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님의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냈으니
오늘은 어머니의 고통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아드님이 가신 길 함께 걸으셨네’라는 성가처럼
아드님의 Passio에 어머니의 Compassio입니다.
아드님의 십자가 고통에 어머니의 동병상련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저는 오늘 상련의 고통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고 좀 더 의미를 곱씹어보고 싶었습니다.
한가위 명절 때도 얘기했지만
지난 태풍에 아들을 잃은 엄마의 고통과 겹쳐져서 말입니다.
전엔 세월호 엄마들의 고통과 연결해 묵상한 적도 있었지요.
아무튼, 마리아의 고통은 어떤 고통이었을까요?
아들의 죽음이 너무 괴로워 따라 죽고 싶은 고통이었을까요?
살아있을 때 잘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고통일까요?
너무 일찍 죽은 것이 너무 불쌍해서 마음 아픈 그런 걸까요?
아니면 당신보다 먼저 죽은 것이 평생 한이 되는 그런 걸까요?
이런 인간적인 아픔과 괴로움이 없지 않았겠지만
이런 고통이 당신 고통의 전부라면 주님의 어머니답지 않습니다.
틀림없이 주님의 어머니다운 고통이었을 겁니다.
내 아들은 잘 죽었다!
내 아들의 죽음은 죽음을 이긴 죽음이다!
내 아들의 죽음은 사랑의 승리다!
내 아들의 죽음은 성부께 대한 순종의 완성이다!
내 아들의 죽음은 성부의 뜻을 완수한 죽음이다!
그러니 내 아들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고,
그러니 나도 아들과 같은 죽음을 죽어야겠다!
뭐 이런 고통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