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39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죄 많은 여인이 용서를 받는 오늘 루카복음의 얘기는
다른 복음들과 다릅니다.
우선 다른 복음들은 다 예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의 사건으로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루카복음은 공생활 초기의 사건이고
예루살렘 근처 베타니아가 아니라 가파르나움 어디이고
시몬이라는 사람도 마태오와 마르코에서는 나환자로 나오는데
루카복음에서는 바리사이로 나옵니다.
그러니 옥합을 깨트려 비싼 향유를 예수님 발에 바른 것은 같지만
이 얘기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가 다릅니다.

다른 복음들에서 여인은 그저 한 여인이거나
마르타와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입니다.
루카복음에서처럼 이름난 죄녀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다른 복음의 여인들은
죽음을 앞 둔 예수께 사랑을 드린 여인들이었지만
루카복음의 죄녀는 예수님으로부터 용서의 사랑을 받은 여인입니다.
다른 복음에서는 그 비싼 향유를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더 유익한 쓰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지만
루카복음에서는 향유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께서 불결한 죄녀와 상종을 한다고 비판을 받습니다.

여기서 루카복음의 중요한 주제가 또 드러납니다.
당시 모든 사람들, 특히 바리사이와 율사들은
죄인은 벌 받아 마땅하고 멀리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데 비해
예수님만은 죄를 씻음으로 죄인이 용서받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죄를 씻되 스스로 씻으라고 다른 사람들은 요구만 하는데 비해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씻게 하여주십니다.

지난 여름 전철을 탔는데 제가 자리에 앉으니
옆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저를 피해 슬쩍 자릴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몸에서 땀 냄새가 나나, 음식 냄새가 나나 신경이 쓰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매우 서운하면서도 괘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사 냄새가 난다 하더라도 그렇게 즉시 내색을 하나 하고요.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였습니다.
서울역에 갈 때 노숙자들을 피해갔던 제가 부끄럽고
제가 나이 먹어 몸에서 냄새가 더 많이 나면,
사람들이 피하고 찾아오지 않을 텐데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제도 매주 가는 노인 시설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치매에 걸린 할머니들의 몸에서 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코가 묻은 아이의 코를 씻어주는 어미와 할머니의 마음이
왜 노숙자와 노인에게는 잘 들지 않는 것일까?
왜 아이의 코는 더러워도 예쁜데 어른의 코는 그렇지 않을까?
죄보다 더 큰 사랑이 있어야 죄를 씻어주고 죄인을 용서할 수 있듯이
어른보다 훨씬 더 큰 어른의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근자에 이렇게 옹졸했던 마음이 확장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형제들의 아주 작은 잘못까지도 사사건건 시비 거는 마음이 들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요구를 속으로 하던 저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일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묵상을 하다
자기중심적이고 그래서 옹졸해진 저를 발견하고는 마음을 바꿨습니다.
형제들이 내 마음에 들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형제들 뒷바라지 해야지
씻으라고 요구하지 말고 씻어줘야지 이렇게 마음을 바꾸니
내가 씻어줄 수 없을 정도로 컸던 잘못이 작은 잘못으로 바뀌고
마치 할머니가 손자 코 씻어주듯이 씻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제가 씻어주는 것이 아니고
저는 그냥 사랑할 뿐입니다.
왜냐면 사랑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씻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받으면 더 사랑 받기 위해서
스스로 씻고 더 나아가 화장까지 합니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진다고 하지요.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이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씻지 않고
덕으로 단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죄녀는
주님 사랑의 멱을 감고 자기 죄 씻었음을
옥합을 깨트리고
그 비싼 향유로 예수님 발 씻음으로 드러내며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고
씻김을 씻어드림으로 보답하는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9.16 11:10:46
    하느님 안에서 사랑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아름답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낳으니
    이제라도 열씸히 사랑 해야 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9Jun

    부활 7주 목요일- 하느님 사랑 안에서만

    “저는 그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알려 주었고 앞으로도 알려 주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저도 그들 안에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어제는 수녀원 강의를 마치고 질의응답을 하는데 한 분이 수녀님들이 서로 간에 칭찬하는 ...
    Date2011.06.09 By당쇠 Reply1 Views772
    Read More
  2. No Image 03Jun

    부활 6주 금요일- 장강(長江)의 작은 일렁임처럼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會者定離.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도 있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 말은 좋아서 ...
    Date2011.06.03 By당쇠 Reply4 Views834
    Read More
  3. No Image 02Jun

    부활 6주 목요일- "조금 있으면"을 잘 살아야!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조금 있으면”이 경우에 따라 참 많이 다릅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조금 있으면 근심이 기쁨으로 바뀐다는데,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의사가 얘...
    Date2011.06.02 By당쇠 Reply1 Views802
    Read More
  4. No Image 01Jun

    부활 6주 수요일- 모든 것이 내 거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이 말씀은 잃었던 아들의 비유에서 아버지가 큰아들에게 “내 것이 다 네 것이 아니냐?”고 한 말이 생각나게 합니다. 이 비유에서 보면 큰아들뿐 아니라 작은 아들도 아버지 것이 다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지 ...
    Date2011.06.01 By당쇠 Reply0 Views1307
    Read More
  5. No Image 31May

    복되신 마리아의 방문 축일- 만남이 성사다.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성모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엘리사벳이 임신했다는 천사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Date2011.05.31 By당쇠 Reply0 Views891
    Read More
  6. No Image 30May

    부활 6주 월요일- 진리이신 영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요한복음에는 다른 복음에는 없는 진리란 말이 많이 나옵니다. 다른 복음의 수난기에는 없지만 요한복음의 수난기에는 빌라도가 “진리가 무엇인가?”하고 묻습니다. 진리란 존재와...
    Date2011.05.30 By당쇠 Reply3 Views892
    Read More
  7. No Image 29May

    부활 제 6 주일- 영원하신 주님의 사랑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떠나십니다. 제자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시는 것입니다. 떠나...
    Date2011.05.29 By당쇠 Reply1 Views99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16 1117 1118 1119 1120 1121 1122 1123 1124 1125 ... 1355 Next ›
/ 135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