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 수도원에서 나의 소임은
경리 외에 기도할 때 종치는 것이다.
악양 수도원에서 2년가까이 종을
치면서 종에 대한 배움이 있었음을.
사람이 종을 치고 종에서 소리가
난다는 것은 종이 종으로서 그 자리에
온전히 머물러 있었음을 의미한다.
종이 종으로서 온전히 있지도 않고
종이 종으로서 그 형태를 간직하지 않다면
사람이 아무리 종을 쳐도 소리는
나지 않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통하여 활동하시고
도구로 써주시고 사람을 통하여
하느님의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사람이 하느님 앞에서 온전히 사람으로써
하느님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한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하느님 앞에 온전히 머무를수
있을 때에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통하여
활동하시고 인간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소리를 내신다.
종이 종으로서 온전히 머물러 있음으로
인해서 나도 하느님앞에서 온전히
머물러 있어야함을 종소리가 나를
가르쳐 주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