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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7 16:59

예수 성탄 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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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예수 성탄 부조
   가 : 미상
제작년도 : 14세기
소재지 :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성당

약 2년 전인 2019년 4월 15일 세계인 중에 좀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화재 사건으로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심한 손상을 입었다.



세계의 여러 많은 화재 사건 중 이것은 온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고 이 충격적이고 슬픈 사건 앞에 그동안 무심히 보아 지내치던 많은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특히 2008년 국보 1호인 남대문을 어이없는 사고를 전소시킨 우리의 현실에선 노트르담 대성당이 주는 화재 진압과정은 너무 딴판이어서 프랑스 인들 안에 심어진 신앙심의 실천을 보게 만들었다.

거의 천재에 가까운 인재이면서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진화 확산을 최대한 막을 수 있었고 성당이 보관하고 있던 예수님의 가시관 등 보물급 성물을 안전히 대피시킬 수 있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인들의 자존심이고 또 아름다운 도시로 소문난 파리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이 대성당은 1160년 프랑스에 가톨릭교회가 안정세를 유지하던 시대에 프랑스 수도의 성당다운 교회를 짓자는 합의에 따라 시작되어 14세기 유럽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되던 시기에 완성되었으며 후기 고딕 성당의 대표적 건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성당은 이처럼 여러 면에서 세계인들의 관심이 대상이었으며 비록 관광객이 대종이긴 해도 성당을 방문하는 사람이 연간 천만 명을 웃도는 세계인들의 성지가 되어있다.



 이 성당은 찾는 사람들은 비록 가톨릭 신자가 아닌 다른 종교인이나 무신론자라도 아름다움의 경탄을 통해 아름다움의 원천인 하느님께로 마음이 향하게 인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성당은 세월의 흐름 속에서 여러 영욕의 시간을 거쳐야 했고 기본적인 고딕 양식의 아름다움을 지니면서도 더 세련된 양식으로 성당의 성격을 더 분명히 하고 있다.



1548년 프랑스에 있던 광신적 성격이 강한 칼뱅파 신도들이 성당을 우상으로 여기는 광기에 의해 성당이 파손되는 아픔도 겪어야 했고 뭣보다 18세기 교회의 잘못된 방향과 처신에 겹쳐 프랑스에서 시작된 혁명적 세력에 의해 이 대성당이 엄청난 고통과 수모를 겪어야 했다.



1789년부터 1799년까지 10년간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은 프랑스 사회가 중세 봉건사회에서 근대 자본주의 사회로의 이행과정이었다.

이때 시작된 인간의 평등성을 강조하는 시민의식은 프랑스 혁명을 일으켰고 과거 봉건 영주와 성직자들이 지배하던 프랑스 사회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강한 의식 개혁이 일어나면서 구체제를 복음적 표현으로 여겨 봉건 영주처럼 군림의 자세를 취하던 성직자의 집단인 교회는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프랑스 혁명이 처음부터 교회에 적대적이지는 않았으나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왕궁과 성당과 수도원들이 습격받았고 전국은 공포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런 충격적 사건을 겪으면서 성직자들은 수백 년 누려온 특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시민과 농민들을 위해 특전을 단념했다.



그러나 재산 문제로 다시 시련을 겪게 된다.

새로운 혁명 정부는 자기 권력 유지를 위해 재산이 필요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던 교회로 눈길을 돌려 자선 사업을 하던 수도회 외에 다른 모든 재산을 국가 소유로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닥치게 되었다.



당시 프랑스 정부는 국민 생활의 여러 면에서 또 다른 새로운 개혁을 시도했는데, 교회가 지닌 반지성적인 태도에 대한 반발로 먼저 강력한 반(反) 그리스도교 운동이 시작돼 교회가 폐쇄되고 성상들이 파괴됐다.

교회를 반지성과 반이성의 상징으로 보면서 그리스도교의 폐지가 선언되고 특히 「이성(理性) 숭배」가 도입돼 11월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이성의 여신을 숭배하는 축제가 벌어지기도 할 만큼 대성당은 큰 시련을 겪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이 파괴되는 아픔을 속수무책으로 지켜야 했다.



이 과정에서 성당으로서 기능은 마비되고 혁명군들이 이 성당을 창고로 사용하다 보니 성당은 과거 지녔던 품위와는 거리가 먼 조잡한 공간으로 추락하였으나 엉뚱하게도 이 대성당을 사랑하는 작가에 의해 이 성당의 이미지가 개선됨으로 성당 복원의 기회가 되었으며 이런 과정에서 성당은 제 모습을 찾게 되었다.



