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390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T 평화를 빌며.

 

예루살렘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안신부님!

매년 부활과 성탄 즈음엔 카드를 보내드렸고 또 신부님께서도 저를 위해 특별히 미사 봉헌을

해 주시겠노라 잊지 않으시고 답을 주셨지요.

며칠 전에도 제가 찍은 예쁜 성모자상 사진을 넣어 정성들여 만든 카드를 보내드렸는 데...

그러시던 분이 최근 노구로 잘못 디디시는 바람에 넘어지셨고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계시다니...!

 

원래 강직한 분이라 불의를 대하시면 참지 못하시어,

예전 대전의 경주교님 일행이 순례를 하시다가 안내하시던 안신부님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지셨다니,

"주교면 겸손해야지..."하시면서 좀 후배인 주교님께 인정사정없이 닦아 세우셨다는 일화도 있지요...ㅋ

저 역시 순례단에 섞여 뒤져 가다가, "자네가 가이드야!!!"라고 역정을 내시는 바람에 찔끔한 경험이 있지만,

말을 아끼고 있는 제 곁에 오시어, "맛세오, 내가 그랬다고 화가 난거야?"라고 은근히 다독거려 주셨던 분.   

 

안신부님과는 참으로 인연이 깊어, 두 번이나 갔던 순례 여정을...

특히 1996년도의 사건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답니다.

오죽하면 '친 아버지같으신 신부님'이란 딱지가 붙었으니요. 

그 해, 저는 안식년을 기해 예루살렘의 '엑체호모'라는 성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중이었죠.

룰루랄라 참으로 재밋게 공부하던중 사순시기 마지막 주간에 예수님의 십자가 체험을 톡톡히 하게 된 것이니,

맹장인 걸 모르고 며칠 참다가 급기야 복막염 대수술을 받아 위기일발로 회생할 수가 있었답니다.

그 때 안신부님이 곁에 아니 계셨다면 저는 지금쯤 예루살렘 공동 묘지에 묻혀 있었을 테지요.

 

북쪽 오지인 예수님 변모성당 수도원에 간 날부터 살살 아팠던 배...3일 후 병원에 가서야 맹장이 터져

화급을 다투는 복막염 상태라는 걸 알 게 된 후부터 꼬박 2달을,

아무 방문객도 없는 아랍 병원에서 매일 아파 울고 외로워 울어야 했던...!

 

순례자들을 안내해 주시느라 거의 수도원에 아니 계시는 분이,

전화를 드린 그 날에 자초지종을 들으시곤..."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가지 뭐하고 있어!"라고 고함을 치셨고,

또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화급을 다투는 수술을 해야 하는데, 본인이 극구 서류에 싸인을 안하는 바람에

득달같이 달려오신 안신부님의 불호령- "뭐, 젊은 게 싸인을 안한다고?  어른 앞에서 무슨...그래 죽어라 죽어!"- 에

그만 "예, 알겠어요!"하고 싸인을 할 수 밖에요.

그때 심정으론 얼마나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었는지 차라리 죽고만 싶었었죠.

 

암튼 안신부님께서 제게 해 주신 자비는 각별했거든요.

그 비싼 성서학교 등록금하며 가끔 주신 용돈과 그 때의 입원비...또 이스라엘을 떠나 카나다행일 때의 비행기 표값 일체- 아마도

1만 달러는 족히 넘었을- 를 다 해 주셨으니, 그 또한 저같은 개인에겐 과분하신 배려이셨으니까요.

 

늘 카드를 드릴 때마다, "오래오래 영육간 건강하셔야 해요."하는 기도와 바램도

이젠 89세의 고령으로 하느님께서 때가 되어 부르시는 것이려니,

이승에서의 이만한 관계가 어디 또 있을까 싶네요.

천만번 감사드려도 부족할 안신부님의 사랑에 감읍드리면서,

비록 함께 해 드리지는 못하나마 가까이 기도해드릴 밖에요.

 

"주님, 우리 안신부님께 자비를 베푸시어 영원한 당신 나라의 복락을 허락하소서!"

  • 김맛세오 2012.12.20 08:47
    T 오늘(12월 20일, 새벽 4시경) 선종!
    주님, 안신부님께 영원한 안식을...!!!

생활나눔

일상의 삶의 체험을 나눕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8 러시아 음악을 듣다가... 예전 ‘모래시계’ 드라마 주제곡으로 유명했던 러시아 음악 ‘백학(쥬라블리)의 가사내용을 올립니다. 잔잔히 흘러나오는 음악과 가사를 듣고 있노라면 시베리아의 ... 로제로 2008.11.08 2148
227 자연- 인고(忍苦)의 경이로운 생명이여! T 평화/ 선 "이젠 겨울도 다 갔고 예전에 없이 서둘러 봄이 온다"고 푸념의 소리를 듣곤 했지만, 여지없이 깨뜨려진 기우(忌憂). 오후부터 시나브로 내리던 눈이 ... 3 2007.03.05 2151
226 봄이 오는 소리 T 평화가 시냇물처럼 남녘땅 악양의 은둔소 자리를 보고 돌아왔다. 박경리씨의 토지에 나오는 고장. 가까이 섬진강변 벗꽃, 때를 맞춰 가던날 활짝 만개, 꽃 좋아... 1 2007.03.29 2151
225 가을아, 안녕! T 평화가 온 세상에... 곱게 차려입은 성거산의 가을, 마지막 단장이라도 하 듯 소소한 바람에도 샛노란 은행잎이 한껏 찬란한 춤사위로 한창이다. 가을이 어디 ... 2 2007.11.10 2151
224 동창 녀석! T 평화가 그대와 함께   요즘 가을 밤 하늘엔 별꽃이 쏟아져 내려오 듯 가득 피어 매일 새벽 하늘을 올려다 보는 즐거움 또한 일상의 여간한 기쁨 중에 하나... 김맛세오 2013.10.21 2153
223 알라스카의 변(變) T 평화와 선. 처음엔 그랬다: "그 추운 동네엔 뭣하러 간다요...비싼 여비를 들여가면서...? 가실려면 두 분이나 다녀 오셔요." 지난 여름(6월 중순경) 숙모님의 ... 4 2006.09.22 2155
222 속 깊은 꼬마 T 평화가 강물처럼. 여기 아랫 동네는 바로 '성거읍'이다. 그 성거읍에 최근 관할 본당에 갔다가 알게된 한 가정이 있으니, 바로 초등 1년생인 '요한'이라는 꼬마... 1 2007.10.30 2156
221 밤따기 이야기 T 평화와 선. 별로 눈에 띄지 않던 성거산의 밤- 막상 따려고 나서니 길 가에만도 제법 많은 그루의 밤나무들이 알알이 밤송이를 터뜨리고 있다. 키 큰 김 프란..... 2006.09.30 2160
220 감기와 함께 여행을... T 평화/ 선 서원식과 회의가 있던 정동에서의 몇날, 첫날부터 얇은 이블 덕으로 홈빡 감기에 들고 말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콧물과 재채기,가벼운 기침... 그... 1 2007.01.22 2160
219 스마트 폰 세상...글쎄???!!! T 온 누리에 평화를... 지하철을 타고 보면 너나 할 것없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스마트 폰에 시선을 집중한 채 이러저러한 정보나 게임을 써핑하느라 시간가는 줄... 김맛세오 2012.03.04 2161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2 Next ›
/ 5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