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22.10.21 04:52

낫기를 원하느냐?

조회 수 587 추천 수 1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낫기를 원하느냐?

 

예수께서는 38년 동안이나 앉은뱅이로 살아온 병자에게 다가가 낫기를 원하느냐?”(요한 5,1-6) 하고 물으십니다.

 

우리는 저마다 힘이 있고 중요한 존재가 되길 원하는 마음을 지니고 살기 때문에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약함을 받아들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자율성 안에서 자기 충족과 간섭받지 않으려는 내면의 힘을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독립된 존재로 자율성을 가지고 살아왔기에 자신을 내어주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 관계의 상호성 안에서 자신만을 챙겨보겠다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가치체계로 만든 벽을 견고하게 하는 데에 더욱 집중해 왔습니다.

 

역설과 신비로 가득 찬 하느님 나라의 실재가 독립된 힘으로 관계를 지배하려는 이들에 의해서 단절의 역사를 만들어 왔기에 그리스도 예수를 따르기보다 예배에 중심을 두는 종교심만을 강조해 왔습니다. 인과응보와 상선벌악이라는 틀로 하느님을 가두고 하느님 나라의 현재보다 사후 처벌과 보상을 염두에 두었기에 죄책감만을 부추겨 왔습니다. 자비로 드러나는 하느님의 상호성보다는 죄책감으로 통제하려는 시도들이 자신의 힘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 구원받을 수 있을 것처럼 말합니다. 그리하여 많이 바치면 많이 받고 적게 바치면 적게 받고 안 바치면 아무것도 주지 않으시는 분으로 만들어 지옥의 형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많이 바쳐야만 한다는 강박과 불안에 시달리면서 숙제를 하듯이 기도와 희생을 셈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힘은 자율성을 바라고 통제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내면의 연약한 곳을 건드려보면 그것을 감추고 방어막을 치고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투사하려 합니다. 힘은 지배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관계 안에서 자비가 흘러가게 하는 상호성과 내어주는 몸으로 표현되는 하느님의 전능을 힘으로 지배하는 하느님으로 설교하는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38년 동안이나 앉은뱅이로 살아온 사람처럼 변화를 허용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날그날 편한 쪽에 무게를 두고 살아갑니다. 변화는 나약함과 연약함이 드러나는 관계 속에 있으며 하느님의 힘이 너를 통하여 나에게 다가옵니다. 너를 통하여 전달되는 하느님의 힘을 받아들이는 약함이 나를 치유합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기를 바라는 자만심이 숨어 있습니다. 필요성을 드러내는 것이 약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내면의 전부를 보이지 않으려고 숨기고 포장하고 강한 척합니다. 도움받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기에 이를 거부합니다. 자신의 경계를 정하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합니다. 결과는 관계의 단절입니다. 단절이 불러오는 결과는 참혹합니다. 외롭고 슬프고 우울합니다. 그렇게 되면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쉽고 편한 쪽을 선택하기에 중독성이 있는 대체를 찾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손에 들려있는 도구적 존재요 얼굴을 맞대고 선을 공유하는 관계적 존재입니다. 나는 오직 아버지와의 관계 안에서 아들일 뿐이고 아버지는 나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시고 내 존재성을 부여해 주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공유하는 선은 언제나 나의 필요를 채우는 너에 의해서 치유가 발생합니다.

 

주님의 영께서는 오늘도 를 통하여 나에게 다가오셔서 묻습니다.

낫기를 원하느냐?” (요한 5,1-6)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주님 보게 해 주십시오. (루가 18,41)

 

하느님께서는 경계를 두지 않으십니다.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에는 아무도 제외되지 않습니다. 무상성과 보편성에 눈이 먼 사람들과 앉은뱅이로 38년 동안 살아온 이들은 바로 우리입니다. 인간의 자만심이 불구로 만든 결과입니다. 치유는 경계를 무너뜨리는 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선을 공유하려는 갈망에서 시작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가온 2022.10.21 05:42:55
    하늘을 보라는 손가락만 봤습니다.하늘을 바라보는 혜안을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7 5. 초대받았을 때, 경이로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가라. 5. 초대받았을 때, 경이로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가라. 하느님은 우리가 경이로움을 경험하도록 계속 초대하고 계시고, 단순함은 이 경이로움에 이르게 하는 문... 김상욱요셉 2023.08.10 345
1356 무대책이 대책 무대책이 대책   프란치스칸 삶의 중심에는 하느님께 자신을 전적으로 내어드리는 가난과 아무것도 자신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하느님의 손길에 맡겨드리는 겸손... 1 이마르첼리노M 2022.03.01 346
1355 참여하는 신비 참여하는 신비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16) 사랑은 혼자서 할 수 없으며 대상이 필요하다. 사랑은 사랑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 신비다. 사랑에 참여... 1 이마르첼리노M 2022.09.07 346
1354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는 것처럼 창조하신 존재들을 바라보고 그분께서 그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그들을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05 347
1353 신적 생명에 연결된 자유 신적 생명에 연결된 자유     하느님의 가난과 자기 비움을 배워야 나 자신을 온전하고 겸손하게 하느님께 내어 맡길 수 있다. (필립 2,6-12) 선은 위험을 감수... 이마르첼리노M 2022.11.20 347
1352 봄비 내리는 아침에 봄비 내리는 아침에   연초록 바다에 드리워진 잔뜩 흐린 하늘 목이 타는 땅의 서러움을 아는지 촉촉이 적시는 가슴에 처연한 슬픔이 강이 되어 흐른다.   가슴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29 348
1351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내어주는 죽음이 내어주는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죽음이 받아들이는 기쁨으로   내려가는 죽음이 내려가는 기쁨으로 내려놓는 죽... 이마르첼리노M 2023.04.09 349
1350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살아있는 동안 하느님 안에서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오래지 않아 전혀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향락은 세... 이마르첼리노M 2023.05.10 349
1349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요한 사도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고 말합니다. 믿음의 출발이 사랑의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4.02.08 349
1348 성주간 (계시의 완성을 보는 때) 성주간 (계시의 완성을 보는 때)   자비를 깊이 바라보다가 자비가 되어 자비가 흐르도록 길을 떠나는 때   자비의 열매는 나의 필요성을 없앤다. 스스로 높일 ... 이마르첼리노M 2023.03.29 350
1347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 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영의 현존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내면의 자유를 누립니다.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는... 이마르첼리노M 2023.09.23 350
1346 내 안에 피는 낙원의 꽃 내 안에 피는 낙원의 꽃   내 안에 피는 하늘의 꽃 말씀으로 피는 창조의 꽃 진, 선, 미로 피는 지혜의 꽃 온유하고 겸손한 자비의 꽃 용서하고 허용하는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29 352
1345 정동 수도원 이야기 (5) 정동 수도원 이야기 : 아폴리나리스 신부님 (5) 그분이 방인 회원 양성에 대해 보인 태도와 관심은 참으로 예언적이었다. 오늘에 비해 삼분의 일도 되지 ... 이종한요한 2021.11.26 353
1344 거룩함의 성찰 거룩함의 성찰   자신의 업적과 공로가 아니고 하느님의 자비에 있다.   많이 바치는 데 있지 않고 많이 받고 있다는 깨달음에 있다.   통제에 ... 이마르첼리노M 2020.01.26 354
1343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 홀로 기도하시던 밤 세상은 고요 속에 잠들고 눈떠계시는 분은 인간... 1 이마르첼리노M 2022.03.16 354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