우리에게 너무도 알려진 레 미제라블의 저자인 빅토르 위고는 이 대성당의 진가를 알아보고 아름다운 필치로 이 성당의 보존을 강조하자 많은 지지 기반을 확보하면서 성당이 제 기능을 회복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또한 이번 화재는 새로운 사실에 눈뜨게 했다.



이 성당의 화재 사건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각인 된 이 성당에 대한 아름다운 이미지로서 프랑스 가톨릭의 밝은 면을 보게 되었고 성당에 화재를 지켜보면서 기도하는 많은 젊은 사람들을 보면서 교회가 아직도 복음적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는 현실을 확인하는 계기도 되었다.



또한 많은 사람이 현대를 종교의 사양 시대로 보고 있으나 이 성당 화재를 통해 보이는 사람들의 슬픔과 재건에 대한 관심 표현을 보면서 종교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프랑스인들은 이 성당의 복원이 아니라 새로운 탄생이라는 긍정적인 관심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이 성당 제대 뒤편에 있는 성가대석 회랑에 있는 작품으로 기도 공간 중에서도 가장 심원한 성격인 예수님의 일생을 묵상하게 만든 부조들이 있다.

성당 제대 뒤편 성가대석에는 제대를 둘러싼 회랑이 있는데, 이 부분에 예수님의 일상을 묵상할 수 있는 부조를 만들어 순례자들이 회랑을 돌며 예수의 일생을 묵상하게 만들었다.



이것은 성당의 화려한 스테인들 글라스와 너무도 세련된 성당 구조에 매혹된 방문객들에게 이 성당의 실상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성당의 핵심은 인간의 정성으로 제작된 아름다움의 전시장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의 일생을 상기하게 만드는 곳임을 알리는 것이며 성가대석으로 사람들이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을 돌면서 부조에 새겨진 예수님의 일생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다.



펼쳐진 성서처럼 신약에 나타나고 있는 예수님을 보인다.

너무도 웅장하면서도 정돈된 아름다움 속에서 단아한 모습을 보이는 대성당의 전체적 인상에서 이 작품이 전시된 성가대 공간은 제대 뒷면이라는 숨겨진 공간의 성격을 보이는 곳에 이 작품이 있는 것도 교회의 모습을 바로 보이는 것이다.



교회란 웅장하고 위압적인 모습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성탄 작품의 말구유 상징처럼 평범하면서도 숨겨진 모습으로 신앙의 실상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 즉   교회가 제도화되면서 잃기 쉬운 신앙의 진실과 실상을 대답하면서도 담담히 표현하고 있다.



이 부분에선 무명의 작가들이 자기의 신앙적 신념을 너무도 자연스러우면서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이 작품이 제작될 당시 프랑스인들의 유행과 정서 표현을 통해 순례객들에게 신앙 안에서의 친근감, 즉 예수님 당시의 삶은 오늘 프랑스의 삶과도 이어진다는 공감대를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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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 사건은 루카 복음과 마태오 복음을 기조로 전개되고 있는데, 먼저 성모님과 엘리사벳의 만남을 시작으로 목동들의 방문, 베들레헴 마구간에 이어 삼 왕의 방문으로 마무리되는 4부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루카 복음은 예수님의 선구자로 등장할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다루면서 즈카리야와 엘리사벳을 등장시킨다.



엘리사벳은 원래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석녀였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세례자 요한을 잉태하게 되었고 성모님은 동정녀였으나 하느님의 안배에 의해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었다.



두 여인의 특징은 인간적인 처지에서 아기를 낳을 수 없는 처지인데, 아기를 가짐으로써 하느님의 능력 안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신앙의 중요한 교훈을 전하고 있다.



엘리사벳과 마리아는 이 만남을 통해 서로 안에 이루어지고 있는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확인하는 과정에 서로가 큰 기쁨을 느끼게 되기에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바라보면서 다음과 같은 찬사를 바치게 되는데 이것은 신앙인이 항상 마음에 새겨야 할 좌우명이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카 1, 45)



작가는 성모님과 엘리사벳 사촌 간의 흐뭇한 표정을 통해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선물인 행복의 열매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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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복음은 구세주 성탄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알리는 첫 전령으로서 당시 가장 하층민 신분이었던 목동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오늘날 목동이라는 직업은 도시 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목가적 낭만의 직업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당시 목동들은 사회 적응이 힘든 어떤 의미의 저능한 인간들이 선택하던 직업이었다.



