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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성가정이란 하느님이 중심이 되는 가족 공동체,

하느님의 말씀이 가족 서로 간에 오가는 가족 공동체,

하느님의 말씀은 사랑이시니

결국 사랑이 가족 안에 흐르는 가족 공동체를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이것은 가시 돋친 말이 가족 간에 오가지 않아야 함은 물로

사랑의 언사가 가족 간에 오가더라도 인간적인 사랑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의 언어가 가족 간에 오가야 한다는 말씀이겠지요.

 

그런데 이것이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보통 부부로 만나고 부모와 자식으로만 만나기 때문입니다.

곧, 결혼식 때 부부로 하느님 앞에 섰듯 부부로 하느님 앞에 있지 않고,

하느님 안에서 부모와 자식으로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너와 하느님의 나로 관계를 맺는 것을 어색해하고,

그래서 너와 나의 관계가 원만하지도 인격적이지도 못하면서도

너와 나의 관계에만 꾸역꾸역 머뭅니다.

 

그런데 인간적인 사랑으로 시작한 너와 나의 관계가

더 이상 사랑의 관계가 되지 못함은 물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그리고 이것이 부부간의 어려움뿐이 아니라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우리는 심각하게 관계가 이리 되도 좋은지 성찰을 하고

하느님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맺자고 용기를 내야 합니다.

말하자면 이혼법정으로 가지 않고 <Marriage Encounter>에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랑의 설계에서 삼위일체적인 사랑의 설계로,

곧 너와 나, 하느님 이 셋이 인격적 일치를 이루는,

그런 사랑의 설계로 설계를 바꾸는 것입니다.

 

오늘 콜로새서는 이 설계를 잘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바오로 사도는 옷을 입는 것에 빗대어 얘기합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면

동정심, 호의, 온유, 겸손, 인내와 같은 속옷을 입고,

용서와 사랑과 같은 겉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겉옷이 있어도 속옷을 입지 않으면

그 겉옷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요즘같이 추운 날 내복 없이 겉옷만 화려하게 입고 나가면

그 겉옷이 아무런 온기를 간직할 수 없듯이

사랑이 동정심, 호의, 온유, 겸손, 특히 인내의 속받침을 받지 않으면

사랑은 시련이라는 추위 앞에서 속절없이 그 온기를 잃을 것입니다.

 

어제는 11번째로 조카 결혼을 주례했습니다.

저를 제일 닮은 조카이기에 염려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저를 닮았다는 것은 저처럼 현실감각이 떨어진 사람이라는 얘기지요.

 

그래서 두 아이, 특히 조카며느리에게 충고하였습니다.

네가 불완전한 반쪽의 나머지 반쪽이 되어 둘이서 완전한 한 쪽이 되고,

네가 네 배우자의 속옷이 되어 네 배우자의 사랑이 완전하게 하라고.

그것이 사실은 너의 사랑도 완전케 하고 완성케 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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