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대림 제4주일은 세례자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과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의 상봉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두 분은 친척간인데 하나는 늙은이이고 하나는 아가씨입니다.

너무나 대조되는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애를 낳아본 적이 없다는 것이고

그런데 지금 애를 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분의 상봉을 상상하면 저는 웃음이 나옵니다.

꼬부랑 할머니가 뒤늦게 임신하여 벌써 여섯 달이 되었고

마리아가 찾아올 때는 배가 제법 불러와 배를 내밀고 있었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 마리아의 문안을 받는 엘리사벳은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많이 부끄러웠거나 적어도 겸연쩍었을 것입니다.

늙은이가 주책바가지이지 애를 배고 있으니 말입니다.

 

옛날에는 자주 있었던 일이지만 어머니가 며느리와 같이 애를 낳았는데

그때 시어머니는 너무 부끄러워 애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며느리가 도련님 젖까지 먹이곤 하였지요.

 

저의 누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날 저의 누나한테 전화가 왔는데

"나 임신했어. 어떻게 하지?"하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저는 "그래 신부한테 물으면 애 떼라고 얘기하겠어?"하고

저는 매몰차게 잘라 말하였습니다.

 

저의 누나는 자신이 부끄러운 것도 부끄러운 것이지만

그 아이가 태어나 할머니 같은 엄마를 얼마나 부끄러워하고

그 때문에 잘못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고

부모가 일찍 죽어 아이가 고아가 되면 어떻게 될지도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원하지 않는데도 이 아이가 임신된 것을 보면 하느님의 뜻이야.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누나의 실수인 것 같지만

신앙의 눈으로 보면 누나의 실수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이 아이를 태어나게 하시는 것이야.

그러니 태어날 아기는 누나의 아이가 아니고 하느님의 아이야.

하느님의 아이를 누나가 어찌하면 안 되지.

하느님의 아이니까 이제 내가 아이의 이름을 지어줄 거야."

 

이렇게 얘기하고는 제가 '요한'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 이름은 세속명도 요한이고 세례명도 요한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그때 우리는 뭐가 잘못돼서,

또는 내가 무엇을 잘못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원하지 않고 아무도 원하지 않은 결과가 나온 것은

하느님께서 원하시어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우리는 신앙의 눈으로 봐야 하고 생명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래야 합니다.

 

엘리사벳과 마리아, 인간적으로 보면 있을 수 없는 임신을 한 분들이고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임신을 한 분들입니다.

그러기에 이 두 분의 임신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하느님에 의한 임신입니다.

 

그래서 엘리사벳은 마리아의 문안을 받았을 때 인간적인 부끄러움이 아니라

성령으로 가득 차 우리가 매일 바치는 성모송을 기쁨에 넘쳐 부르고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 믿으신 분"이라고 성모를 칭송합니다.

 

그러나 이런 칭송은 성모 마리아께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엘리사벳도 주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인 분이고

이 땅의 수많은 어머니도 그렇게 믿고 받아들인 분들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싫고 두렵지만

하느님 때문에 그리고 사랑으로 받아들이면 성령이 임하고

그 성령으로 마리아처럼 주님을 잉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도 성모 마리아처럼 주님의 어머니가 되는 것입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12.19 08:05:4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12.19 08:05:18
    20년 대림 제4주일
    (하씨 집안 세우기)
    http://www.ofmkorea.org/393446

    19년 대림 제4주일
    (빈 구유 만들기)
    http://www.ofmkorea.org/300365

    18년 대림 제4주일
    (보잘것없는 것에서)
    http://www.ofmkorea.org/178010

    16년 대림 제4주일
    (마음의 깨끗함만으론 주님의 어머니 될 수 없다.)
    http://www.ofmkorea.org/96775

    15년 대림 제4주일
    (하느님을 낳은 두 가지 방법)
    http://www.ofmkorea.org/85266

    14년 대림 제4주일
    (주님께서 세우기를 진정 바라시는 것은?)
    http://www.ofmkorea.org/73069

    13년 대림 제4주일
    (임마누엘 하느님은 당신의 계획대로)
    http://www.ofmkorea.org/58786

    12년 대림 제4주일
    (이웃에게는 주님을, 주님께는 내 몸을!)
    http://www.ofmkorea.org/46527

    11년 대림 제4주일
    (축복이 아니라 축성을)
    http://www.ofmkorea.org/5435

    10년 대림 제4주일
    (하느님께서 하시게 하라!)
    http://www.ofmkorea.org/4662

    09년 대림 제4주일
    (처녀지와 처녀림)
    http://www.ofmkorea.org/3411

    08년 대림 제4주일
    (가슴에 성전, 마음의 구유)
    http://www.ofmkorea.org/1955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27Dec

    성 요한 사도 복음사가 축일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에 베드로와 요한은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무덤이 비어있다는 말을 듣고 실제로 비어있는 무덤과 무덤 안에 있는 아마포와 수건을 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은 요한이 보고 믿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요한복음은 본다는 것을 중요하...
    Date2021.1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48
    Read More
  2. No Image 27Dec

    성 요한 사도 축일-사랑에 머무는 사랑

    오늘 복음은 어떻게 보면 성탄절에 안 맞는 복음일지도 모릅니다. 부활절에 읽는 복음을 성탄절에 읽으니 말입니다.   그런 느낌이 없지 않지만, 우리 교회는 요한 사도가 성탄절의 사도라는  뜻으로 성탄 시기에 그 축일을 지내고 오늘 복음도 그 뜻으로...
    Date2021.1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952
    Read More
  3. No Image 27Dec

    2021년 12월 27일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

    <오늘의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와 지향>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 ☨교부들의 말씀 묵상☨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요한 20,3-4) 베드...
    Date2021.12.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208
    Read More
  4. No Image 26Dec

    성가정 축일-사랑하되 가두지 말아야

    오늘 본기도는 축일을 지내는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성가정을 통하여 참된 삶의 모범을 보여주시니 저희가 성가정의 성덕과 사랑을 본받아 하느님의 집에서 끝없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그런데 이 기도문을 묵상하면서 삐딱한 생...
    Date2021.1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052
    Read More
  5. No Image 26Dec

    2021년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

    <오늘의 에페소 평화기도 다락방 말씀 기도와 지향> 2021년 12월 26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고 도미니코 ofm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입니다. 나자렛의 성가정을 기억하여 이를 본받고자 제정된 축일입니다. 한국교회는 이 축일의 ...
    Date2021.12.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고도미니코 Reply0 Views375
    Read More
  6. No Image 25Dec

    주님 성탄 대축일

    오늘 복음에서 유난히 많이 나오는 단어는 '모든'입니다. 모든 것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고, 참빛은 모든 사람을 비춥니다.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고 요한은 빛을 증언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충만함에서 우리 모두 은총에 은총을 받게 됩니다. 하느님께서 창...
    Date2021.12.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220
    Read More
  7. No Image 25Dec

    주님 성탄 대축일-구유, 풍습인가, 성사인가?

    "마리아는 해산 날이 되어 첫아들을 낳았다. 그들은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뉘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저는 일찌감치 올해 성탄 대축일 강론 주제를 <주님 성탄과 구유>로 정했습니다.   그것은 2년 전 교황 프...
    Date2021.12.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13 Views102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413 414 415 416 417 418 419 420 421 422 ... 1429 Next ›
/ 142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