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45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

 

왕이 되려는 갈망을 넘어 스스로 왕이 되어 왕권을 넘보는 이들을 가차 없이 죽이는 문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왕들이 되어 왕들의 전쟁을 치르는 동안 허물어진 관계들, 그 안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새로운 왕이 탄생하셨다.

 

가난하신 하느님이 인간과 처음 대면한 장소에서 연약한 아기로 포대기에 싸여 계신 분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신비, 인간에게 맡겨진 존재로서 한없이 낮추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이 불러온 관계의 혁명, 동반과 부축의 대혁명이 말구유에서 시작된 것이다.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루가 1, 51-53)

 

교만한 자를 흩으시는 것은, 전능한 힘이 아니라 자신을 낮추시는 사랑의 전능이다. 전능을 통제를 장악하는 힘으로 인식하게 되면 사랑이신 하느님을 이해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만 일하시기 때문이다. 선의 흐름을 막고 통제를 장악하려고 하는 이는 하느님이 아니라 자만심에 빠진 인간들이다. 자아도취에 중독된 이들이 하느님을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 하느님을 이용하여 그렇게 하고 싶어 한다.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만 선택된 민족이라고 하듯이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 짓고 그들보다 더 거룩하고 의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미성숙한 신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고도의 도덕적 바탕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윤리적인 측면에서 확실히 더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기도와 희생을 동원하여 경쟁하고 비교하려고 밤잠을 설친다.

 

권세 있는 자들을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시는 것도 힘으로 하시는 일이 아니다. 하느님과 연결되면 높은 자리에 있던 사람은 스스로 내려오고 보잘것없던 사람도 하느님의 무상성과 보편성으로 인하여 사랑받게 되기 때문이다.

 

배고픈 사람을 배불리시는 것 역시 자신을 내어주시는 하느님으로부터 배우는 사랑에서 나온다. 내어주는 사랑을 배운 이들이 배고픈 이들을 돌보게 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힘은 매력으로 끌어당겨 당신과 연결되도록 이끌어 주신다. 하느님과 연결된 이들로 관계를 돌보시는 하느님이시기에 내가 할 일이지 하느님이 하실 일이 아니다. 성모님께서 하신 일이 그 일이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도구적 존재로 하느님의 이름과 나라와 뜻을 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랑과 순수하고 진실한 양심을 지니고

우리의 마음과 몸에 그분을 모시고 다닐 때 (1코린 6,20)

우리는 그분의 어머니들입니다.

거룩한 모범과 행위로써 우리는 그분을 낳습니다.”

성프란치스코가 모든 신자들에게 보내신 편지 53

 

동등함과 평등함의 땅에서 피는 자비의 꽃, 받아들이고 내어주는 놀이에 빠져 자신을 잃어버리는 자유의 꽃, 내려가고 낮아질수록 아름다운 가난과 겸손의 꽃,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과 선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매력의 꽃향기, 기쁨의 꽃들이 관계 속에 피게 되면 주님이 태어나신다. 주님이 태어나시는 땅이 거기에 있다. 말구유 안에서 연약한 모습으로 인간의 돌보심에 자신을 맡기시는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의 전능이 거기에 있다.

 

하느님 안에 사는 사람인지를 아는 방법은 단순하다. 선의 흐름 안에서 자신을 보호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힘없는 이들, 가장자리에 있는 이들, 바닥을 사는 이들, 낮은 자리에 머무는 사람과 단순한 사람에게로 이끌려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사람인가를 확인해보면 안다.

 

영적 기쁨은 전적으로 내면의 일이다. 자신을 내어주면서도 기뻐하는 이의 환한 얼굴과 눈빛이 하느님의 얼굴을 반사한다. 하늘이 땅에까지 내려와 땅이 하늘로 가득 차 있는 육화의 신비 안에서 선한 것을 꺼내어 먼저 건네는 존재의 토대, 그렇게 되도록 허용하는 변화가 그분을 낳는 일이다. 하느님의 내적 생명이 관계성 안에서 우리를 변모시켜 너와 나 사이에 흘러가게 하는 거기에 신적 생명이 태어나는 신비를 보는 것이다.

