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1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관계적 변화로 나아가게 하는 삶

 

우리의 믿음은 하느님을 사랑하려는 의지보다

하느님으로부터 그때그때 사랑받고 있음에 대한 확신과

그에 합당한 응답으로 시작하지 않았고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이고, 바쳐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먼저 배웠다.

기도와 희생과 제물을 바치지 않으면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지 못할 것처럼 배웠다.

우리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복음에서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발견하는 삶보다

사목자들의 교리와 강론, 선배 교우들의 전통과 삶에 의존해 왔다.

특히 요즘에는 가톨릭교회의 근본주의가 성모님의 메시지와 더불어

사적 계시를 받았다고 하는 이들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리스도 예수의 말씀과 모범보다 기도에 따른 은사들을 중요시하게 되었고

보편적 구원보다 개인의 구원과 개인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면서 한시도 편할 날이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자신이 바치는 기도의 양과 희생의 정도에 따라 하느님이 반응하는 것처럼

하느님을 매우 인색하고 쩨쩨한 분으로 만들었다.

바치지 않으면 안 주시고, 조금 바치면 조금 주며

많이 바치면 많이 주시는 하느님으로 바꾸었다.

그것은 예수께서 알려주신 아버지 하느님이 아니고 우리가 만들어낸 하느님이다.

그 결과 사랑이신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의 신앙은 받은 사랑에 응답하는 신앙이지 무엇인가를 바쳐서 얻은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우주 만물을 돌보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도와 희생,

업적과 공로와 상관없이 당신의 일을 하시는 아버지이시다.

 

삶의 여백과 자유를 잃어버린 사람들,

관계적 선보다 혼자만의 구원에만 힘쓰다 보면 영적 불구가 된다.

교회에는 영적인 부상자들이 많다.

기도할 시간은 있어도 가까운 가족과 이웃을 돌보거나 보살필 시간은 없으며

본당에서 봉사할 시간은 있어도 자신의 삶을 가꾸고 돌아볼 기회는 없다.

 

우리는 예수께서 알려주신 하느님만 알 수 있다.

하느님에 대한 왜곡된 정보는 사람이 만들어낸 하느님이다.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에 자신의 삶을 쏟아붓는 이들은

하느님을 종교심이라는 틀에 가두었다.

종교심은 믿음도 신앙도 아니다. 급할 때 찾는 어떤 대상일 뿐이다.

예수께서 알려주신 하느님은

인간이 만든 상선벌악과 인과응보의 틀에 갇혀계실 수가 없다.

 

응답하는 신앙만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응답은 먼저 자신 안에서부터 내적 변화로 시작한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하시는 것처럼 자기 몸을 가꾸고 보살핍니다.”(에페5,29)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는 노력과

위생적으로 깨끗하고 정갈하고 단정한 의복과 몸가짐,

깔끔하게 청소하고 잘 정돈된 실내, 잘 닦인 창,

여백이 있는 공간배치, 편리하면서도 꼭 필요한 기구들,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조촐한 식탁과 정성껏 만든 음식,

누군가가 찾아오면 최상으로 환대하려고 준비된 다과,

깨끗한 주변 환경, 시간적 여유와 공간적 여유와 쉼 등

아름답게 가꾸어 가는 자신의 삶이 빛나면 아버지의 이름을 빛낼 수가 있다.

그 누구도 이런 것들이 응답하는 신앙의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먼저 자신이 변화되지 않으면

관계의 변화로 나아갈 수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마태 9.13)

타인을 지배하기 위하여 과도하게 소모하는 에너지는 낭비하는 에너지다.

신앙은 경쟁으로 쟁취하는 삶이 아니다.

기도의 양으로 경쟁하고, 봉사의 양으로 경쟁하고,

희생의 양으로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다.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싸워야 할 원수들이 많이 생긴다.

사랑은 동등한 관계에서 시작되고 성장하며 확장되는 선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하기 위하여 산다.

예수께서 주신 계명은 사랑의 계명이기 때문이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따르라고 하셨지 예배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기도와 미사, 전례에 참석하고 많은 양의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 것이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사랑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며 행동하는 자비다.

 

이렇듯 응답하는 신앙은 자신의 변화로 시작하여 관계의 변화로 나아간다.

하느님과 연결되고 이웃과 연결되고 피조물과의 연결이 하느님 나라의 초석들이다.

