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분배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연결해서
이야기하지 않지만,
오히려 예수님께서 그 둘의 관계를 언급하십니다.
사람들이 재산을 모으는 것이
예수님 눈에는
생명을 보장받기 위한 행동처럼 보였습니다.
즉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산을 모으면서
이 재산이 나의 생명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거기까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을지라도,
불안감은 이 둘을 연결시켜 줍니다.
재산이 넉넉하면
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생활의 어려움에서 오는 걱정과 불안함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불안감의 해소는
죽음에 대한 불안감과 연결되어
죽음의 공포마저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다시 말해 죽음에 대한 불안함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죽음이 두려울수록
재산에 집착하게 됩니다.
죽으면 재산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이야기해도
재물을 손에서 놓을 수 없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재물을 손에서 놓는다는 것은
내 생명을 손에서 놓는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삶을 살아가는데 돈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재물이
나의 불안함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불안함이 해소될 수 있다면
어느 시점에서 멈출 수 있을 것입니다.
멈추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 쥐려는 모습 속에서
불안함이 해소되었다기 보다는
더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재물을 손에 쥐는 것과
불안함이 해소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생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죽음과 관련된 불안함을 극복하는 것도
그래서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하려다보니
오히려 엉뚱한 행동, 재산을 움켜쥐려고 합니다.
힘은 힘대로 들고
불안감은 더 커질 뿐입니다.
불안감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함을 하느님께 표현하면서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자유와 편안함을 얻을 때
우리는 불안함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그 속에 머무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