 

20221224일 성탄절에

이기남 마르첼리노 마리아 형제 O.F.M.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자유나눔 게시판

자유롭게 글을 남겨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57 참여하는 신비 참여하는 신비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16) 사랑은 혼자서 할 수 없으며 대상이 필요하다. 사랑은 사랑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 신비다. 사랑에 참여... 1 이마르첼리노M 2022.09.07 346
1356 5. 초대받았을 때, 경이로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가라. 5. 초대받았을 때, 경이로움에 이르는 문으로 들어가라. 하느님은 우리가 경이로움을 경험하도록 계속 초대하고 계시고, 단순함은 이 경이로움에 이르게 하는 문... 김상욱요셉 2023.08.10 346
1355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기도는 관계적 대면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는 것처럼 창조하신 존재들을 바라보고 그분께서 그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그들을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05 347
1354 신적 생명에 연결된 자유 신적 생명에 연결된 자유     하느님의 가난과 자기 비움을 배워야 나 자신을 온전하고 겸손하게 하느님께 내어 맡길 수 있다. (필립 2,6-12) 선은 위험을 감수... 이마르첼리노M 2022.11.20 347
1353 봄비 내리는 아침에 봄비 내리는 아침에   연초록 바다에 드리워진 잔뜩 흐린 하늘 목이 타는 땅의 서러움을 아는지 촉촉이 적시는 가슴에 처연한 슬픔이 강이 되어 흐른다.   가슴 ... 1 이마르첼리노M 2022.04.29 348
1352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죽음과 부활 (관계성의 신비)   내어주는 죽음이 내어주는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죽음이 받아들이는 기쁨으로   내려가는 죽음이 내려가는 기쁨으로 내려놓는 죽... 이마르첼리노M 2023.04.09 349
1351 성주간 (계시의 완성을 보는 때) 성주간 (계시의 완성을 보는 때)   자비를 깊이 바라보다가 자비가 되어 자비가 흐르도록 길을 떠나는 때   자비의 열매는 나의 필요성을 없앤다. 스스로 높일 ... 이마르첼리노M 2023.03.29 350
1350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음을 즐겨라.     살아있는 동안 하느님 안에서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오래지 않아 전혀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향락은 세... 이마르첼리노M 2023.05.10 350
1349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 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내어주는 사랑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도는 심판하는 저울이 됩니다.   영의 현존 안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내면의 자유를 누립니다. 성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는... 이마르첼리노M 2023.09.23 350
1348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내가 믿는 하느님 상(像)이 나의 삶을 바꿉니다.   요한 사도는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고 말합니다. 믿음의 출발이 사랑의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있음에서 ... 이마르첼리노M 2024.02.08 350
1347 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기쁨은 관계를 비추는 빛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빛나게 해드리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내 이름을 빛나게 하는 일들을 멈춰야 합니다. 내 이름을 빛나게 하는 ... 이마르첼리노M 2024.04.25 351
1346 내 안에 피는 낙원의 꽃 내 안에 피는 낙원의 꽃   내 안에 피는 하늘의 꽃 말씀으로 피는 창조의 꽃 진, 선, 미로 피는 지혜의 꽃 온유하고 겸손한 자비의 꽃 용서하고 허용하는 ... 1 이마르첼리노M 2022.01.29 352
1345 정동 수도원 이야기 (5) 정동 수도원 이야기 : 아폴리나리스 신부님 (5) 그분이 방인 회원 양성에 대해 보인 태도와 관심은 참으로 예언적이었다. 오늘에 비해 삼분의 일도 되지 ... 이종한요한 2021.11.26 353
1344 거룩함의 성찰 거룩함의 성찰   자신의 업적과 공로가 아니고 하느님의 자비에 있다.   많이 바치는 데 있지 않고 많이 받고 있다는 깨달음에 있다.   통제에 ... 이마르첼리노M 2020.01.26 354
1343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겟세마니에서 배우는 사랑   키드론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 홀로 기도하시던 밤 세상은 고요 속에 잠들고 눈떠계시는 분은 인간... 1 이마르첼리노M 2022.03.16 354
Board Pagination ‹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01 Next ›
/ 10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