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필요한 준비물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금지하시는 것이 걱정되시는지
제자들의 파견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양들처럼 바라보십니다.
여행에 필요한 것들인데
왜 예수님께서는 가지고 가지 말라고 하셨을까요?
제자들의 파견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를 위해
제자들은 파견됩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과
똑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되시어 세상에 오시면서
당신의 신적 능력을 많이 포기하셨습니다.
기적을 통해 하느님 나라를 보여 주셨지만
정작 당신께서 잡히시고 돌아가시는 상황에서는
힘 없이 나약한 모습이셨습니다.
신적 능력의 강함 속에서
하느님 나라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약함 속에서
하느님 나라를 몸소 살아가셨습니다.
인간의 고통과 죽음 속에 함께 하시면서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함께 계심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제자들도 예수님의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인간의 한계 속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가장 좋은,
그리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춘 상태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한다면,
그 가운데 하나라도 갖추지 못한 사람은
하느님 나라를 온전히 살아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질의 부족함, 능력의 부족함에도
제자들이 세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간다면
부족함을 지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사람들 가운데에서 하느님 나라를 몸소 살아가라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우리도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갈 때
우리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좋으심으로
하느님 나라가 이 땅 위에서 점점 넓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