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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성가족을 덥고 있는 검은 구름 (Nuvole nere sulla sacra famiglia,1969)

   가 : 트렌토 론가레티 (Trento Longaretti,1916-2017)

   기 : 캠퍼스 유채 (63 X 87cm)

소재지 : 이태리 밀라노 대성당 미술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천년 먼지로 자욱한 교회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계시며 교황님의 새로운 가르침은 성서가 말하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라는 말씀을 상기시킬 만큼 생기있는 것인데, 근래 강론중 성 요셉에 관한 것을 유난히 자주 하셨다.


전통적으로 요셉 신심은 성모님의 위상에 눌려 빛을 보지 못한 채 요셉 성인의 위상은 예수님을 키운 양부(養夫), 성모님과 부부관계 없이 오직 하느님의 아들을 키우기 위해 만난 정배(淨配)의 관계가 전부였다.


성 요셉의 도상은 성모님의 동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힘없는 노인의 모습으로 부각되기가 일수였다. 요셉 성인의 직업이 목수임을 강조하기 위해 목공 도구를 들고 있거나 아니면 할아버지가 손주를 안은 것 같은 모습의 요셉상이 전부였다.


오늘날 성서 신학에 성모님의 동정성은 신체적인 동정성을 훨씬 뛰어넘는 심원한 것이다.


성모님의 동정성의 핵심이 부부생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친 삶의 상태를 말하는 데 그동안 교회는 성모님의 동정성을 너무 편협하게 강조하다 보니 성 요셉은 무기력하고 무능한 늙은이로 표현되었다. 요셉 성인은 성불구자나 아니면 성생활의 나이를 넘긴 노인으로 표현되었다.


현대에 있어 성 요셉의 역할이 예수님을 키운 양부, 마리아를 보필한 정배가 될 때 참으로 혼란스러움이 닥치게 되며 뭣보다 결혼 생활 부부생활의 가치가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평가 절하된 상태가 되며 이것은 혼인을 성사로 규정하는 교리에 흠집을 내는 것이 된다.


독신생활을 하는 성직자 수도자는 요셉처럼 양부나 정배의 삶이 되기 쉬운 반면 부부생활은 자리 잡을 곳이 없는 이류 생활로 인식되기 쉽다.


이것은 현대인들이 지성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며 지성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할 때 지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교회를 떠나게 마련이다.


오늘날 교회에 지성인가 젊은이들이 모이지 않는 것은 교회에 태도에 있어서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런데 교황님께서 지난 연말에 예외적으로 수요일 알현 시간에 다섯 번의 시간을 할애해서 성 요셉에 대한 것을 말씀하셨다.


이때 전통적 표현인 양부나 정배와 같은 것으로 시작하지 않으시고 헤로데의 박해를 피해 성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하시는 성 요셉을 거론하시면서 성 요셉의 용기를 칭찬하시는 것으로 시작하셨다.



“박사들이 돌아간 뒤 꿈에 주님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서 말하였다. 일어나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내가 너에게 일러줄 때까지 거기에 있으라. 헤로데가 아기를 찾아 없애려고 한다. 요셉은 일어나 밤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가서, 헤로데가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내가 내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마태 2:13-15)


교황님께서는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첫 아들을 얻은 요셉이 겪어야 했던 이 황당한 사건으로 성 요셉에 대해 우리가 보여야 할 건전한 신심의 방향을 제시하신다.


성 요셉은 호구 정리 차 만삭이 된 아내 마리아를 데리고 베들레헴으로 다서 아들을 얻게 된다. 호구조사로 몰린 여행객들 때문에 여관방도 얻지 못한 처지에서 아내의 해산을 지켜봐야 했던 요셉은 아들 예수를 얻음으로 기쁨을 얻었으나 자기 아들을 해치려는 왕의 간계를 천사의 제보로 알게 되자 황망히 피난길에 나서게 된다.


인접국인 이집트였으나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미지의 세계에다. 아직 핏덩이 같은 아들과 산후 조리도 변변히 못한 아내를 동반한 피난길은 참으로 황당하고 불안한 것이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이런 피난길의 요셉을 등장시켜 성 요셉의 위대함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는 더운 사막 지역이기에 낮 동안의 여행은 힘이 드니 밤을 이용해야 하기에 요셉도 바로 아내와 아들을 마차에 태우고 칠흑 같은 밤길을 가고 있다.


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이니 요셉은 더욱 마음이 불안하나 그는 하느님을 향한 굳은 신뢰심으로 달리고 있다.


