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는 천사들의 존재를 믿을 교리로 얘기하고,
오늘은 천사들 가운데서 대천사들의 축일을 지냅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옛날에는 천사 신심이 자연스러운 것이었는데
요즘 와서 악마와 더불어 천사의 존재조차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존재를 부정하는 것보다 더 나쁜 곧 얘기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천사 문제는 얘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무관심하게 되어 버린 겁니다.
생각해 보면 하느님 존재마저 거부되고 무관심한 요즘이니
하느님의 천사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렇습니다.
이 시대는 세상 너머의 세상 곧 영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고,
철저하게 이 세상에만 머물고 이 세상 문제에만 매달립니다.
하느님이 아니 계신 세상이 세속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 천사들이 싸워야 할 것은 악마들이 아니라
하느님과 영의 세계를 무시하는 세속주의라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은 천사들이 악령들과 싸울 것이 아니라
악령들과 공동전선을 펼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세속주의가 이렇게 천사와 악마 모두 부정하니 실제로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 교황님이 몇 년 전 <악마는 존재한다>는 책을 내셨지요.
거기서 “사탄은 하느님을 거슬러 예수 그리스도 안의 하느님 나라를 증오하면서
세상에서 활동한다.”라는 말씀을 교황님이 하셨는데 증오보다 더
하느님 나라를 파괴하는 것이 무시이니, 오늘날의 더 큰 악마는 세속주의입니다.
관건은 이 싸움을 대천사 미카엘에게만 맡겨둘 것인가? 이것입니다.
아니지요. 내 안의 세속주의는 내가 싸워야 하고,
우리 안의 세속주의는 우리가 싸워야 합니다.
내가! 미카엘 대천사가 되고,
우리가! 미카엘 대천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