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2.10.24 09:35

가을 하늘과 구름

조회 수 30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온 누리에 평화

조석으로 선선하니 완연한 가을입니다.

간밤에 쏟아진 비로 덕수궁 돌담길에 떨어진 무수한 은행들을 보니

어김없는 결실의 계절임을...!

 

또한 가을은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외로움과 그리움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따스한 봄날이나 무성한 생육의 여름이 지나,

가을은 가을겆이가 끝난 들판처럼 자신을 버리고 비워야 할 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가을은 외로움과 그리움을 반추해 보는 것도

텅 빈 인생의 여백이야말로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지만,

파아란 가을 하늘의 구름이 되어 모아졌다 흩어지는 것처럼

이제는 훌훌 떨구어야 하는

파노라마 인생의 끝자락에 와 있는 허허로움도 그리 싫지는 않습니다.

 

오늘 동작동 현충원으로 모처럼 발길을 옮겼습니다.

가끔 그곳엘 가면 3-11때까지 지낸 고향 시절이 진하게 배어나와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삼촌들과 함께했던 그리움들이

새록새록 떠지곤 합니다.

 

냇가에 자란 거목 미루나무가 파아란 하늘의 흰구름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묵묵히 지내온 세월만큼이나 거룩해 보였습니다.

흐르는 개울이 오랜 이야기를 꺼내어 재잘거리니...

거기에 메기, 미꾸라지, 붕어, 쏘가리,...게들이 신명난 아이들과 함께

어디에 있다가 이제 왔느냐 반갑게 맞이합니다.

 

현충원의 맨 위 공작봉쪽으로 오르면

거기에 자그마한 '지장사'란 절이 있어, 초교 1년때 소풍갔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땐 '화장사(華藏寺)'라 했는데, 어쩌면 호국영령을 모신 지역에다 시체를 화장하는 것과

연관이 되어선지 '지장사(地藏寺)'로 바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웅전 뜰 가로 훌쩍 세월의 키를 먹은 보리수가

여전히 내려다보며 반가와합니다.

 

한 해가 다르게 너무나 빠르고 쉽게 변모하는 서울에서

그래도 내 고향, 동재기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어서

언제 와도 폭은한 마음의 쉼터가 되어 줍니다.

 

내가 살던 집터를 어림잡아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바로 아랫집에 살던 기철이 형제가 "노올-자!"하며 뛰어 나옵니다.

여자 친구 경례는 공기놀이를 하자고 보챕니다.

이야기꾼 보선 엄마의 구수한 옛날 얘기가 주저리주저리 들려 옵니다.

보선네 암닭이 우리 집 부엌 광에다 알을 낳고는 "꼬꼬뎃-"거리면

고 따스한 체온 그대로 호르륵 마셔버립니다.

 

사실 현충원(지금)이 아닌 동재기(과거)는

이름만 바뀌었을 뿐 내 고향 그대로인 것을...!!!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1. No Image

    아란자쯔의 노오란 달팽이

    T 평화가 온 누리에... 바스크 형제님들의 고향 수도원이 바로 스페인의 북서쪽에 위치한 아란자쯔란 곳에 있지요. 루루드와 멀지않은 우람한 산맥에 자리하고 있어 우리나라 산들이 아기자기하다면 그곳 산들은 그야말로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육산이라고 할...
    Date2012.06.13 By김맛세오 Reply0 Views3186
    Read More
  2. No Image

    텃밭 가꾸기

    T 평화의 세상 정동으로 옮겨 온 이후 제일 먼저 손을 댄 것이 정원의 잔디밭입니다. 잔디만 심어 놓고는 전혀 관리가 되지 않은 터라 풀들이 제 세상 만나 잔디는 그 틈바구니에서 겨우 보일둥 마는둥 거의 전멸상태에 있었습니다. 잔디를 살릴려고 매일 조석...
    Date2012.06.19 By김맛세오 Reply0 Views3282
    Read More
  3. No Image

    게으름의 변명

    T 평화를 빌며... 혼인이 많은 주말이면 늘상 수도원 정원으로 와 2-3일씩 묵어가는 행려자가 있습니다. 30대 중반쯤으로 겉보기엔 체격이 아주 건장해 보이는 사람입니다. 틈만 나면 풀을 뽑고있는 저의 모습이 그에겐 이상하게 비쳤던지 하루는 이렇게 질문...
    Date2012.06.27 By김맛세오 Reply0 Views3810
    Read More
  4. No Image

    삶을 아름답게 하는 이웃들

    T 평화/ 선 사노라면 제 주변에 몇 안되는 친밀한 이웃들이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친밀해지면 당연히 행복지수도 높아짐을 분명히 의식하게 되니, 그런 이웃들이야말로 상대방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는 인생의 동반자임에 틀림없습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
    Date2012.07.03 By김맛세오 Reply0 Views3103
    Read More
  5. No Image

    할아버지의 손자 사랑

    T 온 누리에 평화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10여년을 살았던 흑석동보다는 초교 3학년 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낸 지금의 '현충원' 자리를 단연 내 고향이라 하겠습니다. 요즘처럼 가뭄이 심할 무렵, 청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릴라치면 심중팔구 비가 오리라는 ...
    Date2012.07.03 By김맛세오 Reply0 Views3853
    Read More
  6. No Image

    공감(共感) 이야기

    T 평화와 선 오늘 복음 말씀- 예수님께서 한 과부의 죽은 아이를 살리 주시는 이야기- 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예수님께서 얼마나 측은지심이 많은 분이신지를 깨닫게 하는 대목입니다. 남편을 여인 채 애지중지 키워 오던 아이가 죽었으니, 그 ...
    Date2012.09.18 By김맛세오 Reply0 Views2970
    Read More
  7. No Image

    나의 사랑- 인왕산!

    T 평화와 선 지난 주말인 토요일엔 매일 미사에 나오시는 다윗 형제님의 권유로 오랫만에 인왕산 등반을 제대로 하였습니다. 평소 저녁 식사만 끝나면 가는 단골 코스와는 달리 그날은 반대편 쪽으로 올랐는 데, 내려다 보이는 사방팔방의 서울...
    Date2012.09.18 By김맛세오 Reply0 Views3048
    Read More
  8. No Image

    T 평화/ 선 가장 멀리 있으면서도 늘 가장 가까이 내 안에 있는 별!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있으면서도 나의 한숨이기도 하고 나의 기쁨이기도 한 내밀의 나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신비의 별! 내가 딛고 있는 이 지구 또한 별일진...
    Date2012.09.26 By김맛세오 Reply0 Views2927
    Read More
  9. No Image

    가을 하늘과 구름

    T 온 누리에 평화 조석으로 선선하니 완연한 가을입니다. 간밤에 쏟아진 비로 덕수궁 돌담길에 떨어진 무수한 은행들을 보니 어김없는 결실의 계절임을...! 또한 가을은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외로움과 그리움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
    Date2012.10.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3014
    Read More
  10. No Image

    참, 감사해야 할 일들이 많아!

    T 온 누리에 평화 낮에 모처럼 손님(수녀님)이 오셨지요. 자투리 시간을 내어 바로 옆 개업 식당엘 들어갔답니다. 평소에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갈비탕이었지만 그런대로 맛나게 먹었습니다. 역시 맞은편에 안면이 있는 ...
    Date2012.10.24 By김맛세오 Reply0 Views315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