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에게 말씀하시는 마태오복음과 달리
오늘의 루카복음은 일반 군중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봅시다.
군중에게 말씀하시는데 군중 중에서도 어떤 군중에게 말씀하실까요?
그러니까 어린이나 젊은이에게 하시는 말씀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시대가 변화하는 것을 제대로 읽고 옳게 대처해야 할
어른들 또는 지도자급에 속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자살을 합니다.
학교 내 폭력 때문에 자살을 하기도 하고,
어느 지역의 경우는 공부의 압박이 너무 커 연쇄자살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문을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난 당사자들의 부모 대부분이
자기 아이들에게 그런 일이 있는 줄을 몰랐고,
자기 아이들이 그런 처지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줄 몰랐다는 겁니다.
자식이 죽고 나서야 알게 되었는데
죽고 나서 통탄할 자기 아이들의 상황을 왜 몰랐을까요?
자식을 사랑하지 않아서, 곧 관심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부모들 중에 그런 부모도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어찌 사랑치 않고 관심이 없어서 몰랐겠습니까?
아이들 시대가 바뀐 걸 몰랐고 바뀌고 있는 걸 몰랐기 때문입니다.
자기의 경험,
자기의 지식,
자기의 경험과 지식에 바탕을 둔 자기의 주장과 고정관념,
이런 것들에 갇혀 지금 아이들의 시대가 바뀌고 있음을 모르는 겁니다.
아이들이 볼 때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은 낡은 것인데
어른들이 아직도 힘은 틀어쥐고 있으며 낡은 것을 고집하는 겁니다.
그러니 세상을 다 아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것이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 같지만 사랑치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주님은 지도자들에게 했던 “위선자들”이라는 말을 군중에게도 하십니다.
이런 면에서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밖의 세상 돌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잘도 알고 있고,
밖의 정치인들이나 부모들이 잘못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저희 수도원의 젊은 형제들이
어떤 처지에서 뭘 생각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풍이 불고 꽃이 피는 것과 같이 객관적인 것은 잘도 볼 줄 아는데
정작 나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들은
저의 오래된 경험과 지식,
낡은 사고방식과 고정관념에 갇혀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지금도 생각하면 얼굴이 붉어지는 그런 잘못을
지난 십 수 년 간 참으로 수도 없이 저질렀고
지금도 “아차!”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모른다고 생각하면 알려고 들고 그래서 알게 될 텐데
안다고 생각하기에 알려고 들지 않고 그래서 모릅니다.
안다고 생각하기에 모르고
사랑한다고 생각하기에 사랑치 않는 그 위험에서 저를 구하소서!
제 모습 보여 지네요, 크고도 작게 보이는 나의가족 그리고 이웃
위선에서 벗어나 진실함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