아내와 아이를 태운 마차를 몰고 있는 요셉의 앞은 더 없이 칠흑 같아 한치 앞도 보이지않는다. 아무런 방향표시도 없는 길을 안내인도 없이 가야하는 요셉은 오직 다음 성서말씀에 의지한 여행이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 하신 것과 같은 모습이다. 하느님만을 올곧이 바라보면서 현실적인 차원에서는 불확실한 것으로 보이는 것도 신앙으로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가라는 말씀을 요셉은 실천하고 있다.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비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겠다.” (창세 12:11-12)


“내 앞길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믿으라. 그분이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시리라.” (시편 3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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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이 진땀을 흘리며 이집트로 향하는 외로운 길을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며 도우고 있으나 요셉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


요셉의 앞은 깜깜 절벽이나 마차의 뒤에 있는 마리아와 아기 예수에게는 모세의 출애굽기에 동반했던 불기둥이 모자가 가는 길을 비추고 있다. 자기 앞에서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보호를 믿는 것이 바로 요셉의 신앙의 고귀함이었다.



야훼께서는 그들이 주야로 행군할 수 있도록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앞서가시며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으로 앞길을 비추어주셨다.(출애 13,21)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암흑 대신에 타오르는 불기둥을 전혀 모르는 여행길의 인도자로, 영광스러운 이주 길의 해롭지 않은 태양으로 주셨습니다.(지혜 183)


작가는 이태리 북부 베르가모에서 1916년 태어나 2017년 소천 했으니 백수를 더 누린 셈이다. 그러나 장수 못지않게 그의 예술가로서의 자질은 갈수록 더 심화되었다.


처음 그는 반전운동 비폭력 운동에 대한 작품을 많이 남기면서 화가로서의 자질을 키웠고 그 후 점점 성화에로 이동하게 되면서 작품의 질이 갈수록 향상되어 말년의 작품들은 거의 성 미술이 차지할 만큼 현대 작가로서 양과 질에 있어 자기의 신앙고백이 되게 했다.


그는 군대 생활의 체험을 통해 더 폭력적인 것에 대한 거부와 반전운동의 방향으로 선회되면서 이론적인 주장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이것을 표현함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


그는 반전운동과 비폭력 운동 뿐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 방랑자 나그네 같은 관심과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등장시키면서 주님 말씀 하신 마태오 복음 25장에 나타나고 있는 헐벗고 굶주리고 병든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그는 예술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관심을 지니셨던 교황 바오로 6세 성하로부터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만큼 성 미술 작가로서 자리매김을 했다.


작가는 현대적 표현주의로 성 요셉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전통적인 정배와 양부와 같은 개념으로 성 요셉을 조명하지 않고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의로운 사람(마태 1:19) 과 용감한 사람(마태 2:13)을 조명한 것을 시각적인 미학으로 새롭게 접근했다.


작가에게 있어 성 요셉은 현대 가정을 꾸리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용감하게 살고 있는 아버지 상의 모델로 제시된다.


오늘 아버지들도 성 요셉처럼 자기 가장의 가장으로 가족들을 부양하고 가정을 꾸리기 위해 많은 희생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성 요셉의 증거를 보이는 것이다.


정배와 양부의 모델을 보이기 위해 무기력하고 후줄그레한 모습의 성 요셉이 아니라 16세기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가 환시 중에 만났던 너무도 멋지고 매력적인 인품의 성 요셉이 바로 오늘 우리에게 제시되어야 할 아버지의 모델이다.


교황님은 새 시대 아버지들의 모델로서 성 요셉을 등장시킨 것은 참으로 이 시대에 걸맞은 성 요셉의 모습인데 작가는 벌써 교황님 보다 반세기 훨씬 전에 이런 요셉상을 제시했다.


이제 우리는 전통적인 요셉 성인상에서 탈피해서 성가족을 살해의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이집트 피난이란 어려운 도전을 강행하는 용기 있는 신앙을 배우도록 해야겠다.


현대 크리스챤 아버지상은 정배나 양부와 같은 과거의 이미지로는 수용되기 힘들고 오히려 아버지 상에 괴리현상과 혼돈을 가져오기 쉽다.


이 작품은 현대의 이상적 크리스챤 아버지 상을 제시하시기 위해 피난길의 요셉으로부터 크리스챤 아버지 상을 제시한 교황님의 의도에 부합할 뿐 아니라 현대 크리스챤 가장의 멋진 모습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오늘 아버지들은 요셉 성인처럼 어려운 처지에서도 신앙의 자세로 역경에 도전할 때 하느님께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이스라엘 인들의 탈출을 도와주신 것처럼 오늘 우리의 도전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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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가온 2022.03.18 06:31:57
    성 요셉 저의 삶에서 몇번이나 생각했는지 살펴봅니다..그러나 생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더욱 바른길의 신앙삶을 갖도록 해야겠습니다..성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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