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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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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우 아벨은 어디에 있느냐?”
“모릅니다. 제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

너 어디에 있냐고 물으시는 하느님은 이제
네 아우, 네 이웃은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물으십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죄 중에 있을 때,
나는 하느님 밖에 있고
내 이웃은 내 밖에 있습니다.

죄란 사랑이신 하느님 거부이고,
그러니 사랑의 거부이고 관계의 거부이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중심인 내가 하느님과의 수직적 관계,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 모두를 거부하고,
오직 내 안에 틀어박혀 있기에
모두 관계 밖에 있는 것입니다.

요즘 최 고은이라는 분의 서러운 죽음 때문에
많은 분들이 마음 아파합니다.
먹는 것이 지천이서서 마구 버리는 이때에 굶어 죽다니.
그가 그렇게 배고프고 굶주려 죽을 때 나는 무엇을 했나?
이런 자성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무언가 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아름답고 다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아름답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 편 씁쓰레합니다.
왜 씁쓰레합니까?
서러운 죽음이 어디 최 고은이라는 분, 그 한 분뿐이겠습니까?
서울 역 노숙자들,
결손 가정의 아이들,
자식 없는 노인들,
북한의 우리 형제들과 멀리는 아프리카의 수많은 아이들.

그들이 외로이 죽어갈 때 우리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가 배가 불러 죽겠다고 할 때 그들은 어디에 있었습니까?

우리가 배를 두드리며 너무 배가 불러 죽겠다고 할 때
굶는 사람이 있다고 누군가가 우리에게 얘기를 해주면
오늘 카인처럼
“나는 그를 모릅니다.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나는 모릅니다.”
“내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입니까?”하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저는 우리라고 했습니다.
저를 빼놓고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분명 몰랐습니다.
신문에서 보기 전에는 최 고은이라는 분을 전혀 몰랐습니다.
어떻게 제가 모든 사람의 처지를 다 알고 헤아립니까?

그러므로 제가 카인처럼 모른다고 하는 것은
한 번도 만난 적도 없고 들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알려고 하지 않은 모름이고,
내 기억에서 밀어낸 모름이고,
내 관심에서 밀어낸 모름이고,
내 사랑에서 밀어낸 모름입니다.

내 안으로 밀고 들어와 성가시게 굴려는 그를,
나에게서 부모의 유산을 빼앗아가려는 그를,
부모의 사랑을 놓고 나와 경쟁하는 그를,
나는 알고 싶지 않고 끌어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그를 지키는 사람이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저는 오늘도 카인처럼 이렇게 볼멘소리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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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공책 2011.02.15 20:49:54
    네... 제가 그랬습니다...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에게서 카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1.02.15 20:49:54
    우리 나라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니
    우리의 사랑 부족으로 생각하고 반성 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1.02.15 20:49:54
    그렇습니다.

    멋모르고 살 때는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도 모르며
    살다 어느 날 조금씩 철이 들면서 복음의 진의를
    알아들으며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존재의미를 깨닫고
    잘 사는 것은 나를 통해 영향 받은 다른이가 잘 사는,
    더불어 사는 형제애를 느낄 때 마음으로부터 솟아오르는 희열,
    바로 그것이 사는 기쁨이고 존재의미라는 걸 조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칭구들에게 자주 쓰는 말이 있답니다.
    하느님은 절대로 혼자 오는 사람 받아들이지 않으신단다,
    그러니 자기만 챙기며 잘살려고 하면 오산이다.

    왜냐면 하느님은 절대로 혼자 오는 사람은 받아들이지 않으시니까,
    그러니 어떻게 해서라도 함께 갈 수 있게 챙겨야한단다.
    그래서 난 널 사랑할 수밖에 없지, 상대가 예뻐서가 아니고,
    좀 동기가 불순한가? 상대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바탕 웃으며
    그래도 이런 어이없이 웃기는 저 때문에 활력이 생긴다나요.
    상대의 그릇이 큰 탓이겠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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