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2013.03.01 19:23

얄리의 믿음 1

조회 수 8187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그리스도의 평화

 

    입회하기전 내가 살던 집 대구에는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름은 얄리다. 품종은 치와와

 

인데 어찌보면 애가 영리하고 어찌보면 또한 애가 어리석어 보이기도 한다. 영리한 이유는 어머니만

 

 알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모두 다른 가족이다. 식구들은 아무도 없다. 무조건 어머니다.

 

어머니만 알고 살아간다.

 

 

    어쩌다 한번씩 내가 휴가가서 보면 같은 가족이고 식구인데도 그리 반겨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으

 

르릉대며 못되게 군다. 어머니가 있을 때에는 그 어떤 누가 뭐라고 하든 절대 기죽지 않는다. 대든다.

 

같이 사는 식구도 아닌 사람도 처음 보는 사람도 어머니와 함께 있다면 절대 기죽지 않고, 기가 살아

 

있다. 그렇게 사나울 수가 없다. 그렇게 본다면 애가 좀 자기 식구도 못 알아 보는것 같고, 그래서 난

 

얄리가 왜 그런것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개의 특성상 원래 그런것인

 

지 아니면 어렸을 때 상처가 있는 것인지 또 아니면 치와와라고 하는 개의 특징적인 성격이 그런것

 

인지 말이다. 이유야 어찌 됐던 언제 한번은 어머니가 집을 비우시게 되었다. 집에 남은건 얄리와 나

 

둘 뿐이었다.

 

 

     그런데 얘가 다른날에 비해서 행동이 좀 이상하다. 자꾸만 내 눈치를 보고 자꾸만 나를 보고 피할

 

려고 하는 행동이 보인다. 그래서 장난삼아 옆구리를 푹푹 찔러 보지만 애가 대꾸도 안한다. 다른날

 

같으면 으르릉대고 난리가 날 텐데 말이다. 그리고 이제서야 그 이유를 알것 같다. 어머니가 있을 때

 

와 없을 때와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어머니에 대한 믿음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있을 때에는 어머니

 

가 자기를 보호해 줄거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든든한 백이기 때문이다. 얄리에게서는 그

 

어떤것도 무서울것이 없다. 천하에 두려운것이 없다. 어머니와 함께 있고, 어머니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머니가 집에 부재중일 때는 애가 완전히 다르다. 애가 전혀 힘을 못쓴다. 왜냐하면 어머

 

니가 안계시고, 자신을 보호해 줄 그 무엇가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생각한다. "이

 

야 참으로 대단하다. 네 믿음이 정말 대단하구나. 니가 나보다 낮다. 훨씬낮다"우리는 하느님께서 눈

 

에 보이시지는 않지만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를 이끌어 주시고, 우리의

 

모든 인생, 삶 그 모든것을 책임지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소위 하느님을 믿는다고 한

 

다. 그런데 현실안에서의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떤가? 우리가 믿는 만큼 삶 안에서도 당찬 믿음으로

 

마치 얄리처럼 너무 나도 뻔뻔스러워서 얄미울 정도의 믿음이 있는지?

 

 

    사실 우리는 하느님을 알고 믿는다고 하면서도 현실안에서의 삶은 두려움이 너무 많다. 걱정도 많

 

고, 근심도 많고, 그렇다면 우리의 믿음은? 마음의 믿음이 아니라 머리만의 믿음이 아니던가? 우리가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안다면 우리는 이렇게 기도해야 할 것이다.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 주십시오"(마르코 9,24). 우리가 진정 참으로 믿음이 없다면 현실안에서도 하느님의 뜻과 선을

 

 행하는데에도 불충실 하기에 "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루카 18,13)라고 기도

 

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의 믿음은 나의 힘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자비라는 것을 깊이 깨달

 

아 믿음의 은총을 청하는 기도를 해야 할 것이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마치 예리코의 소경이 예수

 

님께 간절히 청하였듯이 기도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배풀어 주

 

십시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루카18,39).

 

 

      그리고 자비를 청하다 못해 더욱더 간절한 마음으로 예리고의 소경보다 예수님께에 대한 믿음과

 

 신앙의 나약함과 부족으로 물에 빠져 살려달라고 부르짖는 베드로처럼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

 

오"(마태오 14,30)라면서 기도해야 할 것이다. 얄리는 나에게 큰 것을 가르쳐 주었다. 너무나도 큰 깨

 

달음을 주었다. 신학 석사 박사 신부님도 아니고, 신앙인으로써의 선배도 아니고, 뛰어난 영성가도

 

신비가도 아니고, 한낱? 보잘것 없는? 개 한마리가 나에게 깨우쳐 주었다. 참으로 기도하는 법을 가

 

르쳐 주었다. 얄리가 내 스승이다. 믿음의 스승이다.

