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인간의 불완전 함을 선택하신 하느님

 

성탄절을 앞두고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나를 아는가?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면서 하느님을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안다고 하는 것은

정말로 알아서가 아니라 이미지로만 하느님을 그려낼 뿐이며

자신만의 신을 가지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영적인 여정을 시작하려면 무엇보다 정직하게 자기 눈 속의 티를 찾아내야 한다.

나는 내 안에 있는 너무나 많은 들보를 보지 못하고

남의 눈 속의 티를 꺼내주려고 하였는가를 성찰하면서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면의 거울이 있어야 볼 수 있다.

주님의 육화와 십자가의 예수께서 보여주신 사랑이 나에게 거울이 되었다.

 

젊은 날, 나는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리기 위해서 완벽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그로 인해 필요 이상의 죄의식을 갖게 되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하느님께서 완벽한 것만을 좋아하신다는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화가 나지 않은 척할 때 분노를 품고 살게 되고

악습과 죄가 만들어 내는 어두움을 감추려고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을 속인다.

탓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내면의 들보가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희생양을 만드는 교회에서 희생양으로 살아가면서 배운 진리,

용납할 수 없는 자신의 죄와 연약함,

자신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해 남을 미워하게 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자신의 결점을 깨닫고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그 결점을 투사하여 폭력을 정당화시키면서

내 탓이오라고 가슴을 치지만 결국 네 탓으로 끝나는 관계의 현실,

 

불완전한 모습과 상처를 갖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것이

사람으로 태어나신 주님의 육화와 십자가의 거울이 가르쳐 준 진리였다.

자신을 방어할 필요가 없어지는 자유의 길이 거기에 있었다.

자신을 높이거나 자랑하거나 증명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자유, 최고의 사랑이 거기에 있었다.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드러나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고

아버지의 이름과 나라와 아버지의 뜻을 이루려는 의지가

하루의 일과 중에 우선적인 위치를 차지하도록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기 위하여 관계의 주변을 살핀다.

 

가장 큰 적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다른 사람에게 내 뜻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버릴 때

찾아오는 조용한 평화가 있다.

 

완벽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고 살아온 나는

완벽하지 못하면 하느님께서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작은형제회 수도회에서 살아온 날도 긴 세월이 흘렀다.

수도원에서도 역시 완벽을 추구하는 갈망은 계속되었다.

행복은 수도복이 주는 것이 아니었다.

수도복을 갈치고 있어도 나는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 나이 오십이 조금 넘어설 무렵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살아온 나에게

불완전함이 주는 자유를 발견한 것은 매우 큰 축복이었다.

우리가 죄를 짓고 고난을 겪는 것은, 우리가 연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그러나 불완전한 존재이면서도

불완전한 세상에서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 성숙한 믿음의 삶이다.

 

선은 인간 존재의 뿌리며 실재다.

하느님의 선하심이 나에게 육화되어 너에게 흘러가는 거기에 놀라운 은총의 눈이 열린다.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에 초대된 내가 선으로 참여하는 신비가 거기에 있다.

감동과 감탄의 나라가 인간적 불완전함이 주는 자유 안에서 열린다.

아버지의 품 안에서 누리는 기쁨과 즐거움,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시는 그분의 자비 때문에 행동하는 선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탄절을 앞두고 인간으로 태어나시는 그분을 맞이하는 나는 기쁘다.

그분께서 나와 같은 인간성을 갖고 오시기 때문에

나의 인간적 불완전함이 축복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며

그분과 언제나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분께서 사람으로 오심으로

나는 그분의 신적인 생명에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성탄의 신비는 육화의 신비요

육화의 신비는 불완전함 속에서도 선으로 사람을 살리는 생명의 신비다.

인류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도

주님이 성탄은 믿는 이들의 기쁨이요 축복이다.

 

하느님의 가난하심이

하느님의 낮추심과 겸손하심이

인간적 불완전함을 스스로 선택하셨기 때문이다.

