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자신과 에페소 신자들이 하느님의 작품이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이 말에 시비를 건다면 하느님께서 창조하지 않으신 존재가 어디 있고,
그러므로 하느님의 작품이 아닌 존재가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 모든 존재가 다 하느님의 작품이지만,
다만 걸작인지 졸작인지 그것만 있을 것이고,
그리고 하느님 작품이 졸작일 리 없으니
졸작이 있다면 그것은 원래 걸작이 졸작이 된 것,
곧 우리의 죄로 망가진 작품일 것입니다.
그리고 앞선 바오로 사도의 말에 의하면
죄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은총의 거부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앞에서 육의 욕망에 이끌려 죄를 지었지만
하느님의 자비로 구원받았다는 뜻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
─ 여러분은 이렇게 은총으로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 걸작이란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하지 않은 존재요,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은 존재이고,
졸작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아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은총을 거부함으로써 구원받지 못한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그렇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거부하지 않고 받아야 합니다.
사랑을 줘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야 받는 것이고,
선물을 줘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야 받는 것이며,
구원을 줘도 거부하지 않고 받아야 구원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또 이렇게 얘기합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 은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세상에 사랑이 어디 있고 공짜가 어디 있냐고 믿지 못하고
하느님의 선물인 은총을 거부하면 구원은 받지 못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믿으면 은총과 구원이 선물로 주어집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사랑을 믿어 은총으로 구원받은 걸작들은
구원받은 사람답게 이제 하느님의 선업을 이어갑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선행을 하며 살아가도록 그 선행을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거부한 졸작들은 선행을 할 사랑이 하나도 없어
아무런 선행을 할 수 없지만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을 받아들인 걸작들은 충만해진 사랑으로
하느님의 선업을 이어가고 무상으로 선행을 거저 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