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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2 05:59

나는 누구인가? (1)

조회 수 427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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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1)

 

전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몰랐습니다.

지금도 나는 내가 누구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내가 누구인지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하느님을 소유하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내가 하느님의 소유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신앙의 본질적인 질문이 하나씩 해결되었습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가를 발견하면 할수록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만들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로부터 사랑받는 존재는 인간과 다른 피조물과의 차이가 없습니다.

나는 탐욕이라는 다양한 이름의 중독증을 앓고 있었고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갈증은 커지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나의 이름과 평판을 위한 속임수의 덫에 걸려

그냥 존재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자존심과 체면이라는 것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

나는 내가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가를 몰랐습니다.

무엇인가를 하느님께 해 드려야만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고 있었기에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중노동에 가까운 기도와 희생을 바쳐야만 했습니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존재는

상을 받거나 벌을 받지 않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되며

희생이라는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거저 주시는 사랑으로 깊은 만족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온갖 꽃이나 나무들, 온갖 새들과 짐승들,

창조된 자연 생태계의 무수한 살아있는 생명을 살리시는 분께서

나도 돌보신다는 그런 믿음이 없었습니다.

창조된 생명을 끝까지 돌보시는 아버지의 자비와 선하심을 믿지 못하였습니다.

그것은 내가 무지에서 그랬고, 교회의 사목자들이 가르쳐 주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처음부터 배웠던 하느님은 무서운 분이셨습니다.

잘못할 때마다 벌을 주시는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복을 받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과 불안이 늘 따라다녔습니다.

미래에 받을 보상으로 하느님 나라의 행복을 가르치는 교회의 목자들은

지옥과 연옥이라는 틀로 나에게 겁을 주었습니다.

그로 인하여 지켜야 할 것들과 바쳐야 할 숙제들은 날로 커졌고 그 양도 늘어만 갔습니다.

인과 응보적이고 상벌제의 교리는 나를 거룩한 위선으로 끌고 갔습니다.

보이기 위한 동기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나는 이중 충실성이라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려는 이중 충실성은 실현 불가능한 현실이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출구 없는 감옥이었습니다.

거룩함을 내세워 저지르는 천박한 경외심은 나를 어둠의 세계로 안내하였습니다.

기쁨도 없고, 자유도 없으며, 평화가 없는 출구 없는 감옥은

그렇게 몇십 년 동안 나를 그 속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종교심이라는 틀은 신앙이 아니었습니다.


*** 나는 누구인가? (2)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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