 삶)
http://www.ofmkorea.org/376592
18년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내 머무는 곳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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