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할례 받지 않은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다니요?"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
며칠 전 저희 식당에 이슬람 신자인 외국인이 처음으로 와서는
자기는 고기를 먹지 않으니 비빔밥에 고기를 빼고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이슬람은 금하는 음식이 있고 그래서
'허락된 것'이라는 뜻의 할랄 식품이 있지요.
유대교에서도 금하는 식품과 먹어도 되는 음식이 지금도 있고
예수님 당시에도 있었음을 우리는 복음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 이미 주님께서는 이에 대해 말씀하신 바가 있습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물론 이 말씀은 손을 씻지 않고 먹는 것을 시비하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시는 과정에서 하신 말씀이지만, 아무튼, 이 말씀 안에서
우리는 주님의 생각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 밖의 것은 더럽거나 더럽히지 않는다는 것,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더럽거나 더럽힌다는 것이며,
오늘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한 말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곧 사람의 밖의 것 곧 하느님께서 만드신 것은
아무것도 더럽지 않고 깨끗하다는 말씀이 되겠습니다.
이것을 오늘날 우리 문화와 비교해서 얘기하면
개고기를 먹는 사람을 혐오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옛날에 개고기를 먹는 문화였는데 요즘은
개고기 먹는 것을 혐오하는 문화로 바뀌었습니다.
한때 프랑스 모 배우가 우리가 개고기 먹는 것을
자기 문화를 중심으로 비난한 것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다른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지금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개를 반려견으로 키울 정도로 개를 끔찍이 사랑하기에
누가 개를 먹는다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개를 먹는 사람을 혐오하는 것으로 발전해서는 아니 될 것입니다.
개를 비롯하여 모든 생명을 학대하는 것은 사랑에 반하는 것이니
그러지 말자고 생명 사랑 운동 차원에서 말하는 것은 사랑입니다.
그런데 다른 고기는 다 먹으면서 그리고 생명 사랑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예를 들어, 매일 커피를 일회용 컵과 빨대로 먹으면서
내가 사랑하는 개를 왜 먹느냐고 하며 남을 혐오하는 것은
생명 사랑이 아니고 자기와 다른 사람을 혐오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실로 많은 사람이 요즘 개를 반려견이라고 하며 키우는데
제가 볼 때 그분들이 정말 개를 사랑하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제 생각에 개를 정말 사랑한다면 개를 집 안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줘 맘껏 뛰어놀고 흙을 밟게 해줄 것입니다.
자식을 너무 사랑하는 엄마가 자식을 망치는 것과 같습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기가 좋다는 식으로 이것저것 요구를
너무 많이 하여 자식을 버려놓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볼 때
요즘 개를 키우는 사람도 자기식으로 개를 사랑하고 키웁니다.
그것을 뜯어 보면 자기애自己愛에 불과합니다.
저는 대전에 있을 때 동식물 축복식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축일에 개뿐 아니라 모든 동물에 식물까지 축복해줬습니다.
다만 뱀은 제가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니 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뱀은 제가 두려워하는 것이지만, 하느님 창조물이니 혐오해서는 안 되는 동물이고,
뱀을 애완 동물이랄까 반려 동물로 키우는 사람을 혐오해서는 더더욱 안 되겠지요.
나와 다르다고 혐오하는 나는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