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을 멈추고
가던 길을 멈추고 꽃향기를 맡아보아라
만산에 일렁이는 새순을 바라보아라
길지 않은 너의 생애에
짧은 너의 방문은
긴 세월 동안 하지 못한 일을 하는 것이다.
업적을 쌓다가 잃어버린 너
공로를 쌓다가 잃어버린 이웃
둘 다 얻으려다 잃어버린 하느님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시편 46,10)
계산을 멈추고
꼭대기를 탐내던 야심을 멈추고
네 왕국 건설을 멈춰라
너에게 취할 것이 아니라
꽃향기에 취할 때
봉오리를 열고 새순을 키우시는 분을 보리라
2022년 4월 18일
부활 팔일 축제 첫날 엠마오를 떠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