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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저의 옆집에는 아주 걸걸한 아줌마가 계셨습니다.
여름 너무 더워 집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잠도 오지 않으니
마당에 멍석 깔아놓고 별 총총한 밤하늘을 이불삼아 누워
어른들끼리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심심해지면 저를 재미 삼으셨습니다.
무슨 얘기를 해도 다 믿으니 말도 안 되는 얘기해 놓고
그대로 믿는 저를 보고는 어른들끼리 낄낄대고 웃으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는 사람을 다 믿었고,
무슨 말을 해도 그대로 다 믿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나이 먹어선 아무도 안 믿고 무슨 말을 해도 안 믿습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우리가 태어날 때에는 깨끗한 칠판, 백지와 같아서
선만 있었고 악이 없었으며
좋은 사람만 있고 나쁜 사람은 없었습니다.
악도 악인도 없었습니다.
선만을 바라기에 선만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한 인간의 역사는 이 바람과, 이 믿음이 깨어지는 역사입니다.
나의 바람과는 달리
나의 유한성 때문에도 악을 경험하고
너의 유한성 때문에도 악을 경험합니다.
나의 욕심 때문에 악을 경험하고
너의 이기심 때문에 악을 경험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저는 아무도 하느님처럼 믿지 않습니다.
정말 믿을 놈 하나도 없기에 하느님만 믿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사람도 믿습니다.
인간 선의 유한성을 수용하고 욕심 부리지 않음으로
인간을 하느님처럼 믿지 않고 사람으로 믿습니다.

오늘 복음의 백부장은 이런 믿음의 성숙함에 도달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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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1.06.25 13:27:37
    나도 나를 믿지 못하는데
    어찌, 상대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나에게도 바라지 않고
    상대방에게도 바라지 않습니다.

    오직 우리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만을
    믿으며 우리 주님의 성체를 거룩히 모시겠습니다.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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