그분의 존재가 나의 존재를 비추고

나의 존재가 선으로 너를 비출 때 성탄은 관계 속에서 사랑을 낳는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3 덕은 남이 성장하도록 돕는 예술이다. 덕은 남이 성장하도록 돕는 예술이다.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의 현장에서는 응답의 결과로써 행동하는 자비가 있다.   주기 위해서는 받아야 한다. ... 이마르첼리노M 2021.08.31 360
1292 가던 길을 멈추고 가던 길을 멈추고   가던 길을 멈추고 꽃향기를 맡아보아라 만산에 일렁이는 새순을 바라보아라   길지 않은 너의 생애에 짧은 너의 방문은 긴 세월 동안 하지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18 360
1291 말에서 떨어진 바오로처럼 말에서 떨어진 바오로처럼   깨달음으로 내면의 자유를 경험하면 깨어나기 시작한다. 깨어나는 순간 눈이 열리어 ‘나’를 알게 되고 하느님을 느끼기 시작한... 이마르첼리노M 2020.02.10 361
1290 놀라움 놀라움   기쁨 경이와 경탄의 샘 창조 때 받은 선물   기쁨 묶이지 않는 자유 너를 위해 쪼개는 나   기쁨 복음의 완성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마르첼리노M 2020.11.20 361
1289 역설이 남긴 유산 역설이 남긴 유산   십자가는 삶의 유산이다. 십자가의 역설을 삶의 계시로 받아들이는 믿음, 비극적인 것을 통합하여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생명의 에... 이마르첼리노M 2021.10.27 362
» 인간의 불완전 함을 선택하신 하느님 인간의 불완전 함을 선택하신 하느님   성탄절을 앞두고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나를 아는가? 내가 누구인지를 모르면서 하느님을 안다고 할 수 있는가? 자... 이마르첼리노M 2021.12.18 362
1287 아침 단상 아침 단상   1 생명을 내건 올바른 믿음 믿음에 뿌리 박은 확고한 희망 삼위일체 하느님의 선에 참여하는 완전한 사랑   2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산다. 음식으로 ... 1 이마르첼리노M 2022.05.18 362
1286 셋째 날: 당신의 선물을 가지치기 하기 셋째 날: 당신의 선물을 가지치기(pruning) 하기 어떤 환경 하에서 당신의 선물들이 부담이 되어버렸는가요? 다른 사람들의 반대들 때문이 아니라, 당신 자신의 ... 김상욱요셉 2024.02.12 362
1285 숲속의 교향곡 숲속의 교향곡   가을 숲에서 가을이 그리운 이들이 모여 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교향곡을 연주합니다.   1악장 새털구름 사이로 오랜만에 얼굴을 내... 이마르첼리노M 2021.09.08 363
1284 마음 바꾸기 마음 바꾸기   나는 회개했다는 표시로 행위의 변화를 중요하게 여겨왔다. 좋아하던 어떤 것을 사순절 동안 끊거나 절제하거나 했다. 단식과 기도와 자선... 이마르첼리노M 2020.02.25 365
1283 가라지도 자라게 두어라 (공존의 지혜) “가라지도 자라게 두어라” (공존의 지혜)   하느님은 까닭 없이 우리에게 다가오셨고 사랑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다. 완벽하기만을 기대하고 사는 이들에게는 ... 이마르첼리노M 2021.12.05 365
1282 왕을 쫓아내라 왕을 쫓아내라   농경문화에서 남성들은 땅을 가꾸고, 물건을 만들고, 생활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일을 향해 에너지를 써 왔다. 그러나 지금은 자신들이 세... 이마르첼리노M 2019.09.24 366
1281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은밀한 동기로 자신을 높이거나 내세우던 사람이 아버지의 자비를 경험하면 진지하게 자신을 살피기 시작한다. 자기 생각으... 이마르첼리노M 2020.02.23 366
1280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꽃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연초록 바다에 핀 산벚꽃 라일락 향기를 하얀 수건에 싸서 너에게 보낸다.   초원에 앉아 눈을 떠 보니 철쭉들의 얼굴엔 ... 이마르첼리노M 2021.04.09 366
1279 만약에 내가, 만약에 내가,   깨끗하고 정직하다면, 하느님의 가난과 겸손을 받아들인다면, 하느님의 허용을 관계의 허용으로 바꾼다면,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십자가로... 이마르첼리노M 2021.07.15 366
Board Pagination ‹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