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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의 얘깁니다.
백 종순 안젤로 수사님이 살아계실 때의 얘기지요.
정동 교육회관 성당의 십자가는 십자가가 없는 십자가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몸만 있고
예수님이 매달려 있어야 할 십자가는 없습니다.
어떻게 십자가에 십자가가 없느냐는 수사님의 지적에,
예술 작품이니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고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말씀드렸는데
오늘 새삼스럽게 그때 생각이 나고
이 문제를 생각하게 됩니다.

영어에는 "Cross"란 말이 있고, "Crucifix"란 말도 있지요.
Cross는 원래 예수님이 달려있지 않은 십자가이지만
Crucifix는 예수님이 못 박혀 있는 십자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십자가는 어떤 것입니까?
Cross입니까, Crucifix입니까?
영어로는 오늘이 "Exaltation of the Holy Cross"축일입니다.

그러니까 십자가 축일인데 “거룩한” 십자가의 축일입니다.
십자가는 절대 거룩한 것이 아닙니다.
거룩하기는커녕 죄인들을 매달던 죽음의 형틀이며
인간이면 누구나 끔찍하게 생각하는 저주스러운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 저주스런 것이 거룩한 것으로 바뀌었습니까?

모든 사람이 기피할 때는 저주스런 것이었는데
예수님께서 선택하여 매달리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기피할 때는 죽음을 가져오는 저주스런 것이었는데
예수님께서 선택하심으로 생명을 가져오는 것이 됐기 때문입니다.

실상 누가 십자가를 선택하겠습니까?
억지로라도 선택하지 않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사랑이 아니라면,
그것도 예수님의 사랑이 아니라면 아무도 지지 않을 십자갑니다.

요즘의 감성세대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은 피할 수 있어도 십자가를 선택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랑=자유로운 십자가 선택이라는 등식이 나옵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죽음의 형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선택하는 순간 자유로이
당신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자들과의 별리도 선택한 겁니다.
십자가를 선택하는 순간 자유로이
천대와 모욕, 조롱과 멸시도 선택한 것입니다.
십자가를 선택하는 순간 자유로이
못과 창으로 인한 5상만이 아닌
당신의 사랑과 선이 배반과 저주로 되돌아오는 상처도 받았습니다.
다 그럴 줄 알고 사랑으로 자유로이 선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모르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아니고
다 그럴 줄 알고 자유로이 선택하였기에
십자가 위에서 죽음이 죽고 모든 악이 사라졌습니다.
세 청년이 불가마 속에 있었지만 불이 털끝도 건드리지 못한 것처럼
제자들이 배반하였지 주님은 배반당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모욕하고 조롱하였지
주님은 모욕당하지 않고 조롱당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상처를 주었지 주님은 상처를 받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이 죽였지 주님은 죽지 않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요,
죽는 것이 사는 것이라는 십자가의 이치를 우리에게 깨우치시고
우리로 하여금 이제 십자가에 달려 그리스도와 함께 죽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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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10.09.14 08:53:22
    그렇습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요,
    죽는 것이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십자가의 이치이고
    인생에는 지름길은 없다는 것,

    문득,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졸병의 과정을 거쳐야 대장이 된다.'는 말,

    그러니 지지 않으려고,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지혜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습니다.

    어제 이태석 신부님의 영상물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세상에는 꿈만 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꿈을 현실화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꿈만 꾸는 사람인가 아니면
    꿈을 현실화 시켜가는 사람인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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