 

IMG_20130216_094248.jpg

 

 

 얄리의 사진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박제노 2013.03.04 07:58:59
    저의 나약한 믿음 또한 얄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63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편집자레터] ‘아우슈비츠의 성인’ 조선일보 &quot;콜베&quot; 김경상사진집 기사 보도자료 2007/01/13 00:21 사진전 뉴스 보기 홈 &gt; 뉴스 &gt; 문화 &gt; 북스 [편집자레터] ‘아... 세실리아 2007.01.15 4420
562 송년의 시간이 오면 송년의 시간이 오면   송년의 시간이 오면 나를 봅니다. 송년의 시간이 오면 하늘을 봅니다.   세상일을 잊고자 하여도 모두가 ‘안녕하지 못한’ ... 이마르첼리노M 2013.12.30 4425
561 육화의 드라마 육화의 드라마 믿음은 확실하지 않는 현실에 대해 품는 확신입니다. 하느님이 있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습니다. 하느님을 부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3 이마르첼리노 2011.03.09 4427
560 소중한 존재 소중한 존재 존재의 존중심이 없는 곳엔 사랑이 없다. 생명있는 모든 것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분은 그 하나를 소중히 돌보신다. 이마르첼리노 2011.04.11 4484
559 대운하에 위협받는 생명들을 위한 '생명의 근원, 강의 평화를 위한 미사' 한반도 대운하에 위협받는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생명평화도보 순례단 &quot;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quot;의 여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순례단이 한반도 대운하의 ... 천주교창조보전전국모임 2008.03.27 4490
558 너울 나무뒤에 가려진 빛 가려진 나무뒤에 참 빛이 비추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나무뒤로 돌아서기만 하면 참된 빛을 볼수가 있다. 우리도 이와같다. 세상 모든 사람... 일어나는불꽃 2013.10.28 4499
557 외국어판 홈페이지 개통에 즈음하여 http://www.istancoreofm.org/index.phpT.평화와 선 한국어판에 이어 영문판 홈페이지가 개통되었습니다. http://www.istancoreofm.org/engindex.php 조만간 이태... 영성사무국 2009.02.27 4507
556 만남의 신비 만남의 신비 충실한 열매는 농부의 땀과 하늘의 축복이듯이 값진 만남은 충실한 준비에 대한 보답이다. 첫날의 만남이 묘목이 되어 자라나 하늘로 향해 두 팔을 ... 1 이마르첼리노 2011.03.12 4516
555 지지대 작업 1 T.그리스도의 평화     작년 수련소에 소임으로 온지 얼마되지 않아    허물어져 가는 배수로를 막기위해   지지대를 만드는 작업을 하였다.   그... 일어나는불꽃 2014.01.16 4519
554 마음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전진상 월례강좌 강좌명: 사랑과 용서, 화해의 길 !! “ 마음의 치유와 성장을 위한 전진상 월례강좌 ” 1. 취지 :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과 용서, 화해” 라는 큰 영... 전진상 영성심리상담소 2009.03.05 4522
553 나의 원수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 하셨지만 저에게는 사랑해야 할 원수가 얼른 생각나지 않습니다 철천지 한의 원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죽이고 싶다든가 없어... 2 benedictus 2007.03.02 4528
552 박노해 시인이 말하는 2008 촛불의 진실과 희망 http://www.nanum.com 박노해 시인 약 력 1977 선린상고(야간부) 졸업 1984 「노동의 새벽」 발표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노맹) 결성 1991 ‘사노맹’ 사... 촛콜릿 2008.09.24 4544
551 메아리가 없는 메아리 2 +그리스도의 평화       우리는 산을 바라보고   좋은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그것보다도 우리가 등... 일어나는불꽃 2013.09.03 4544
550 수치 안에 숨겨진 보물  수치 안에 숨겨진 보물   창조적 고통 善에 따라오는 고통처럼 아름다운 생명의 꽃핌은 없다.   진실은 추위 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이다. ... 이마르첼리노M 2013.11.10 4547
549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8 +그리스도의 평화         내가 앉고자 하였으나   일어서게 되어서 보면   내가 일어서야 할 때였었고   내가 일어서고자 하였으나   ... 김기환베드로M. 2013.06.20 4562
Board Pagination ‹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