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가끔 저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경우들이 있습니다.
제가 누구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것을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한편 사람들이 저를 함부로 대한다는 생각이 들면
저 자신에 대해서 더 드러내고 싶습니다.
마치 저는 이러저러한 사람이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이 저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제가 집중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고
그래서 함부로 대해지면 안 됩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무시하는 것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한 사람'이 아닌
'이러저러한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렇게 이야기해야
상대방이 무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러저러한 사람'에서
'이러저러한'은 저를 표현하는 일부일 뿐이지,
온전한 저 자신이 아닙니다.
'이러저러한'이라는 표현으로
제가 무시당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빛 좋은 허울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저 자신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무수한 가면 뒤로 나의 모습을 숨기고 싶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한 사람으로서, 나로서 살아가는 삶이
무시당하는 삶일지라도,
하느님께서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시고,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십니다.
내가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인정해 주시는 그 있는 그대로를
살아가는 것이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라는 칭호만큼
더 높은 칭호가 이 세상에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