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그러면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
주님 성탄을 하루 앞둔 오늘 교회 전례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 얘기를 전하면서
세례자 요한을 제련사와 정련사로 얘기합니다.
제련은 광석에서 금속을 빼내는 것이고,
정련을 빼낸 금속을 더욱 순수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이런 정확한 구분없이 비슷한 뜻으로 두 말을 쓰는 것은
둘 다 무엇에서 무엇을 빼냄으로서 순수하게 만드는 공통점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세례자 요한은 우리가 오실 주님을
합당하게 맞이하게 하기 위해 우리 안에서
무엇을 빼내고 무엇을 순수하게 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당장 생각나는 것은 사랑에서 미움을 빼냄으로써
우리의 사랑을 순수하게 하는 것이지요.
저에게는 인간에 대한 하나의 믿음이 있는데
그것은 인간은 누구나 사랑을 지니고 있으며
그래서 사랑을 받고도 싶어하지만 더 원하는 것은 주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면 개나 꽃이라도 사랑하려는 사람이 있고,
그러므로 인간이건 개건 꽃이건 사랑이란 것이 다 귀찮아지면
그런 사람은 죽을 때가 가까운 거라는 얘기가 있지요.
그런데 제게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또다른 믿음도 있습니다.
인간의 사랑에는 미움이라는 불순물이 예외 없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최고의 성인일지라도 그의 사랑에 미움이라는 불순물이 있는데
성인과 속인의 차이는 그 불순물이 얼마나 적고 많으냐의 차이일 뿐이고,
불순물이 적을수록 불순물이 전혀 없으신 하느님 사랑에 가까이 간 거지요.
다음으로 생각나는 것은 열망과 갈망에서 욕망을 빼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사랑에서 미움을 빼내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왜냐면 하느님 사랑인 열망과 갈망에서
세상 욕망을 빼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욕망이란 우리의 사랑에서 하느님 사랑이 빠지고
세상에 대한 사랑이 남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사랑에서 세상에 대한 사랑이 빠지고
하느님 사랑만 남아야 하는 것과 반대지요.
그러므로 이 대림절 막바지에 우리의 사랑에서 미움을 빼내는 것은 물론
세상 욕망을 빼냄으로써 주님과 주님 사랑이 우리에게 오실 평탄한 길을
우리도 세례자 요한처럼 마련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우리는 은이고 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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