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126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죄 많은 여인이 용서를 받는 오늘 루카복음의 얘기는
다른 복음들과 다릅니다.
우선 다른 복음들은 다 예수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의 사건으로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루카복음은 공생활 초기의 사건이고
예루살렘 근처 베타니아가 아니라 가파르나움 어디이고
시몬이라는 사람도 마태오와 마르코에서는 나환자로 나오는데
루카복음에서는 바리사이로 나옵니다.
그러니 옥합을 깨트려 비싼 향유를 예수님 발에 바른 것은 같지만
이 얘기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가 다릅니다.

다른 복음들에서 여인은 그저 한 여인이거나
마르타와 라자로의 동생, 마리아입니다.
루카복음에서처럼 이름난 죄녀가 아닙니다.
그러니까 다른 복음의 여인들은
죽음을 앞 둔 예수께 사랑을 드린 여인들이었지만
루카복음의 죄녀는 예수님으로부터 용서의 사랑을 받은 여인입니다.
다른 복음에서는 그 비싼 향유를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더 유익한 쓰지 않는다고 비판을 받지만
루카복음에서는 향유의 문제가 아니라
예수께서 불결한 죄녀와 상종을 한다고 비판을 받습니다.

여기서 루카복음의 중요한 주제가 또 드러납니다.
당시 모든 사람들, 특히 바리사이와 율사들은
죄인은 벌 받아 마땅하고 멀리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데 비해
예수님만은 죄를 씻음으로 죄인이 용서받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죄를 씻되 스스로 씻으라고 다른 사람들은 요구만 하는데 비해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씻게 하여주십니다.

지난 여름 전철을 탔는데 제가 자리에 앉으니
옆에 앉아있던 아가씨가 저를 피해 슬쩍 자릴 옮기는 것이었습니다.
몸에서 땀 냄새가 나나, 음식 냄새가 나나 신경이 쓰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매우 서운하면서도 괘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사 냄새가 난다 하더라도 그렇게 즉시 내색을 하나 하고요.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하였습니다.
서울역에 갈 때 노숙자들을 피해갔던 제가 부끄럽고
제가 나이 먹어 몸에서 냄새가 더 많이 나면,
사람들이 피하고 찾아오지 않을 텐데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제도 매주 가는 노인 시설에 가서 미사를 봉헌하였는데
치매에 걸린 할머니들의 몸에서 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코가 묻은 아이의 코를 씻어주는 어미와 할머니의 마음이
왜 노숙자와 노인에게는 잘 들지 않는 것일까?
왜 아이의 코는 더러워도 예쁜데 어른의 코는 그렇지 않을까?
죄보다 더 큰 사랑이 있어야 죄를 씻어주고 죄인을 용서할 수 있듯이
어른보다 훨씬 더 큰 어른의 마음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입니다.

근자에 이렇게 옹졸했던 마음이 확장되는 체험을 하였습니다.
형제들의 아주 작은 잘못까지도 사사건건 시비 거는 마음이 들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는 요구를 속으로 하던 저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주일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묵상을 하다
자기중심적이고 그래서 옹졸해진 저를 발견하고는 마음을 바꿨습니다.
형제들이 내 마음에 들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형제들 뒷바라지 해야지
씻으라고 요구하지 말고 씻어줘야지 이렇게 마음을 바꾸니
내가 씻어줄 수 없을 정도로 컸던 잘못이 작은 잘못으로 바뀌고
마치 할머니가 손자 코 씻어주듯이 씻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제가 씻어주는 것이 아니고
저는 그냥 사랑할 뿐입니다.
왜냐면 사랑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씻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받으면 더 사랑 받기 위해서
스스로 씻고 더 나아가 화장까지 합니다.
사랑을 하면은 예뻐진다고 하지요.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이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씻지 않고
덕으로 단장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죄녀는
주님 사랑의 멱을 감고 자기 죄 씻었음을
옥합을 깨트리고
그 비싼 향유로 예수님 발 씻음으로 드러내며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고
씻김을 씻어드림으로 보답하는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9.16 11:10:46
    하느님 안에서 사랑은
    가을 하늘처럼 맑고 아름답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낳으니
    이제라도 열씸히 사랑 해야 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9Oct

    연중 27주 토요일-하느님을 행복하게 하는 아기들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남자가 맛볼 수 없는 행복이 여러 가지이지만 그 중에 하나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자주 얘기지만 그런 여자, 아니 엄마가 저는 부럽습니다. 그래서 남자나 ...
    Date2010.10.09 By당쇠 Reply2 Views967
    Read More
  2. No Image 08Oct

    연중 27주 금요일-영으로 강한 사람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악령 들린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들은 악령을 두려워하면서도 노상 악령 얘기만 합니다.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보통 악한 것의 특징 중에 하나가 사로잡는 것입니다. 수없이 많은 아름다운 존재들...
    Date2010.10.08 By당쇠 Reply2 Views1074
    Read More
  3. No Image 07Oct

    연중 27주 목요일-간절함이 겸손을, 겸손이 사랑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 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주님께서는 가끔 우리의 보통 생각을 뛰어넘는 말씀을 하십니...
    Date2010.10.07 By당쇠 Reply1 Views1044
    Read More
  4. No Image 06Oct

    연중 27주 수요일-기도하는 법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주십시오.” 음악성이 있는 사람이 있지요. 선천적이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 해도 배우지 않고 피아노를 잘 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은 예외 없이, 무엇이...
    Date2010.10.06 By당쇠 Reply2 Views1186
    Read More
  5. No Image 05Oct

    연중 27주 화요일-필요한 것은 야쿠르트 하나 정도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주님의 대부분의 말씀이 그러하지만 이 말씀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지당하신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전에는 아무리 하느님과 일치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하신 말씀이라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
    Date2010.10.05 By당쇠 Reply4 Views919
    Read More
  6. No Image 04Oct

    프란치스코 대축일-불효자는 웁니다.

    이번 프란치스코 축일에는 "불효자는 웁니다."라는 노래 제목이 생각났습니다. 제가 바로 불효자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와 나”라는 주제로 저를 반성하여 봤습니다. 프란치스칸으로서 나는 프란치스코를 사랑하는가? 프란치스칸으...
    Date2010.10.04 By당쇠 Reply8 Views936
    Read More
  7. No Image 03Oct

    연중 제 27주일- 아무리 어두워도

    오늘의 주제는 믿음입니다. 그런데 그 믿음이라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돌아가는 불의한 세상에서 우리 인간이 살려달라고 애원을 해도 들어주시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모든 것이 주님의 능력 안에 있음을 믿는 믿음입니다. 그래서...
    Date2010.10.03 By당쇠 Reply3 Views87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118 1119 1120 1121 1122 1123 1124 1125 1126 1127 ... 1328 Next ›
/ 132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