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성탄을 가장 가까이 그리고 잘 준비한 분들을 계속해서 보고 있는데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으로 준비한 마리아에 대한 얘기입니다.
그렇데 준비라고 하지만 임박한 출산을 준비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앞선 바로 수태로부터 시작되는 준비입니다.
그러기에 주님 성탄 준비에 있어서
마리아에게 제일 중요했던 것은 바로 수락이었고,
제일 중요했던 순간도 바로 수락의 순간이었지요.
가브리엘 천사가 예수를 낳을 것이라고 예고했을 때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그 예고를 일축했다면 말씀이신 주님은
말씀이 아니라 개소리가 되어 이 귀로 들어와 저 귀로 나가고 말았겠지요.
그러나 마리아는 하느님 말씀과의 첫 대면에서 그러지 않았습니다.
일단 말씀을 수락하였고, 그리고 머금었습니다.
커피가 대세인 요즘 커피를 마시는 분들 가운데서도
커피를 머금는 분이 있는지 모르지만,
상당수의 사람은 머금지 않고 혀와 코 정도로 맛을 음미할 것입니다.
그런데 녹차의 경우 그 맛이 은은하면 할수록
차를 후루룩 마시지 않고 머금어야 그 맛을 제대로 다 알 수 있는데
마리아가 바로 그렇게 하느님 말씀을 머금고 곰곰이 생각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이해되지 않음에도 하느님 말씀을
마리아가 머금고 곰곰이 생각한 것은 신중함입니까?
제 생각에 이것은 물론 신중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한 하느님께 대한 경외와 존경입니다.
우리 인간 사이에도 사랑하는 사람의 얘기는 바로 걷어차지 않고,
존경하는 사람의 얘기는 더더욱 걷어차지 않는데
하느님을 진정 사랑하고 경외하는 사람은 사랑하고 경외하면 할수록
이해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리더라도 그 말씀을 머금고 곰곰이 생각할 겁니다.
사실 그렇게 오래 머금어야 이해되는 말씀들이 많습니다.
부모나 어른들의 말씀들이 그렇잖습니까?
예를 들어, '너도 애 낳아 봐야 안다'는 말씀이 그렇지요.
경륜에서 비롯된 말씀은
나도 그만큼 경륜이 쌓인 다음에야 이해되는 법이지요.
이사야서 11장을 보면 오실 메시아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인간의 경륜은 경험만큼 쌓이지만
신적인 경륜은 주님의 영이 내릴 때 주어지는 거지요.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니 성탄절까지 남은 기간 우리도
마리아처럼 주님의 말씀을 오래 머금어야 할 것이고,
또 머금을 뿐 아니라 성령께서 우리를 감싸시도록
성령을 이불처럼 덮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오늘 이기를 ㅡ아멘!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마리아의 두려움)
http://www.ofmkorea.org/299876
18년 12월 20일
(숙맥菽麥)
http://www.ofmkorea.org/177010
14년 12월 20일
(마리아처럼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려면)
http://www.ofmkorea.org/73019
13년 12월 20일
(은총을 받은 사람은 고통까지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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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12월 20일
(성령의 여인)
http://www.ofmkorea.org/46338
11년 12월 20일
(발원지의 물은 언제나 쫄쫄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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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12월 20일
(수용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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