연결이 없는 감옥에서 혼자만 살아가는 사람은 외롭고 공허하고 어둡다.

응답하는 신앙으로 나아가려는 이들이 얼마나 복된가?

 

응답하는 신앙으로 내 삶이 빛나면

아버지의 이름이 빛나고

아버지의 나라를 지금 여기로 옮기며

아버지의 뜻이 나를 통하여 관계적 선으로 꽃핀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0 그림그리기 - 내 인생의 오후에 그림 그리기 – 내 인생의 오후에 - 내 인생의 오후를 그려본다. 내 삶과 기억 속에는 노인들과 살아온 경험이 많다. 서울 시립병원의 결핵 환자들 산청 성심원의... 이마르첼리노M 2014.12.22 1546
1209 그림으로 그려보는 기도 그림으로 그려보는 기도   정직하고 겸손한 과정 그리움의 원천 추상 아닌 구체적 현실 형태가 없는 현존 말 너머의 말 마주 보는 눈빛   허용과 역설... 이마르첼리노M 2019.07.15 677
1208 그물을 버리는 어부들 그물을 버리는 어부들   사랑과 안정의 토대를 주는 가족 그 안정을 넘어설 때 하느님과의 연결을 찾는다. 그러나 안정을 주지도 않고 하느님과의 연결도 ... 이마르첼리노M 2019.11.04 451
1207 그분은 그분은   새해도 하루가 지났다 겨울 속에 봄인가 하느님을 만나러 갔다   그분은 어린 냉이의 초록 끝에 맺힌 아침이슬로 빛나고 계셨다   ... 이마르첼리노M 2017.01.02 846
1206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 인식의 얼굴들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 인식의 얼굴들   사랑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동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사랑으로 인...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2 363
1205 기도 기도 바르고 솔직한 마음 주님의 것을 돌려드린 마음 자신의 힘을 내려놓은 마음 자신의 뿌리와 한계를 아는 마음 주님의 영께서 활동하시도록 가난한 빈자리를 ... 3 이마르첼리노 2010.10.11 6477
1204 기도 (나에 대한 하느님의 갈망과 하느님에 대한 나의 갈망이 만남) 기도 (나에 대한 하느님의 갈망과 하느님에 대한 나의 갈망이 만남)   기도하고 싶은 갈망은 어디서 오는가?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적에 결핍과 한계를 느껴서 신... 이마르첼리노M 2023.05.08 364
1203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는 것처럼 창조하신 존재들을 바라보고 그분께서 그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그들을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05 348
1202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을 바꾼다. 기도는 기도하는 사람을 바꾼다.   내가 믿는 하느님 나라는 신과 인간이 한 곳에 공존하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나라는 사후에 오게 될 나라라기... 1 이마르첼리노M 2020.02.17 456
1201 기도와 관상의 성찰 기도와 관상의 성찰   장차 있을 보상과 처벌에 연결된 하느님 나라와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의 말씀은 어떻게 다른가?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 이마르첼리노M 2020.02.28 461
1200 기도와 단식과 자선의이해 기도와 단식과 자선의 이해   오늘 교회는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종교적 신심을 전해준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오늘 들은 복음은 기도와 단식과 자선에 관한 이야...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2 419
1199 기만(欺瞞) 기만(欺瞞)   오를 때는 빨리 내릴 때는 천천히 몸무게 같은 기름값   겉은 매끄럽고 윤이 나고 반짝이는 중고차 영업사원   포장 전문 업체 사... 이마르첼리노M 2020.04.07 443
1198 기쁨 기쁨 새벽에 잠깨면 벌써 술렁이는 마음 연한 슬픔이 연초록 끝에 이슬처럼 달려있다. 아디서 온 것일까 누구에게 온 것일까 밤낮 속으로만 자라더니 이제는 어... 이마르첼리노M 2014.06.16 2403
1197 기쁨 기쁨   창조주의 손길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눈 안에서만 피는 꽃   하느님과 너와 피조물 관계에서 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말할 수 없고 ... 2 이마르첼리노M 2021.05.15 441
1196 기쁨 (축성생활의 날에) 기쁨 1   새벽에 잠깨면 벌써 술렁이는 마음 연한 슬픔이 연초록 끝에 이슬처럼 달려있다.   어디서 온 것일까 누구에게 온 것일까   ... 이마르첼리노M 2021.02.02 447
Board Pagination ‹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