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8주일은 말이 주제입니다.
복음은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라고 얘기하고
독서 집회서는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고 얘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독서와 복음이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말이란 이런 것인 줄 모르고 사람들이 말을 하거나 침묵하거나 하기 때문이지요.
지금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옛날에 저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침묵은 금'이라는 것을 어렸을 때 많이 듣고 자랐고,
그래서인지 말을 많이 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거라는 생각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말이 가볍지 않다는 평과 함께 사람들이 저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사람이 되어 관계를 어렵게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말 실수 경험이 있고 그래서
말을 많이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고 말 실수는 아니더라도
자기를 너무 까발리거나 내세우는 말로 자기를 깎아먹기에 말을 줄이려 하지요.
그렇습니다.
우리의 말에는 하지 말아야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들이 바로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말들이지요.
인격을 모독하는 말,
관계를 벌어지게 하는 말,
공동체가 쪼개지게 하는 말은 개인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폭력적인 말들이지요.
그런데 폭력적이지는 않아도 우리가 하지 않으면 좋을 말들이 있습니다.
말은 자기를 표현하고 자기의 뜻이나 생각을 전달하는 기능도 있는데
자기 표현과 전달이 지나치거나 잘못 된 경우의 말들입니다.
지나친 하소연이나 자랑이나 허풍 같은 것이 이런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이런 말들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튼, 이런 말의 폐해 때문에 우리는 제가 과거에 그랬듯이
아예 아무런 말도 안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오늘 가르침은 그런다고 안에 있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니기에
표현을 하지 않으려고 하기 보다는 속 마음과 생각이 올바라야 한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화가 나 있거나 미울 때지요.
그런 것들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눈이 말을 하고
표정이나 행동이 말을 하며 심지어 세포가 말을 합니다.
물건을 탕탕 놓거나 살이 부르르 떨리면 화가 나 있는 표시고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우리는 즉시 알아채지 않습니까?
그러니 속은 그대로 놔두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통제해서는 안 됩니다.
또 말은 하지 말아야 할 말도 있지만, 해야 할 말도 있습니다.
곧 사랑의 말이고 이런 말들은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하지요.
남자들이 사랑하면서도 사랑한다는 표현을 할 줄 몰라 관계를 그르치는데
사랑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생일이나 축일을 잊지 않고 전하는 축하와 관심의 말이나
위로와 격려의 말과 진심어린 충고의 말은 적극적으로 해야 하겠지요.
지난주에 야고보서가 같은 입에서 저주하는 말을 나오기도 하고
찬미 노래가 나오기도 한다고 했듯이
우리의 같은 입에서 축복의 말이 나오기도 하고 저주의 말이 나오기도 하며
미움과 분노를 토해내는 말이 나오기도 하고 사랑과 위로의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것은 입이 아니라 마음의 곳간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이 오늘 가르침이지요.
그러므로 우리의 입에서는 선과 사랑의 말이 주로 나오도록
우리는 오늘 주님 말씀대로 말의 곳간을 선하게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