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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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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오늘 주님 말씀을 깊이 묵상을 하니 눈물이 납니다.
우리 주님께서 이렇게까지 우리를 사랑하심에 대한
감동의 눈물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주님이신 분이 이렇게까지 당신을 낮추시는데
저는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참회의 눈물이기도 합니다.

저로 말하면 섬김이 몸에 밴 사람이 못 됩니다.
전에 비하면 섬김의 자세가 좀 나아지긴 하였지만
아직 작정을 해야지 조금 섬기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섬기는 것은 작정을 해야 합니다.

어제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후원회 월례회가 있었습니다.
새 사제가 부산에서 와 강의와 미사를 드려주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때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기를 바랐지요.
그런데 똑 같았습니다.
그 순간 불특정 다수에 대하여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해서든 저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제가 하는 일에는 그분들이 도움이 안 되어 준다는 서운함이지요.

전에 같았으면 얼굴을 찡그리고 인상을 많이 썼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저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내 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마음을 바꾸고,
회원님들이 나의 뜻대로 되어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회원님들의 뜻을 받들어야지 하고 마음을 바꾸니
전보다 인상을 덜 쓰고 그래도 웃으며 월례회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 경우 섬긴다는 것은
남이 나의 뜻을 받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분들의 뜻을 받드는 것이고,
내 뜻대로 안 되면 인상 박박 쓰고 신경질 부리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어떠하든 다 웃으며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내가 그분들을 위해 있는 것이지
그분들이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의 형제 중에 섬김이 몸에 배고 자연스러운 형제가 여럿 있습니다.
그런데 그 형제들이 자기 주관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표현해야 할 때는 정확히 그러나 겸손하게 표현을 합니다.
늘 마음을 살펴야지만 제 마음대로 하지 않고
다른 분들의 뜻을 받들 수 있고
작정을 해야지만 겨우 웃음을 보일 수 있는 저는
이런 형제들이 고마우면서도 부럽습니다.
저 같은 형제만 저희 수도원에 있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데 다행이도 이런 형제들이 있기에
저희 수도원이 그래도 큰 욕을 먹지 않는 것 같아 고마운 것이지요.

저는 오늘 큰 작정을 하지 않겠습니다.
아주 작은 것,
즉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인상 쓰지 말고
오히려 웃음을 보임으로 섬기기를 다 하겠다는 작은 작정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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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한 하루였지만, 오늘은 고민들을 들어줬던 하루라 그런걸까요?
    섬김이 몸에 배어 있는 형제들과 함께 프란치스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감사한 하루의 끝자락입니다.

말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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