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2.05.07 02:49

밤비 속에서 2013,10,19

조회 수 390 추천 수 2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밤비 속에서

 

빗줄기가 세차다.

홀로 일어나

하염없는 빗속에 나를 놓아둔다.

 

언제나 차고 넘치는 고뇌

열 손가락으로 감아쥐고도 남는 모순

내 남은 고뇌를 삼키고

미혹의 실뭉치도 이를 올올이 수습하면서

심연에 쏟아지는 비를 맞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참회의 날을 세워 죄와 어둠과 싸운다.

 

사람이 저지르는 잘못과

이를 용서하시는 아버지의 자비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이 타오르는 무덤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부른다.

 

최선이라고 여기던 것들이 와해 되고

바닥이 송두리째 무너져 홍수가 범람하는 밤이다.

쫓기듯이 바삐 상처를 아무리고

새로이 상처를 예비하는 나

죽을 때까지 거듭 새로운 상처를 기다리는 바보가 되어야지,

새로운 상처를 위해서 어서 피부에 박힌 피멍을 삭히고 나와야지,

그리고 빌어야지.

나를 불태울 자유를 위한 열정을 내려달라고.

진실로 아뢰옵거니

사람의 일로 아픔을 입는 일이 끝나면

저는 이제 무엇에 쓰입니까,

생각의 일로, 사랑의 일로

불면에 붙잡히는 심야의 수고가 없어지면

허구한 낮과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요?

죽기가 아니면 견디게 하옵소서

 

삶은 언제나 가고 있는 길목의 일,

함께 갈 길벗들의 정이 서린 눈빛을 본다.

고개를 수그리는 기도 안에서

빛과 소망과 음악과 시

자유를 주는 빈손으로

그리고 나를 쪼개는 석수장이의 정으로

자금 여기서 삶으로 글을 쓰고 싶다.

 

2013, 10, 19 비 오는 밤에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리지 2022.05.12 07:59:05
    위로 받고 갑니다.<br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가온 2022.05.07 05:56:31
    얼마남지 않은 우리의 생. 주님의 자비. 고뇌의 시간과 봄비... 가슴에 진동을 느끼는 시상
    감사합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13 태도적 가치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태도적 가치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우리 믿음은 우리가 내보이는 태도에 따라 어느 정도의 믿음이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치유의 이야기를 ... 이마르첼리노M 2023.12.01 271
1312 탓   탓의 어리석음은 자신 안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투사시킴으로 관계를 최악으로 만든다.   남을 탓하는 사람은 자신 안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0.01.04 380
1311 타볼산에 비치는 한 줄기 빛 타볼산에 비치는 한 줄기 빛   그분이 담을 수 없는 비좁은 내 안에 거처를 두고 나와 함께 일하고 계신다는 영의 현존을 경험하면 그 안에서 머물러 쉬고... 1 이마르첼리노M 2019.09.04 658
1310 쿠르드 아이들을 위해 당신의 평화마음을 모아주세요! http://www.nanum.com 터키 정부는 쿠르드인을 내쫓고 중동의 수자원을 독점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의 지원으로 티그리스강 상류 하산케이프 지역에 '일리수Ilisu... 나눔문화 2006.04.26 6674
1309 코로나의 공포와 태풍과 홍수가 휩쓸고 간 자리에 피는 꽃 코로나의 공포와 태풍과 홍수가 휩쓸고 간 자리에 피는 꽃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전염병인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경제적 고통과 신체적 고통을 겪는 이... 이마르첼리노M 2020.09.08 575
1308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수난기를 묵상하며 코로나의 공포 속에서 수난기를 묵상하며   사랑은 성공의 문제가 아니다. 상상의 온도계로 너의 상황을 재고 경쟁의 상대를 이길 때만 훌륭하다고 믿었던... 이마르첼리노M 2020.04.05 536
1307 코로나로 지친이들아 코로나로 지친이들아   코로나로 지친 이들아 밤송이가 출산하는 숲으로 가자 태풍에 몇 개 남은 사과들이 얼굴 붉히고 늙은 호박이 뒹굴고 벼들이 고개 ... 이마르첼리노M 2020.09.12 580
1306 코로나가 준 여백 코로나가 준 여백   내가 운전대를 잡고 내가 경영하던 삶, 그렇게 살다가는 미래가 없다고 하시면서 주님께서 자리를 양보하라고 하신다.   미세먼... 이마르첼리노M 2020.05.28 516
1305 케익속의지혜 케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배운기술을 반복 연습하는 단순함과 잘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과 케익을 열심이 배우고자 하는 항구함을 필요로 한다. 예수... 일어나는불꽃 2015.04.03 1296
1304 케어 실습 교육 안내 “6월 케어 실습 교육 안내” 요양시설 및 재가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종사자는 물론 가정에서 노인을 케어하는 수발자들이 실질적인 케어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하... 데데오 수녀 2006.05.25 6602
1303 커피나무를 바라봄 4 +그리스도의 평화                   커피를 통해서 바라본 모습은   우리 교회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나무에 수 많은 열매들이 달려 있다.   나무에 달려있는 ... 일어나는불꽃 2014.11.05 1789
1302 커피나무를 바라봄 3 +그리스도의 평화         커피의 향기를 내기 위해서는   그냥 커피 생두로가지고는 안되고   생두를 뜨거운 불에 달구어 익혀야 한다.   그... 일어나는불꽃 2014.10.28 1841
1301 커피나무를 바라봄 2 *이글은(커피나무를 바라봄1~4)   제가 유기서원기때 성 보나벤뚜라의   &quot;신비의 포도나무&quot;라는 묵상집을 읽고   저도 힌트를 얻어 그리스도에   대해... 일어나는불꽃 2014.10.20 1955
1300 커피나무를 바라봄 1 *이글은(커피나무를 바라봄1~4)    제가 유기서원기때 성 보나벤뚜라의   &quot;신비의 포도나무&quot;라는 묵상집을 읽고   저도 힌트를 얻어 그리스도에   대... 일어나는불꽃 2014.10.11 1822
1299 캐나다 캘거리의대의 다시쓰는 당뇨이야기 http://www.ebmr.co.kr캐나다 캘거리대 의대 당뇨연구센터와 EBMR 제약회사는 천연약초로부터 새로운 당뇨 신물질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동 발표했다 …… 중략 (... 박정수 2006.02.01 9177
Board Pagination ‹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