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867 추천 수 0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지난 주 저는 선교사 형제들과 피정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그 피정 집에 다른 분들도 같이 피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나환자 분들인데
아주 많은 분들이 오셨고 모두 몸이 불편하여
저희가 식사와 설거지를 거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식탁 봉사를 했는데 손가락들이 없어
자기 식판을 들고 갈 수 없는 분들의 식판을 들어다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분 중 한 분이 바깥으로 나가며 그리로 식판을 가져오라하고
거기까지 따라가 갖다드리니 놓고 가라고 하며
저를 종 부리듯이 하고는 아무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불쾌한 마음이 잠시 들었지만 저의 겸손치 못함을 즉시 뉘우치고는
이제 그분의 그러한 태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수도복을 입었거나 성직자 셔츠를 입었으면
아마 제가 식판을 날라드리는 것을
한 편 미안해하고 다른 한 편 아주 고마워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허름한 옷에 앞치마까지 걸치고 식복사를 하고 있으니
별 볼 일 없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그분에게는 허름한 옷에 제 신분이 감추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만일 하느님이었으면 하느님이 감추어 계신 것이지요.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감옥에 갇힌 이, 굶주리는 이, 헐벗은 이가 바로 당신이라고.

오늘 즈카르야서를 보면
시온과 예루살렘보고 기뻐하고 환성을 올리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의롭고 승리하시는 임금이 오시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분이 오시기는 하는데 겸손하시어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어린 나귀를 타고 입성하신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겸손하게 오시는 분을 어떻게 알아보겠습니까?
임금은 적토마를 타고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올 것이라는,
그런 고정 관념 또는 매우 세속적인 관념을 가지고 있다면
임금께서 자기를 찾아오는 기쁨과 은혜로움은 도저히 맛볼 수 없지요.
겸손하게 오시는 주님은 겸손한 사람만 볼 수 있습니다.
교만한 사람,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겸손하신 주님은 숨어 계시고 감추어 계십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숨어계시고 감추어 계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당탕퉁탕 당신을 드러내시는 분이 아닙니다.
엘리야가 호렙 산에서 하느님을 체험할 때 하느님은
크고 강한 바람이나 지진이나 불 길 가운데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분의 소리는 조용하고 여렸습니다.
하느님은 너무도 겸손하셔서
아니 계신 듯이 계시고, 미소한 것 안에 숨어 계십니다.
힘을 과시하고 큰 소리를 내는 사람들 가운데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힘을 과시하고 큰 소리 내는 사람만 보고,
하느님을 보지 못합니다.

오늘 즈카르야서는 이어서 어린 나귀를 타고 겸손하게 오신 임금이
병거와 군마를 없애시고 세상에 평화를 주신다고 하는데,
병거와 군마를 믿는 사람에게는 당신을 감추시고 평화도 없다십니다.

오늘 복음도 같은 맥락입니다.
주님은 안다는 사람과 똑똑하다는 사람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이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는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그러면서 당신은 마음이 겸손하고 온유하다고 하시며
당신에게 와서 안식을 누리라고 초대하십니다.
평화와 안식은 이렇게 하느님 안에 머무는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그런데 머물기에 앞서 겸손하게 오신 하느님을 알아봐야 합니다.
그런 다음 겸손하게 오신 하느님께 겸손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고생하고 무거운 짐 진 자 다 당신께 오라고 초대하시는데,
고생하고 무거운 짐 진 자로 겸손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 ?
    홈페이지 마니또 2011.07.03 07:11:17
    평화와 안식 누리게 하시는 주님께 다가갑니다.
    아니 계신듯 계시고 미소한 것 안에 숨어계시는 하느님.. 만나고싶어요^^
    신부님의 오늘 말씀이 저에게 따뜻한 위로와 새 힘을 줍니다.
    평안하시고 건안하신 7월되기를 기도해요~^^):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4Nov

    연중 31주 금요일- 착한 이기주의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오늘 비유에 나오는 집사는 불의하지만 영리합니다. 주인의 것을 함부로 유용한 면에서는 불의하지만 자기의 유익을 도모한 면에서는 영리한 것이지요. 이기주의를 나쁘게만 얘기합...
    Date2011.11.04 By당쇠 Reply1 Views706
    Read More
  2. No Image 03Nov

    연중 31주 목요일-자기 양을 잃을 정도의 사랑

    “나와 함께 기뻐해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 괜히 주님의 말씀에 시비를 한 번 걸어볼까요? “도대체 하느님씩이나 되는 분이 얼마나 칠칠맞고 부주의하면 그래 당신의 양을 잃기나 하고 그럽니까?” “사랑이 그 정도밖에 안 됩니까?” 이렇게 제가 ...
    Date2011.11.03 By당쇠 Reply1 Views634
    Read More
  3. No Image 02Nov

    위령의 날-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저의 사춘기 때 이 시는 저희들의 애송시였습니다. 그런데 삶이 우리를 속이고, 우리가 삶에게 속는다니. 되게 그럴 듯 하긴 한데 이게 무슨 뜻인...
    Date2011.11.02 By당쇠 Reply2 Views942
    Read More
  4. No Image 01Nov

    모든 성인의 날-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분께서 나타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되리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을 있는 그대로 뵙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말은 적절한 표현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느...
    Date2011.11.01 By당쇠 Reply2 Views749
    Read More
  5. No Image 31Oct

    연중 31주 월요일- 고맙다는 말까지도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잔치에 가난한 이를 초대하면서 보답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지만 고맙다는 말은 기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돈도...
    Date2011.10.31 By당쇠 Reply0 Views732
    Read More
  6. No Image 30Oct

    연중 제 31 주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따라 하지 마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복음의 다른 곳에서 주님께서는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라고 하셨...
    Date2011.10.30 By당쇠 Reply0 Views984
    Read More
  7. No Image 28Oct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 기둥과 기초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오늘 새벽 일어나 이 말씀을 묵상하는데 문득 천장과 기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가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집이 무너지지 않고...
    Date2011.10.28 By당쇠 Reply0 Views712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1093 1094 1095 1096 1097 1098 1099 1100 1101 1102 ... 1348 Next ›
/ 13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