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지난봄 저의 제자가 젊은 나이에 죽었을 때
저는 제 일생을 통틀어 제일 많이 울었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보다도 더 많이.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오늘 바오로 사도 말씀을 들으면서 그때 그렇게 슬펐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저의 제자가 죽은 것은 이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희망하던 대로
하느님께로 돌아간 것이라는 믿음은 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나
얼마 전 제 동창 신부가 죽었을 때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 슬픔은 믿음과 희망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가 죽은 것은 우리를 떠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로 간 것이며
희귀 암으로 고통스러웠던 몇 년을 생각하면 오히려 고통을 끝낸 것이니
슬퍼할 일이 아니라 기뻐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울었던 것은 슬픔이라기보다는 서러움이었습니다.
그의 삶이 서러웠습니다.
일찍 죽은 것이 슬픈 것이 아니라
이 세상 고생만 하다가 죽은 것 같아서 서러웠던 것입니다.
아니, 고생만 하고 행복은 없었던 것 같아서 서러웠습니다.
그러니 이 서러움 안에는 저 세상에서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행복했기를 바라는 그 바람이 있었던 거지요.
그런데 제 제자가 이 세상에서도 행복했기를 바라는 것은
물론 제자에 대한 저의 사랑 때문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것은 저의 희망과 기쁨과 행복이
아직도 초월적이지 못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천국의 행복을 향한 희망이 이 세상 모든 고통과 불행을
뛰어넘게 할 정도의 희망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때문인지
그 부끄러움이 더 큽니다.
김대건 신부님은 제 제자보다 훨씬 일찍 돌아가셨지요.
생각해보십시오. 25년을 사시고 돌아가셨습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고통은 제 제자보다 훨씬 컸지요.
가족이 풍비박산이 되고 일생이 고통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김대건 신부님이 불행하셨습니까?
김대건 신부님이 당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하셨을까요?
김대건 신부님이 남긴 글들과 행적을 보면 불행의 흔적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세상의 모든 고통과 불행을 초월케 한 것이 무엇이었겠습니까?
아무리 고통이 커도 당신이 하느님 사랑 안에 있다는 그 믿음이었고,
이 세상의 짧은 고통을 넘는 영원한 생명과 행복에 대한 희망이었지요.
그러므로 이 세상의 고통이 그렇게 서럽고 그래서 자기 연민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고통 가운데 있지만 하느님 사랑 안에 있다는 체험이 없다는 표시요,
모든 고통을 초월케 하는 초월적 희망이 없다는 표시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의 죽음을 슬퍼함이 아무리 사랑일지라도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처럼 슬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주님 말씀과 함께 저도 서러워질 때가 와도서러워 하지 않게 되길 흐망합니다ㆍ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혀뿐 아니라 귀까지)
http://www.ofmkorea.org/379103
19년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정당함으로 당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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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하느님 앞에 있는 자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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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선입견이 열린 하늘을 막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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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신적인 근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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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귓전을 스치는 말씀이 아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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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만큼 분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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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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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보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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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의 담지자가 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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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말할 입도, 들을 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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