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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예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사순 제 2 주일은 예수님의 변모 사건을 들려줍니다.

교회가 이 변모 사건을 두 번째 주일에 배치함은 깊은 뜻이 있습니다.

 

 

우선 광야에서 혹독한 시련과 유혹을 통과하신 주님께서

이제 산 위에서 환히 빛나시게 되었다는 점을 돋보여주고자 함입니다.

이는 혹독한 훈련을 통과한 선수만이

반짝반짝 빛나는 영광스런 금메달을 따는 것과 같이

시련과 유혹을 이겨낸 사람만이 하느님의 아들이 됨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지난 주 예수께서 받으신 유혹은 포식과 세속 권세의 유혹이 아닙니다.

주님의 진짜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빵이 돌이 되게 하고

높은 데서 뛰어내려보라는 유혹이었는데, 그것은

하느님의 아들임을 과시하라는 유혹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 유혹과 시련을 이겨내신 것이고

하느님께서는 이런 주님을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라고

오늘 산 위에서 장엄하게 선포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주님처럼 영광스런 하느님의 아들이 되려면

주님을 본받아 이렇게 유혹과 시련을 이겨내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오늘 변모 사건은 지나간 광야 유혹 사건의 연장이기도 하지만

다가올 수난과 부활 사건의 전조이고 예고인 것입니다.

주님은 당신 수난을 앞두고 두 번째 수난예고를 하기 전에

당신 변모의 기적을 특별히 애제자들에게 보여주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애제자 셋을 따로 데리고 산에 올라가신 것을 보면

그 의도가 분명 있음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의도가 무엇이었을까요?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쳐도 흔들리지 말라는,

다른 제자들은 흔들려도 너희는 흔들리지 말고 버팀목이 되라는 것이고,

그리고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이라는 바오로 사도의 오늘 서간 말씀처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굳게 믿고 선포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주님을 “내가 선택한 아들”이라고 하셨고,

주님은 베드로, 요한, 야고보를 애제자로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주님을, 주님은 애제자 셋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 제자들을 당신 인생의 중요한 때, 곧

죽었던 소녀를 다시 살리실 때와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실 때,

그리고 오늘 당신 변모의 때에 당신을 동반케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편애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이 선택받은 아들로서 광야에서 시련과 유혹을 받으신 것처럼

당신의 선택을 받은 제자들이 더 많고 큰 역할을 하라고 준비시키심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남달리 큰 시련을 받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주님의 애제자로 선택받았다는 표시이고

당신의 제자직 훈련에 우리를 특별히 초대하시는 것이며,

이 훈련을 통해 주님처럼 변모하라는 것임을 알아채고,

이 훈련에 겸손하면서도 성실히 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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