사육하던 동물들과 함께 외딴 산속이나 들판을 거처로 삼아 살아야 하던 목동 직업은 막바지 인생들이 선택하던 요즘 표현으로 3D 직종에 속한 하층민들인데 하느님께서는 이들을 예수 성탄의 기쁨을 전하는 전령으로 선택하셨다.



그들의 복장은 신분을 상기시키듯 더없이 조잡한 것이나 이들은 구세주 성탄의 기쁨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찬 확신의 표정들이다.

이 목동들은 죄 많은 인간 구원을 위해 오신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첫 번째 선교사로의 값진 모습을 보인다.



또한 하늘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한다.
오늘 너희를 위하여 다윗 고을에서 구원자가 태어나셨으니, 주 그리스도이시다.”(루카 2:10)


라는 천사의 말을 듣는 목자들을 통해 하느님 나라의 위대한 인간상은 이 세상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알리고 있다.

당시 힘 있는 권력자들이나 유능한 학자들을 통해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전하면 훨씬 더 효과적일 텐데 주님께서는 바로 당시 사회 하층민으로 소외 계급에 속하던 목동들을 선택하셨다는 것은 교회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귀중한 복음적 유산이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은 우리의 구호 대상이 아니라 그들이 하느님의 대단한 사랑을 받는 존재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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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작가는 자신의 신앙을 과감히 표현하고 있다.


보통 성탄화에서 요셉과 마리아는 탄생하신 아들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임을 알기에 경배하는 경건한 자세가 대부분인데, 여기에서 부부들은 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있다.



성모님의 동정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요셉을 노인으로 표현한 것은 안타깝지만 익숙한 것이나 두 분의 표정이 구세주의 탄생이나 예수님 부모의 표정으로는 너무도 생경한 것이다.



무명인 작가는 여기에서 자신의 신앙을 담고 있다.

이 작가는 예수님의 부모는 자기 아들이 앞으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는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십자가의 죽음과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예견하셨기에 그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숙연한 상태라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제작하면서 성서에 나타나고 있는 예수님의 성전 봉헌식 때 시메온 예언자가 하신 예언을 이 장면에 담았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루카 2, 34- 35)



작가는 바로, 이 예언을 들은 성요셉과 마리아의 심정을 앞당겨 이 장면에 투사했다.

한 인간의 어머니로서 성모님이 겪어야 했던 그 아픔을 성탄 장면에 투사함으로써 다른 작가들이 표현하지 못했던 주님 삶의 사명을 심원하게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신앙이라는 것이 너무 목적성에 치우치다 보면 과장이나 어색함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작가가 표현한 성 요셉과 마리아는 십자가와 부활로서 인간을 구원하신 예수님의 부모로서의 정직한 모습을 너무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 장면은 어색한 부분이 아니라 오히려 예수 성탄의 진면모를 더 정확히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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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2장에는 루카 복음에는 없는 동방 박사의 방문 내용이 등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저 먼 편에 있는 동방에서 3명의 박사가 천사로부터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듣고 베들레헴으로 찾아와서 아기 예수를 경배했다는 성탄 사화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그러기에 성탄 말구유엔 목동들과 함께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며 예물을 바치는 동방 박사들이 고귀한 모습이 마지막으로 등장하고 있다.



동방 박사의 방문을 경축하는  공현 대축일은 예수 성탄의 의미를 완성하는 것이기에 동방교회에서는 오늘도 이날을 대축일로 경축하는데 기쁜 성탄의 의미가 마무리되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동방박사의 방문으로 예수님의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로 온 세상에 나타나셨다는 것을 드러내기에 성탄의 완성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동방 박사의 머리 위에 역시 박사들에게 성탄을 알리는 천사가 있는데, 세상의 하층민인 목동들을 인도하던 그 천사이다.

목동과 동방 박사의 등장으로 세상의 하층민에서 고귀한 신분까지 신분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이는 구세주의 포용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완벽한 구도로 표현된 미학적 표현으로 보면 좀 서툴고 조잡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가톨릭 신앙 표현의 멋스러운 표현이다.

하층민인 목동에서 시작해서 가장 고귀한 신분인 삼 왕으로 표현되는 가톨릭의 보편성을 대성당 전체 분위기를 통해 이 작품에서 목동과 삼 왕을 통해 너무도 실재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오늘도 온 세계 여러 성당에선 예수님의 성탄을 전하기 위해 여러 준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오늘 우리들이 지녀야 할 성탄의 기쁜 소식의 참신하면서도 정확한 면을 화재의 충격을 받고 있는 성당을 통해 이 성당의 화재의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불씨를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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